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10 09:31
개성 강한 젊은 예술가들의 조합, 곧 설렘과 창의력이다. 무대미술가 여신동(38)과 공동창작집단 '양손프로젝트'의 연극연출가 박지혜(30)의 협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프로그램인 연극 '폭스파인더(Foxfinder)'로 4번째 협업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은 "함께 하는 작업이 놀이 같고 마냥 즐겁다"며 신나했다.
이들은 지난해 연극 '여직공'을 시작으로, 최근 선보인 베세토 페스티벌 '한중일 단편선-한 개의 사람' 등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그런데, 제대로 안 건 불과 1년 남짓이다. 연극 작업에 대한 새로운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찰나, 기적 같이 만나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여신동은 "최근 몇 년 동안 일을 많이 했는데 목말라 했던 부분이 있었다. 양손프로젝트를 만나고 나서 새로운 것이 보이더라"며 "뭔가를 새롭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 예술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을 만난 거지"라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무대 미술의 역할이었다.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존재감이 뚜렷한 무대 미술로 가장 '핫'한 무대미술가로 통하건만 "무대 미술의 인테리어적인 요소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 즉 배우들이 크게 다가왔고" 무대 장치 없이 대부분의 극을 배우들의 힘으로 끌어가는 양손프로젝트에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퍼포먼스와 배우, 그 자체가 미술로 다가왔다. 양손프로젝트 배우들은 자체로 이미 그걸 하고 있더라. 그 안에 공간, 빛 등 모든 걸 담고 있었던 거지. 무대가 비워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 극단이 재미있었다. 보통 극단 같지 않고 '4인조 그룹' 같은 그런 느낌!?"
양손프로젝트는 박지혜 연출과 양종욱(36)·손상규(38)·양조아(32) 등 배우 3명으로 구성됐다. '죽음과 소녀' '판소리 단편선-주요섭 추물, 살인' 등 미니멀한 무대에도 꽉 찬 에너지와 인간의 본성을 파고드는 작품들로 호평 받고 있다.
박지혜는 "무대 디자인 자체가 많지 않지만 저희 팀이 만드는 방식이나 가치관을 빨리 포착해서 생각하지 못한 걸 제시하는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여신동 선배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미적, 시각적인 부분을 제시해주고 봐줘 너무나 마음에 든다. 편하게 믿고 작업 중"이라며 흡족해했다.
"선배를 제대로 만나기 전에는 무대가 화려하고 시각적으로 선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무대 미술가와 우리가 만나서 어떤 화학작용을 낼 지 궁금했다. 선배를 단순히 무대 디자이너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걸 봐주는 미술가로 생각한다. 배우, 의상, 조명 심지어 연출까지도. (웃음)"
'폭스파인더'는 극작가 던 킹의 작품이 원작이다. 여우를 수색하기 위해 정부에서 파견한 조사원 폭스파인더. 그는 원인 모를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욕망의 민낯이 발가벗겨진다.
박지혜는 "어쩌다 읽게 된 작품인데 굉장히 심플한 내용이고 구조도 단순하다. 그런데 그 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고 해석할 게 많을 것 같아 정했다"고 고백했다. "우리가 단편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짧은 호흡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 작품은 조각 21개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혼자서 독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주 보고 연기를 하고 싶어해서 선택한 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양손프로젝트의 '객원 수석 지휘자' 같은 역을 담당하게 된 여신동은 "극장 안의 또 다른 공간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관객들이 극장 안에서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공간 안으로 들어갔으면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걸 느끼게 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공간을 또 만드는 거다. 그렇게 되면 극장 안에서 안과 밖이 생긴다. 극장 안에서 여러 층이 생기는 거지. 여우가 실제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담 너머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실체는 있는데 그걸 보지는 못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람은 국립극단 '2015 가을마당' 청소년극 레퍼토리인 연극 '비행소년 KW4839'(13~29일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도 협업한다.
지난해 초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으로 2013년 5월 '국립극단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여신동과 17명의 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라는 작품에서 시작됐다.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동시에 못 말리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환희의 비행을 그린다.
여신동이 이 작품에서는 연출, 박지혜는 텍스트디자인으로 참여한다. 두 창작자가 다른 시선으로 협업한 작품을 함께 관람하는 드문 기회다.
