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미양·남은혜·유명옥, 주한외국인들에게 아리랑 가르쳤더니…

  • 뉴시스

입력 : 2015.11.30 14:47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원장 박용국)이 주최한 2015년 주한 외국인 UNESCO 문화유산탐방 프로그램 '주한외국인 한국의 UNESCO 세계 유산을 만나다'를 통해 총 22명의 주한 외국인들이 아리랑을 체험했다.

사단법인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기미양 사무총장, 공주지회 남은혜 회장, 서울지부 유명옥 회장이 18개국 22명의 외국인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아리랑을 알렸다고 30일 밝혔다.

최근 부암동 종로문화재단 무계원에서 기 사무총장이 문재호 통역사(영어)와 함께 '아리랑의 세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역사와 어원, UNESCO 심사위원들이 주목한 다양성, 공동체성, 창조적 계승의 실상을 전했다. 특히 아리랑이 '민족의 노래'에서 '세계의 노래'가 되는 과정에서 '아리랑을 왜 부르는가'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민족사적 특수성과 함께 강조했다.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헐버트 채보 아리랑 악보와 관련 인물들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러 지방의 아리랑 지도를 설명할 때는 내용에 맞춰 남은혜 명창과 유 회장이 지역별 아리랑을 들려주는 생동감도 얹었다.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유 회장이 아리랑 선무를 지도했다. 유 회장이 구성한 아리랑선무는 아리랑 선율에 맞춰 '아리랑부르기'와 '몸짓' 등으로 이뤄진 8단계 소리 수련법이다. 본조아리랑·밀양아리랑·진도아리랑·폴모리 연주 아리랑에 맞춰 몸풀기, 복부 지압, 관절 돌리기, 유산소 운동 등의 품새를 함께 했다. 아리랑을 부르며 한국 전통 춤사위를 체험한 셈이다. 유 회장은 이 아리랑선무를 러시아 동포사회 등 공연에서 선보여 독특한 아리랑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기 과천에서 기 총장이 진행한 '남은혜 아리랑 한마당'을 관람하기도 했다. 남 명창의 생애사와 북간도아리랑과 가족사에 대한 설명으로 '아리랑을 부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전했다. 본조아리랑의 형성 배경으로 나운규 감독 영화 '아리랑' 이야기, 삭제된 영화주제가 사설이 소개되기도 했다. 한겨레아리랑연합회는 "남 명창은 이미 통성의 아리랑으로 부러움을 사는 명창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외국인들도 알아보는 듯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은 본조아리랑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후렴과 1절 만을 따라하게 했는데, 의외로 쉽게 외국인들이 따라했다. 10여명씩 무대에 올라 1절을 부르도록 했다. 외국인들은 후렴 부분은 물론 1절도 쉽게 따라 불렀다.

이들의 아리랑 실력은 공연이 끝나고 마련된 만찬장에서 발휘됐다. 자기 나라 대표 민요 부르기와 함께 다시 아리랑 독창의 기회를 줬는데 모두 남 명창의 선창에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이라고 자연스럽게 화답할 정도였다.

한겨레아리랑연합회 관계자는 "기 총장이 아리랑에 대한 개인 소감을 앙케트 형식으로 받았는데 '사랑의 노래', '아름다운 노래', '평화의 노래', '어머니의 노래' 등의 답변이 있어 아리랑의 보편 정서를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옵저버로 해외 동포사회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연수 박사(사단법인 한러교유협회 이사장)가 현장을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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