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김현경, 'Time & Untitle' 개인전 개최

  • 아트조선

입력 : 2016.02.12 11:26

내리쬐는 빛보다 더 강렬한 듯 한 역광이 장지(그림 바탕 한지)의 화면 대숲에 스며들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아마도 저 그림들은 밤일수도 있다. 대나무와 빛 그리고 여백을 통해 자연과 녹아들어 이른바 물아일체의 유유자적으로 인도하는 김현경 작가가 이번에는 'Time & Untitle' 개인전을 통해 빛과 형태의 '해체'를 보여준다.

한국화가 김현경, 금호미술관에서 'Time & Untitle' 개인전 개최

김현경 작가는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에게 역광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풀어냈다. "그동안 사물의 형태에 집중하고 집착했는데 이번에는 관점을 조금 달리해봤어요. 본래 지닌 형태가 그 생명체의 전부가 아니라 바라보는 주체인 '나'로 인해 달라지는 형상들을 내 안에서 다시 걸러내고 담아낼 때 비로소 그 사물과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역광은 세세한 사물의 형태를 검은색으로 덮거나 더 흐트러뜨리기도 한다. 형태나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는 지점도 바로 이러한 역광의 강렬한 끌림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중첩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중첩은 마른 후 먹감을 보면서 원하는 먹빛이 나올 때까지 계속 바르는 것이다. "어두운 부분을 한 번에 올리면 먹이 딱딱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조금 조금씩 올려 들어가지요. 동양화의 분채작업처럼 장지에 저 깊숙이 박혀서 우러나오는 수묵 특유의 느낌을 좋아합니다. 얹혀지는 것이 아닌 스미어 배어드는 맛 그리고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지요." 작가의 말에 묘한 울림이 느껴진다.

김현경 작가는 남종화의 거장이자 먹 산수화 대가로 손꼽히는 고(故) 아산(雅山) 조방원(1926∼2014) 화백의 조카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담양의 대나무 숲에 다시 한 번 다녀왔죠. 대숲은 매번 걸을 때마다 또 다른 감성이 올라와 색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건든요"라고 속내를 전했다.

한편 한국화가 김현경(KIM HYUN KYUNG)은 이화여대 동양화과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있는 난달창작공간 입주작가로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100호 이상 대작 중심으로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에 자리 잡은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02)720-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