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21 16:48
현대무용 안무가 류장현(33)이 국립무용단과 손잡고 20일 선보인 신작 '칼 위에서'는 드라마틱한 데칼코마니였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리듬에 몸과 정신을 맡긴 한국 밤 문화의 광란이 펼쳐졌다. 헤비메탈 못지 않은 국악 장단의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광기를 실은 굿의 광풍이 뒤이어 전개되면서 두 장면은 혼연일체가 된다.
춤은 음악에 그 특성을 맡길 수밖에 없다. 열세명의 쉼 없는 몸짓은 EDM를 만났을 때 현대무용으로 규정하기에 벅찬 화려한 춤사위가 됐다. 격렬한 국악 장단과 접선했을 때는 무당에 가까운 세찬 굿판을 벌이게 된다.
그런데 두 개의 개성 강한 풍경화는 대조, 대칭, 대비, 대립 등을 거쳐 하나의 초상화로 수렴된다. 춤과 무용수들의 동선에 규칙이 보이지 않은 혼돈의 절정인데, 그 초상화는 지금 우리 모습이다.
제목 '칼 위에서'는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은유다. 무당이 작두를 타기 위해 칼 위에 올라가 있는 장면과 겹쳐진다.
그간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쓰였던 대자보를 행위예술처럼 무용수와 관객이 함께 들고 무대를 누빌 때, 왜 우리가 칼 위에 서 있는지 사색하게 된다.
55분간의 러닝타임 중 3분의1가량은 연극적이다. 조명과 사운드를 통해 빅브라더, 익명성 등이 엿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영화제의 화려한 레드카펫이 아닌, 칼위에 서 있으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피처럼 보이는 붉은 선들이 방향을 잃고 제멋대로 그려진 흰 종이가 펼쳐지면 본격적인 무용의 막이 오른다. 여자 무용수가 발레의 토슈즈를 신은 것처럼 그 위를 총총거리는, 몽환적인 동작이 시작이다. EDM의 광란과 헤비메탈 같은 국악의 광기에 앞선 제례 의식이다. 광란과 광기의 춤은 마치 한국무용에 터보 엔진을 단 듯했다. 개성 강한 현대 무용가가 한국무용과 만나니, 역동적인 폭발력을 숨길 수 없다. 마지막 무용수들의 흥건한 땀을 보고 있노라면, 위태로운 한국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겹쳐질 수밖에 없다. 둥그런 원형 무대의 국립극장 KB하늘극장은 광란과 광기를 감싸는데 최적이다.
'칼 위에서'는 22, 23일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기본활용법'이 21, 23일 같은 극장에서 교차 공연한다. '기본활용법'은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 조용진의 첫 안무작으로 2014년 초연했다. 러닝타임 60분(중간휴식 없음). 3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리듬에 몸과 정신을 맡긴 한국 밤 문화의 광란이 펼쳐졌다. 헤비메탈 못지 않은 국악 장단의 폭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광기를 실은 굿의 광풍이 뒤이어 전개되면서 두 장면은 혼연일체가 된다.
춤은 음악에 그 특성을 맡길 수밖에 없다. 열세명의 쉼 없는 몸짓은 EDM를 만났을 때 현대무용으로 규정하기에 벅찬 화려한 춤사위가 됐다. 격렬한 국악 장단과 접선했을 때는 무당에 가까운 세찬 굿판을 벌이게 된다.
그런데 두 개의 개성 강한 풍경화는 대조, 대칭, 대비, 대립 등을 거쳐 하나의 초상화로 수렴된다. 춤과 무용수들의 동선에 규칙이 보이지 않은 혼돈의 절정인데, 그 초상화는 지금 우리 모습이다.
제목 '칼 위에서'는 아슬아슬하고 위태위태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은유다. 무당이 작두를 타기 위해 칼 위에 올라가 있는 장면과 겹쳐진다.
그간 한국사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쓰였던 대자보를 행위예술처럼 무용수와 관객이 함께 들고 무대를 누빌 때, 왜 우리가 칼 위에 서 있는지 사색하게 된다.
55분간의 러닝타임 중 3분의1가량은 연극적이다. 조명과 사운드를 통해 빅브라더, 익명성 등이 엿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영화제의 화려한 레드카펫이 아닌, 칼위에 서 있으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피처럼 보이는 붉은 선들이 방향을 잃고 제멋대로 그려진 흰 종이가 펼쳐지면 본격적인 무용의 막이 오른다. 여자 무용수가 발레의 토슈즈를 신은 것처럼 그 위를 총총거리는, 몽환적인 동작이 시작이다. EDM의 광란과 헤비메탈 같은 국악의 광기에 앞선 제례 의식이다. 광란과 광기의 춤은 마치 한국무용에 터보 엔진을 단 듯했다. 개성 강한 현대 무용가가 한국무용과 만나니, 역동적인 폭발력을 숨길 수 없다. 마지막 무용수들의 흥건한 땀을 보고 있노라면, 위태로운 한국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이들이 겹쳐질 수밖에 없다. 둥그런 원형 무대의 국립극장 KB하늘극장은 광란과 광기를 감싸는데 최적이다.
'칼 위에서'는 22, 23일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기본활용법'이 21, 23일 같은 극장에서 교차 공연한다. '기본활용법'은 국립무용단 주역 무용수 조용진의 첫 안무작으로 2014년 초연했다. 러닝타임 60분(중간휴식 없음). 3만원. 국립극장.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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