"2011년 파리 콘서트가 K팝이 全세계로 발화한 순간"

  • 권승준 기자

입력 : 2016.02.15 03:00 | 수정 : 2016.03.04 14:23

SM엔터 김영민 총괄대표
"비욘세의 안무가 등 一流와 협업… 우리 목표는 문화 플랫폼 되는 것"

"푸른 눈의 유럽인들이 샤이니와 소녀시대에 열광하는 걸 보면서 확신했죠. 우리 음악이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다는 걸."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46·사진) 총괄대표는 2011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SM 콘서트'를 K팝이 발화한 순간으로 꼽았다. 유럽에서 처음 열린 K팝 콘서트였던 이 공연에 이틀간 1만4000여명이 왔다. 서양 젊은이들이 서툰 한글로 쓴 플래카드를 들고 울면서 공연에 열광하는 모습은 현지뿐 아니라 국내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전까진 한국에서도 아이돌 음악을 '10대들이나 열광하는 음악'으로 치부했죠. 유럽이나 북미 사람들까지 K팝을 즐기는 현상이 수면 위로 드러난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뀐 겁니다."

SM의 해외 진출은 2002년 보아의 성공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보아가 오리콘 차트 1위를 했을 때" 그는 K팝의 가능성을 봤다. "보아와 SM 가수들의 차별점은 음악과 춤이 완벽히 어우러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가수였다는 점이었죠."

SM은 철저한 기획과 연습을 통해 한 치의 오차 없이 정확한 군무(群舞)를 선보이는 댄스 음악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창업자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미국 유학 시절 MTV를 접한 뒤 라디오형 가수에서 비디오형 아이돌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했다"고 했다.

재능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오디션을 실시하고, 춤과 노래뿐 아니라 개그나 연기 교육까지 총체적인 훈련을 시키는 것도 SM이 정착시킨 업계 표준이다. 해외 작곡가들과 합숙하며 곡을 만드는 '송캠프(Song camp)' 시스템도 유명하다.

시스템은 점점 진화 중이다. SM은 올해 승부수를 띄웠다. 같은 노래를 세계 각지에서 다른 언어로 부르는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고, 해외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만든 노래를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SM의 목표는 하나의 문화 플랫폼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아시아 시장에 관심 있는 최고의 해외 작곡가, 안무가와 일합니다. 그런 인재들이 모여 음악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중이죠." 마이클 잭슨의 음악을 만들었던 테디 라일리나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안무가로 활동했던 닉 베스, 토니 테스타 등 팝 음악계 1급 인재들이 SM과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해외에 나가면 K팝 덕분에 조국에 자부심을 갖게 됐다며 감사 인사를 하는 교민들을 많이 만납니다. 우리가 만든 문화 콘텐츠가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의 국격(國格)도 올라가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