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2.14 09:33
뮤지컬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같은 배우가 똑같은 장면을 연기하더라도 그날 감정, 컨디션에 따라 전혀 다른 공연이 탄생한다. 재공연에 새로운 배우가 투입이 되면, 전혀 다른 질감의 무대로 재탄생할 수밖에 없다.
최근 '프랑켄슈타인'의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건형(38), '베르테르'의 타이틀롤 '베르테르'인 슈퍼주니어' 규현(27), '벽을 뚫는 남자'의 '듀티율' 유연석(31)이 공연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각자 건빅터·규베르테르·연티율로 불리며 이미 캐릭터를 만들어놓은 같은 역의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건빅터' 박건형, 역시 감정 연기 베테랑
드라마·영화·무대를 넘나드는 박건형은 충실히 뮤지컬 경력을 쌓아왔다. '조로'의 조로, '헤드윅'의 헤드윅, '디셈버'의 지욱 등 감정선이 도드라지는 배역을 맡았다. 단조롭지 않다. 최근에는 평소 자신의 '댄디한' 이미지와 먼 연극 '택시드리벌'의 덕배 역을 맡아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이런 행보로 인해, 박건형의 연기는 담백해졌다. 철학·과학·의학을 아우르는 천재이나 강한 트라우마를 지닌 프랑켄슈타인의 고뇌가 더 와닿는 이유다. 특히 북극에서 자신이 창조한 괴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눈보라처럼 찾아오는 고독과 절망감에 몸부림치며 절규할 때가 절정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주역 배우들이 모두 1인2역이다. 프랑켄슈타인 역의 배우는 2부 초반부터 중반까지 피비린내 나는 격투장의 주인이자 냉혹하고 욕심 많은 인물 자크도 연기해야 한다. 야비한 캐릭터로 정말 망가져야 하는데, 박건형은 여기서도 주저함이 없다.
지난해 초연에서 프랑켄슈타인과 자크를 연기한 유준상이 이번에도 같은 역으로 합류했다. 미남 뮤지컬배우 전동석이 박건형과 함께 이 역에 새로 합류했다.
◇'규베르테르' 규현, 이미지와 목소리만으로도
규현은 이미 입지를 굳힌 'JYJ' 김준수에 이어 아이돌 출신 차세대 뮤지컬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본인 역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슈퍼주니어 해외 활동과 MBC TV '라디오 스타' 등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빠듯한 스케줄에도 꾸준히 뮤지컬 무대를 밟고 있다. '삼총사'(2010),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 '해를 품은 달'(2013) '그날들'(2014) '로빈훗'(2015) 등 장르도 골고루다. 이로 인해 또래에 비해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그런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인 뮤지컬 '베르테르'의 감정선 깊이는 만만치 않다. 규현과 현재 베르테르를 번갈아 연기하는 뮤지컬스타 조승우와 엄기준은 노련함과 이미 이 역을 맡은 농익음이 있어 자기 인장이 공고하다. 규현과 이들의 해석력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불합리할 수 있다.
대신 규현의 최대 강점은 나이다. 베르테르와 가장 근접한 나이에서 뿜어져나오는 생기 자체를 당할 수 없다. 게다가 베르테르의 깨질듯한 감성이 그의 맑은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그가 부르는 '베르테르'의 대표 넘버 '하룻밤이 천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을 들으면 알 수 있다.
◇'연티율' 유연석, 연기와 음색이 고와서
유연석은 현명했다. 뮤지컬 데뷔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를 고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소설이 원작인 라이선스 뮤지컬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유연석은 tvN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로 스타덤에 오른 뒤 '은밀한 유혹' '맨도롱 또똣' '상의원' '제보자'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굳혔다. '응답하라 1994' 전 '늑대소년'과 '건축학개론'에서 악역을 맡기도 했지만 지금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부드럽고 자상함이다. 이와 함께 서글하고 유약해보이지만 심지가 굳은 면도 도드라진다. 유약하면서도 자상하고 순정을 위해서는 과감함을 선보이는 듀티율 역에 제격이다.
