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하나, 피아니스트는 여덟

  • 김경은 기자

입력 : 2015.11.25 23:39

-윤홍천 '8인의 피아니스트' 공연
벤 킴·박종해·안종도 등과 한 무대서 다양한 피아노 협연
"다들 흔쾌히 나서줘 고마워요"

(위부터)‘ 8인의 피아니스트’를 채우는 피아니스트 윤홍천, 김태형, 선우예권.
(위부터)‘ 8인의 피아니스트’를 채우는 피아니스트 윤홍천, 김태형, 선우예권. /스톰프뮤직 제공
윤홍천(33)은 거장(巨匠) 로린 마젤 뮌헨 필하모닉 음악감독이 생전에 최후로 점찍은 피아니스트다. 마젤이 지난해 7월 세상을 뜨는 바람에 비록 한 무대에 서지는 못했지만, 그해 12월 세계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뮌헨 필하모닉과 함께한 정기 연주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해 호평받았다. 2013년부터 독일 음반사 웸스(Oehms)와 손잡고 3집까지 낸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음반은 지난 20일 국제클래식음악상(ICMA)에서 독주 부문 후보로 올랐다. 그의 음반은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이 기내 서비스로 제공하는 클래식 앨범 50여종에 한국인 연주자로서는 유일하게 들어가 있다.

윤홍천이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특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준다. '8인의 피아니스트'다. 그를 포함한 김태형·벤 킴·박종해·안종도·허재원·선우예권·폴 시비스(독일) 등 젊은 피아니스트 여덟 명이 한 무대에 올라 결 다양한 피아노 향연을 선보인다. 주인공은 오직 피아노. 피아니스트 여덟명이 그랜드피아노 네 대로 콘서트홀을 꽉 채우는 장관을 만든다.

'우리도 피아니스트 여덟 명이 한 무대에 올라 연주하면 참 좋겠다!' 그런 생각이 떠오른 건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의 10주년 기념 콘서트를 담은 실황 DVD를 3년 전 보고나서부터다. 24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윤홍천은 "마르타 아르헤리치와 예프게니 키신, 미하일 플레트뇨프, 제임스 레바인, 랑랑 등 이 시대 최고 피아니스트 여덟명이 피아노 여덟 대를 놓고 한자리에 모여 2대, 3대, 4대, 8대의 피아노를 위해 편곡한 작품들을 같이 연주했는데 정말 멋있더라"고 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왔다. 2013년 11월 예술의전당에서 처음으로 '8인의 피아니스트' 연주회가 열렸다. 그도 손을 보탰다. 지난해 이맘때쯤 다시 한 번 '8인의 피아니스트'를 열 기회가 생겼다. 이번엔 그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독일·미국·러시아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동료 피아니스트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렸다. 학교에서, 공연장에서, 콩쿠르에서 다 그가 연주를 들어본 적 있는 친구들이었다. "각종 콩쿠르를 섭렵하고, 손꼽히는 세계 교향악단들과 협연할 만큼 실력은 출중한데 국내 무대에는 잘 서지 못한 친구들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했다. "1년 전부터 날짜를 비워달라고 연락했어요. 자기가 어떤 곡을 하게 될지, 누가 참여할지도 모르는데 다들 흔쾌히 하겠다고 나서줘 참 고마웠어요."

이번 '8인의 피아니스트'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춤'을 테마로 탱고인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 무용곡으로 작곡된 라벨의 '볼레로', 뮤지컬곡으로 유명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심포닉 댄스'를 풀어낸다. 피아노 한 대와 손 4개에서 피아노 4대, 손 16개로 규모를 점차 키워나간다.

공연 마지막은 독일 작곡가 마르코 헤르텐슈타인(40)이 새로 쓴 '8인의 피아니스트를 위한 협주곡'을 연주한다. 윤홍천이 올봄, 아래층에 사는 그에게 작곡을 부탁했다. 헤르텐슈타인은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에게 곡을 써주고, 영화 '베른의 기적' 음악과 랑랑의 다큐 음악을 담당했던 유명 작곡가다. "두 명이 독주를 하면 나머지 피아노는 오케스트라 역할을 하는 연주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8인의 피아니스트=28일 오후 2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2658-3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