여신동은 "저는 대사를 대사 자체가 아닌 하나의 사운드 덩어리로 듣는다. 그런 것들을 디자인하기를 원했고, 지혜가 제격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술적으로 고민하는 것을 함께 듣고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지혜가 그런 어드바이스를 알맞게 해준다"고 거듭 만족감을 표했다.
다소 낯선 '텍스트 디자이너'라는 직함에서는 대사와 극본을 구성하는데 일종의 공간감을 준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박지혜는 "여신동 선배는 텍스트도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대사를 시각화, 촉각화하는 느낌이 재미있더라. 그래서 어떻게 텍스트를 고를까 하는 고민이 즐겁다"며 미소 지었다.
박지혜는 이런 즐거움에 여신동이 양손프로젝트 작업에 더 깊숙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양손프로젝트 멤버 네명, 그리고 신동 선배랑 다섯명이서 처음부터 작품을 만드는 거다. 우리 넷이 하다보면 익숙해져 있는 부분이 생기는데 신동 선배가 있으면 고정되지 않아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재미있게 작업을 하고 있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하."
여신동도 "양손프로젝트와 같이 작업하는 것, 같이 놀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들이 논다는 것은, 정말 노는 것이 아닌 작품 만드는 과정을 진정 즐기다는 것의 비유다. "연극이 되든 무엇이 되든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의 극단이다. 판이 깔리면 진지한 고민과 함께 정말 잘 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무엇보다 이런 작업들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 팀인 양손프로젝트의 신작으로 선보인다. 여신동 은 2011년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로 선정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나는 나의 아내다' '목란언니' 등을 협업했다. 첫 연출을 맡은 다원극 '사보이 사우나'로 무대미술 중심의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폭스파인더' 13일부터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번역 성수정, 출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최희진. 02-708-5001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프로그램인 연극 '폭스파인더(Foxfinder)'로 4번째 협업을 앞두고 있는 두 사람은 "함께 하는 작업이 놀이 같고 마냥 즐겁다"며 신나했다.
이들은 지난해 연극 '여직공'을 시작으로, 최근 선보인 베세토 페스티벌 '한중일 단편선-한 개의 사람' 등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그런데, 제대로 안 건 불과 1년 남짓이다. 연극 작업에 대한 새로운 갈증을 느끼고 있던 찰나, 기적 같이 만나 서로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있다.
여신동은 "최근 몇 년 동안 일을 많이 했는데 목말라 했던 부분이 있었다. 양손프로젝트를 만나고 나서 새로운 것이 보이더라"며 "뭔가를 새롭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 예술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을 만난 거지"라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무대 미술의 역할이었다. 색감이 화려하면서도 존재감이 뚜렷한 무대 미술로 가장 '핫'한 무대미술가로 통하건만 "무대 미술의 인테리어적인 요소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무대 위에 서는 사람들, 즉 배우들이 크게 다가왔고" 무대 장치 없이 대부분의 극을 배우들의 힘으로 끌어가는 양손프로젝트에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배우들의 퍼포먼스와 배우, 그 자체가 미술로 다가왔다. 양손프로젝트 배우들은 자체로 이미 그걸 하고 있더라. 그 안에 공간, 빛 등 모든 걸 담고 있었던 거지. 무대가 비워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이 극단이 재미있었다. 보통 극단 같지 않고 '4인조 그룹' 같은 그런 느낌!?"
양손프로젝트는 박지혜 연출과 양종욱(36)·손상규(38)·양조아(32) 등 배우 3명으로 구성됐다. '죽음과 소녀' '판소리 단편선-주요섭 추물, 살인' 등 미니멀한 무대에도 꽉 찬 에너지와 인간의 본성을 파고드는 작품들로 호평 받고 있다.
박지혜는 "무대 디자인 자체가 많지 않지만 저희 팀이 만드는 방식이나 가치관을 빨리 포착해서 생각하지 못한 걸 제시하는 사람이 필요했다"면서 "여신동 선배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미적, 시각적인 부분을 제시해주고 봐줘 너무나 마음에 든다. 편하게 믿고 작업 중"이라며 흡족해했다.
