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9 23:59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 '공장 안 예술'을 실현하다]
3만평 캠퍼스형 공장부지에 김경민·이소연 등 작품 설치… 작가 위한 창작센터도 세워
"문화와 멀어져버린 생산직… 일상 속 예술 접하도록 고안"

"이게 쇠로 만든 거야? 어떻게 형태를 잡았는지 신기하네."
분진(粉塵) 날리는 욕실 도기 공장 옆, 먼지 묻은 작업복을 입은 생산직 직원들이 거북이 형상을 한 성동훈의 철 조각 '달빛 속의 울림'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 아래층에선 공장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이소연의 회화 '흑염소'와 황지선의 설치 작품 '가위바위보'를 감상한다.
용광로의 뜨거운 열기에 땀 범벅이 된 이들부터 갓 구운 세면대에 유약을 바르는 직원까지, 이 공장 사람들의 휴식 시간엔 예술이 함께한다.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율암리에 들어선 욕실 제품 전문업체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의 모토는 '예술'이다.
욕조와 세면대, 샤워기 같은 욕실 제품을 만드는 평범한 공장 옆에 김경민·도윤희·성동훈·유영호·이소연·이헌정·주소원·차명희·황지선·허명욱·홍성도·홍수연·박제성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예술 작품이 설치됐다. 도기공장, 조립공장, 수지공장, 물류센터 등 9만9000㎡(약 3만 평) 거대한 부지에 들어선 캠퍼스형 센터 안엔 다른 공장에선 볼 수 없는 낯선 간판이 보인다. '아트 하우스'.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입주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창작 스튜디오'다.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내년 초 작가들이 입주한다.
독일 최대 철강회사 '티센(Th yssen)'의 문 닫은 공장을 활용해 만든 '뒤스부르크 생태 공원'처럼 지자체에서 지역의 버려진 공장을 문화 시설로 탈바꿈시킨 예는 종종 있다. 하지만 가동 중인 공장이 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는 이례적이다.
"작가들을 지원하다 보니 작품 만들고도 보관할 데가 없어 고민인 작가들이 많다는 걸 알았지요. 우리 공장이 이 작가들에게 작은 보금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예술 애호가로서 10여년째 음악인과 미술인을 후원하고 있는 이 회사 박종욱 대표가 교육동에 걸린 조각을 바라보며 말했다.
분진(粉塵) 날리는 욕실 도기 공장 옆, 먼지 묻은 작업복을 입은 생산직 직원들이 거북이 형상을 한 성동훈의 철 조각 '달빛 속의 울림'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 아래층에선 공장 직원들이 점심을 먹고 이소연의 회화 '흑염소'와 황지선의 설치 작품 '가위바위보'를 감상한다.
용광로의 뜨거운 열기에 땀 범벅이 된 이들부터 갓 구운 세면대에 유약을 바르는 직원까지, 이 공장 사람들의 휴식 시간엔 예술이 함께한다. 지난달 경기도 화성시 팔탄면 율암리에 들어선 욕실 제품 전문업체 '로얄앤컴퍼니 화성센터'의 모토는 '예술'이다.
욕조와 세면대, 샤워기 같은 욕실 제품을 만드는 평범한 공장 옆에 김경민·도윤희·성동훈·유영호·이소연·이헌정·주소원·차명희·황지선·허명욱·홍성도·홍수연·박제성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예술 작품이 설치됐다. 도기공장, 조립공장, 수지공장, 물류센터 등 9만9000㎡(약 3만 평) 거대한 부지에 들어선 캠퍼스형 센터 안엔 다른 공장에선 볼 수 없는 낯선 간판이 보인다. '아트 하우스'.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입주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창작 스튜디오'다.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공모해 내년 초 작가들이 입주한다.
독일 최대 철강회사 '티센(Th yssen)'의 문 닫은 공장을 활용해 만든 '뒤스부르크 생태 공원'처럼 지자체에서 지역의 버려진 공장을 문화 시설로 탈바꿈시킨 예는 종종 있다. 하지만 가동 중인 공장이 예술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는 이례적이다.
"작가들을 지원하다 보니 작품 만들고도 보관할 데가 없어 고민인 작가들이 많다는 걸 알았지요. 우리 공장이 이 작가들에게 작은 보금자리가 됐으면 합니다." 예술 애호가로서 10여년째 음악인과 미술인을 후원하고 있는 이 회사 박종욱 대표가 교육동에 걸린 조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4~5년 전 공장 이전을 계획하면서 고심에 빠졌다. 국내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 생산 기지를 옮긴 마당에 대규모 공장을 짓겠다니 주변에선 '미친 짓'이라고도 했다. "한철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한 세대를 위해 기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공장에서 근무하는 우리 젊은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자부심을 갖도록 하고 싶었는데, 예술이 그 지렛대 역할을 해준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문화를 보는 눈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닌데 생산직에 있다 보면 문화 시설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직원들에게 일상에서 자주 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주고, 예술가에겐 생산 현장을 보면서 창작 의지를 지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공장 안 예술'을 고안해 냈다"고 했다. 공장 설계는 유명 건축가인 민현식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에게 의뢰했다.
"예술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지만 공장 이곳저곳에서 예술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풀 수 있는 것 같아요. 제품과 작품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들도 우리같이 고된 과정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니 남다르게 보이네요." 생산팀 연마반 반장 배병시(48)씨 얘기다.
"예술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지만 공장 이곳저곳에서 예술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를 풀 수 있는 것 같아요. 제품과 작품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작가들도 우리같이 고된 과정을 통해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을 하니 남다르게 보이네요." 생산팀 연마반 반장 배병시(48)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