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6.01.06 03:00 | 수정 : 2016.02.29 13:49
부산 기장군이 도예촌에 세운 안데르센극장, 예산 전액 삭감

"나 이제 부산 가서 아동극 할 거야!"
2014년 6월 명동예술극장, 연극 '길 떠나는 가족' 공연 첫날 뒤풀이 자리에서 연출가 이윤택(64·작은 사진)이 '폭탄 선언'을 했다. "나이 먹을수록 사회성이나 실험성을 내세우며 잘난 체하는 연극보다는 삶과 죽음의 본질에 더 가까운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게 바로 어린이극과 노인극"이란 얘기였다. 특히 3~7세 미취학 아동의 정서적인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걸 고향이자 처음 연극을 시작한 부산으로 돌아가서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부산 기장군이 40억원을 들여 장안읍 도예촌에 세운 '안데르센극장'의 운영을 맡았다. 1만517㎡(약 3200평)의 부지에 연면적 1255㎡(약 380평) 규모로 세워진 이 건물은 9월 생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문화원과 함께 국내 유이(唯二)한 어린이극 전용극장이다. 이윤택은 "아이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좌석을 300석만 배치했다"고 했다. '안데르센'이란 이름은 그의 희곡 작품에서 따 왔다.
2014년 6월 명동예술극장, 연극 '길 떠나는 가족' 공연 첫날 뒤풀이 자리에서 연출가 이윤택(64·작은 사진)이 '폭탄 선언'을 했다. "나이 먹을수록 사회성이나 실험성을 내세우며 잘난 체하는 연극보다는 삶과 죽음의 본질에 더 가까운 작품을 하고 싶은데, 그게 바로 어린이극과 노인극"이란 얘기였다. 특히 3~7세 미취학 아동의 정서적인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걸 고향이자 처음 연극을 시작한 부산으로 돌아가서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말 부산 기장군이 40억원을 들여 장안읍 도예촌에 세운 '안데르센극장'의 운영을 맡았다. 1만517㎡(약 3200평)의 부지에 연면적 1255㎡(약 380평) 규모로 세워진 이 건물은 9월 생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어린이문화원과 함께 국내 유이(唯二)한 어린이극 전용극장이다. 이윤택은 "아이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좌석을 300석만 배치했다"고 했다. '안데르센'이란 이름은 그의 희곡 작품에서 따 왔다.

그가 이끄는 극단 연희단거리패는 연극 '안데르센'을 두 작품으로 나눈 '미운 오리새끼'와 '인어공주', '토끼와 자라', 뮤지컬 '궁리' 등을 무대에 올렸다. 지금까지 20회 공연에 총 관객 수는 5370명. 주말엔 자리가 모자라 보조석을 깔아야 했다.
하지만 개관 한 달여 만인 이달 초, 안데르센극장은 갑자기 문을 닫았다. 기장군의회가 이 극장의 1년 예산 3억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무소속인 군수와 군의회 간의 갈등으로 애꿎은 어린이 극장이 희생됐다'는 말도 나오고 있지만, 기장군 관계자는 "군 직영 사업을 위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예산을 신청해 3개월 뒤엔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미래가 불투명하다.
지난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창작기금에서 탈락해 '외압' 논란에 휩싸였던 이윤택이 이번에는 부산에서 아동극을 하다가 암초에 부딪힌 셈이다. 이윤택은 "행정 당국이나 공공 기관이 왜 이렇게 예술가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인지…"라며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