"선배를 제대로 만나기 전에는 무대가 화려하고 시각적으로 선명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무대 미술가와 우리가 만나서 어떤 화학작용을 낼 지 궁금했다. 선배를 단순히 무대 디자이너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걸 봐주는 미술가로 생각한다. 배우, 의상, 조명 심지어 연출까지도. (웃음)"
'폭스파인더'는 극작가 던 킹의 작품이 원작이다. 여우를 수색하기 위해 정부에서 파견한 조사원 폭스파인더. 그는 원인 모를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다. 그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욕망의 민낯이 발가벗겨진다.
박지혜는 "어쩌다 읽게 된 작품인데 굉장히 심플한 내용이고 구조도 단순하다. 그런데 그 만큼 이야기할 거리가 많고 해석할 게 많을 것 같아 정했다"고 고백했다. "우리가 단편 작업을 많이 하다 보니 짧은 호흡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 작품은 조각 21개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배우들이 혼자서 독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주 보고 연기를 하고 싶어해서 선택한 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양손프로젝트의 '객원 수석 지휘자' 같은 역을 담당하게 된 여신동은 "극장 안의 또 다른 공간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관객들이 극장 안에서 캐릭터들이 살고 있는 공간 안으로 들어갔으면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과 다른 걸 느끼게 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공간을 또 만드는 거다. 그렇게 되면 극장 안에서 안과 밖이 생긴다. 극장 안에서 여러 층이 생기는 거지. 여우가 실제로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담 너머에 실제로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 실체는 있는데 그걸 보지는 못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사람은 국립극단 '2015 가을마당' 청소년극 레퍼토리인 연극 '비행소년 KW4839'(13~29일 서계동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도 협업한다.
지난해 초연,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으로 2013년 5월 '국립극단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에서 여신동과 17명의 청소년들이 함께 만든 '우리는 여기에 있습니다'라는 작품에서 시작됐다. 알 수 없는 불안함과 동시에 못 말리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환희의 비행을 그린다.
여신동이 이 작품에서는 연출, 박지혜는 텍스트디자인으로 참여한다. 두 창작자가 다른 시선으로 협업한 작품을 함께 관람하는 드문 기회다.
여신동은 "저는 대사를 대사 자체가 아닌 하나의 사운드 덩어리로 듣는다. 그런 것들을 디자인하기를 원했고, 지혜가 제격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예술적으로 고민하는 것을 함께 듣고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지혜가 그런 어드바이스를 알맞게 해준다"고 거듭 만족감을 표했다.
다소 낯선 '텍스트 디자이너'라는 직함에서는 대사와 극본을 구성하는데 일종의 공간감을 준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박지혜는 "여신동 선배는 텍스트도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대사를 시각화, 촉각화하는 느낌이 재미있더라. 그래서 어떻게 텍스트를 고를까 하는 고민이 즐겁다"며 미소 지었다.
박지혜는 이런 즐거움에 여신동이 양손프로젝트 작업에 더 깊숙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양손프로젝트 멤버 네명, 그리고 신동 선배랑 다섯명이서 처음부터 작품을 만드는 거다. 우리 넷이 하다보면 익숙해져 있는 부분이 생기는데 신동 선배가 있으면 고정되지 않아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비슷한 시기에 함께 재미있게 작업을 하고 있어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하하."
여신동도 "양손프로젝트와 같이 작업하는 것, 같이 놀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이들이 논다는 것은, 정말 노는 것이 아닌 작품 만드는 과정을 진정 즐기다는 것의 비유다. "연극이 되든 무엇이 되든 같이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느낌의 극단이다. 판이 깔리면 진지한 고민과 함께 정말 잘 놀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다. 무엇보다 이런 작업들로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이번 작품은 두산아트센터 창작자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 팀인 양손프로젝트의 신작으로 선보인다. 여신동 은 2011년 두산아트센터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 아티스트로 선정돼 연극 '소설가 구보씨의 1일' '나는 나의 아내다' '목란언니' 등을 협업했다. 첫 연출을 맡은 다원극 '사보이 사우나'로 무대미술 중심의 감각적인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폭스파인더' 13일부터 2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번역 성수정, 출연 손상규, 양조아, 양종욱, 최희진. 02-708-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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