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흐뭇한 공간되는 한 길로 매진"…신년사

  • 뉴시스

입력 : 2015.12.31 09:57

【서울=뉴시스】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 10개월 전에 저는 세종문화회관이 예술의 명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이 핵심 방향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외부에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노력의 결실로 일단 새해에 시즌제를 내놓습니다.

일명 ‘2016 세종시즌’입니다. 금년 3월부터 내년 2월까지 1년간에 저희가 기획, 제작하는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선보입니다. 대충 계산해보니 공연만 봐도 60건, 300여회 공연입니다. 이달 중순에 캠페인과 함께 일제히 선보일 예정인데요.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의 시즌은 더 진화할 것으로 낙관합니다. 세종문화회관이 예술의 명소로 자리를 굳히는데 선도적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지난 10개월 동안 세종문화회관에서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없습니다. 물론 온오프라인에서 변화와 시도는 꽤 많았습니다. 공연은 더 많아지고 활기차졌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안팎 공간은 더 밝아지고 활발해졌습니다. 온오프라인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더 부드러워지고 잦습니다. 부정적인 보도와 소문은 확연히 줄었습니다. 일이 많아져 힘은 들지만 그것이 심각한 불화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예술기관으로서 체제와 콘텐츠가 확 바뀐 게 아닌데 ‘세종문화회관, 요즘 달라졌어요’(제게만 그런 좋은 말을 해주시나요?)라고 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보는 각도와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생각입니다.

경영학자들(그 중에 한 명은 피터 드러커인데요, 그는 예술경영에도 일가견이 있는 사람입니다)은 경영을 오케스트라운영에 비유하곤 합니다. 무대 위 지휘자처럼 포즈를 취한 사진을 이번 신년 칼럼의 이미지로 사용하자고 한 것도 이 아이디어의 연장에서였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은 ‘거대한’ 오케스트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변수와 개성 넘치는 이해당사자들, 비정형적 산출 등이 오케스트라와 닮았습니다. 제도보다는 문화가, 전체에 앞서 개인이 중요합니다. 세종문화회관은 이보다 더합니다. 비즈니스는 더 다양하고 외부 변수에 온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예술기관으로 세종문화회관처럼 많은 과제와 변수를 가진 경우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제가 아는 한에서는요.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40여 년간 우리나라가 겪은 압축변화를 온몸으로 겪은 현장입니다. 그 결과가 누적된 결과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입니다.

최고경영자로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할까 두려워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걱정은 됩니다) 결국 세종문화회관이 잘되는 것은 상당 부분 ‘운’에 달려있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이 ‘운’은 관객, 시민, 정부, 의회, 언론 등 외부의 이해당사자들이 쥐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스스로는 어쩔 도리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 그들이 세종문화회관에 어떤 정서를 공유하느냐가 관건인 것입니다.

저와 세종문화회관 구성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외부의 이해당사자는 바로 관객과 예술가입니다. 오늘 이 글의 결론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디 애정이 담긴 시선으로 계속 지켜봐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저를 비롯해서 세종문화회관 식구들 모두 열심히, 잘 하겠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이 흐뭇한 공간이 되는 한 길로 매진하겠습니다. 그러니 관객 여러분 다시 한 번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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