가창 실력도 정평이 난 그는 송스루 뮤지컬인 '벽을 뚫는 남자'의 넘버들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특히 노래할 때 음색이 고와서 부드럽고 굴러가는 발음이 많은 이 뮤지컬의 넘버에 안성맞춤이다. 전형적인 뮤지컬 가창으로 초지일관하는 건 아니지만, 절 단위의 끝에서 뮤지컬배우 같은 발성을 내는 부분에서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창작뮤지컬을 오가며 꾸준히 뮤지컬에서 입지를 다져온 이지훈이 유연석과 함께 이번에 처음 듀티율 역으로 합류했다.
세 사람이 맡은 캐릭터가 상대 남자 배우로 인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절친한 친구인 앙리 뒤프레와 그가 창조한 괴물을 번갈아 연기하는 뮤지컬 스타 박은태·한지상은 탁월한 가창력으로 건빅터의 비극의 날을 번뜩이게 한다. 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새 괴물로 발탁된 최우혁은 박건형과 함께 '발견'이다.
베르테르가 사랑하는 롯데의 남편으로 그의 연적인 알베르트 역의 이상현·문종원은 본래 강한 이미지로, 깨질듯한 규베르테르와 한무대에서 명백한 대비를 이룬다.
듀티율을 상담하는 '알코올 중독' 정신과 의사 '듀블', 듀티율이 갇힌 감옥의 교도소장 등 다양한 코믹 캐릭터를 종횡무진하는 고창석은 외강내유의 힘으로 외유내강의 듀티율과 천생연분 격의 호흡을 선보인다.
'프랑켄슈타인' 2016년 2월2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예술총감독 이종덕, 프로듀서 김희철, 연출 왕용범, 음악감독 이성준. 러닝타임 170분. 6만~14만원. 충무아트홀·랑 1666-8662
'베르테르' 2016년 1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조광화, 극본 고선웅, 작곡 정민선, 음악감독·협력연출 구소영,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의상 디자이너 한정임.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포함) 6만~12만원. CJ E&M 공연사업부문·극단 갖가지·창작컴퍼니다. 02-371-8042
'벽을 뚫는 남자' 2016년 2월14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러닝타임 135분(인터미션 15분 포함). 5만5000~11만원. 쇼노트·창작컴퍼니다·인터파크티켓. 02-749-9037
최근 '프랑켄슈타인'의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건형(38), '베르테르'의 타이틀롤 '베르테르'인 슈퍼주니어' 규현(27), '벽을 뚫는 남자'의 '듀티율' 유연석(31)이 공연을 새롭게 만들고 있다.
각자 건빅터·규베르테르·연티율로 불리며 이미 캐릭터를 만들어놓은 같은 역의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건빅터' 박건형, 역시 감정 연기 베테랑
드라마·영화·무대를 넘나드는 박건형은 충실히 뮤지컬 경력을 쌓아왔다. '조로'의 조로, '헤드윅'의 헤드윅, '디셈버'의 지욱 등 감정선이 도드라지는 배역을 맡았다. 단조롭지 않다. 최근에는 평소 자신의 '댄디한' 이미지와 먼 연극 '택시드리벌'의 덕배 역을 맡아 스펙트럼을 넓히기도 했다. 이런 행보로 인해, 박건형의 연기는 담백해졌다. 철학·과학·의학을 아우르는 천재이나 강한 트라우마를 지닌 프랑켄슈타인의 고뇌가 더 와닿는 이유다. 특히 북극에서 자신이 창조한 괴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눈보라처럼 찾아오는 고독과 절망감에 몸부림치며 절규할 때가 절정이다.
'프랑켄슈타인'은 주역 배우들이 모두 1인2역이다. 프랑켄슈타인 역의 배우는 2부 초반부터 중반까지 피비린내 나는 격투장의 주인이자 냉혹하고 욕심 많은 인물 자크도 연기해야 한다. 야비한 캐릭터로 정말 망가져야 하는데, 박건형은 여기서도 주저함이 없다.
지난해 초연에서 프랑켄슈타인과 자크를 연기한 유준상이 이번에도 같은 역으로 합류했다. 미남 뮤지컬배우 전동석이 박건형과 함께 이 역에 새로 합류했다.
◇'규베르테르' 규현, 이미지와 목소리만으로도
규현은 이미 입지를 굳힌 'JYJ' 김준수에 이어 아이돌 출신 차세대 뮤지컬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본인 역시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슈퍼주니어 해외 활동과 MBC TV '라디오 스타' 등 예능프로그램 출연 등 빠듯한 스케줄에도 꾸준히 뮤지컬 무대를 밟고 있다. '삼총사'(2010), '캐치 미 이프 유 캔'(2012), '해를 품은 달'(2013) '그날들'(2014) '로빈훗'(2015) 등 장르도 골고루다. 이로 인해 또래에 비해 탄탄한 내공을 쌓았다.
그런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원작인 뮤지컬 '베르테르'의 감정선 깊이는 만만치 않다. 규현과 현재 베르테르를 번갈아 연기하는 뮤지컬스타 조승우와 엄기준은 노련함과 이미 이 역을 맡은 농익음이 있어 자기 인장이 공고하다. 규현과 이들의 해석력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불합리할 수 있다.
대신 규현의 최대 강점은 나이다. 베르테르와 가장 근접한 나이에서 뿜어져나오는 생기 자체를 당할 수 없다. 게다가 베르테르의 깨질듯한 감성이 그의 맑은 목소리와 어우러진다. 그가 부르는 '베르테르'의 대표 넘버 '하룻밤이 천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을 들으면 알 수 있다.
◇'연티율' 유연석, 연기와 음색이 고와서
유연석은 현명했다. 뮤지컬 데뷔작으로 '벽을 뚫는 남자'를 고른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에메의 소설이 원작인 라이선스 뮤지컬로 평범한 우체국 직원 '듀티율'이 어느 날 벽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유연석은 tvN '응답하라 1994'의 '칠봉이'로 스타덤에 오른 뒤 '은밀한 유혹' '맨도롱 또똣' '상의원' '제보자'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굳혔다. '응답하라 1994' 전 '늑대소년'과 '건축학개론'에서 악역을 맡기도 했지만 지금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부드럽고 자상함이다. 이와 함께 서글하고 유약해보이지만 심지가 굳은 면도 도드라진다. 유약하면서도 자상하고 순정을 위해서는 과감함을 선보이는 듀티율 역에 제격이다.
가창 실력도 정평이 난 그는 송스루 뮤지컬인 '벽을 뚫는 남자'의 넘버들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특히 노래할 때 음색이 고와서 부드럽고 굴러가는 발음이 많은 이 뮤지컬의 넘버에 안성맞춤이다. 전형적인 뮤지컬 가창으로 초지일관하는 건 아니지만, 절 단위의 끝에서 뮤지컬배우 같은 발성을 내는 부분에서는 그의 노력이 엿보인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창작뮤지컬을 오가며 꾸준히 뮤지컬에서 입지를 다져온 이지훈이 유연석과 함께 이번에 처음 듀티율 역으로 합류했다.
세 사람이 맡은 캐릭터가 상대 남자 배우로 인해서도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프랑켄슈타인의 절친한 친구인 앙리 뒤프레와 그가 창조한 괴물을 번갈아 연기하는 뮤지컬 스타 박은태·한지상은 탁월한 가창력으로 건빅터의 비극의 날을 번뜩이게 한다. 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새 괴물로 발탁된 최우혁은 박건형과 함께 '발견'이다.
베르테르가 사랑하는 롯데의 남편으로 그의 연적인 알베르트 역의 이상현·문종원은 본래 강한 이미지로, 깨질듯한 규베르테르와 한무대에서 명백한 대비를 이룬다.
듀티율을 상담하는 '알코올 중독' 정신과 의사 '듀블', 듀티율이 갇힌 감옥의 교도소장 등 다양한 코믹 캐릭터를 종횡무진하는 고창석은 외강내유의 힘으로 외유내강의 듀티율과 천생연분 격의 호흡을 선보인다.
'프랑켄슈타인' 2016년 2월28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 예술총감독 이종덕, 프로듀서 김희철, 연출 왕용범, 음악감독 이성준. 러닝타임 170분. 6만~14만원. 충무아트홀·랑 1666-8662
'베르테르' 2016년 1월1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연출 조광화, 극본 고선웅, 작곡 정민선, 음악감독·협력연출 구소영, 무대 디자이너 정승호, 의상 디자이너 한정임. 러닝타임 140분(인터미션 포함) 6만~12만원. CJ E&M 공연사업부문·극단 갖가지·창작컴퍼니다. 02-371-8042
'벽을 뚫는 남자' 2016년 2월14일까지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러닝타임 135분(인터미션 15분 포함). 5만5000~11만원. 쇼노트·창작컴퍼니다·인터파크티켓. 02-749-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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