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1.02 00:27
[中 우한 중난극장 무대 오른 임방울 국악제 수상자 20명]
해외서 여는 여섯 번째 공연… 풍물판굿 때 상모 돌리자 환호
태평무 찍으려 스마트폰 꺼내… 객석서 아리랑 따라 부르기도
지난달 29일 중국 우한(武漢)시 중난(中南) 극장. '임방울 국악제' 역대 수상자 20명이 무대에 섰다.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이었다. 오래된 국악의 새로운 미래들이 한데 모여 국창(國唱) 임방울(1905~1961) 선생을 기리는 국악제의 여섯 번째 해외 공연을 열었다. 공연을 주최한 주(駐)우한한국총영사관 정재남 총영사는 "우한은 드라마 '대장금'을 시작으로 10년간 한류(韓流)가 뿌리내린 곳"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우한시민들에게 한국 문화를 더 깊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한엔 비가 내렸다. 도로가 꽉 막혔는데도 공연 시작 전 1000여석의 객석이 꽉 찼다. 관객들의 옷에서 물이 뚝뚝 떨어졌다. 장구·북·꽹과리·징이 함께하는 '풍물판굿'이 관객들의 딱딱한 표정을 녹이기 시작했다. 놀이꾼들이 상모를 휙휙 돌리며 재주를 넘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뛰었다. 이어 소고(小鼓)를 든 8명의 무용수가 달아오른 객석에 기름 붓듯 신명 나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2005년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을 받은 김찬미씨는 임방울 선생의 대표곡 춘향가 '쑥대머리'와 심청가에서 심봉사가 눈 뜨는 대목을 불렀고, 2012년 대통령상의 노해현씨는 흥보가 중 흥보가 박 타는 대목을 불렀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데도 관객들은 구슬픈 대목에선 조용해졌고, 웃긴 대목에선 박수를 쳤다. 작년 가야금 병창 최우수상을 받은 전현정씨는 관객 서비스로 중국 민요 '모리화'와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를 불러 환호를 받았다. 대금과 아쟁, 해금, 피리가 함께하는 '산조합주'가 중국 정서에 가장 맞는 듯 했다. 연주가 끝나자 기립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화려함은 역시 무용수들의 몫이었다. '부채춤'과 '태평무'를 본 중국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꺼내 찍기 바빴다. 9명의 무용수들이 부채를 곱게 들고 휘돌며 한 송이 꽃을 만들자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좋아했다.
피날레는 '아리랑'. 김찬미, 노해현, 전현정 등 3명의 소리꾼이 앞에 나서 아리랑을 부르자 객석에서 이 가락을 알고 따라 하는 이들이 있었다. 국악 공연을 처음 본다는 관객 쑨메이엔(27)씨는 "드라마에서 많이 들어본 노래"라고 했다. 무용수들이 살랑살랑 몸을 흔들자 관객들은 덩실덩실 손을 흔들어줬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우르르 무대 위로 올라갔다. 소리꾼들의 손을 잡고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아이들은 무용수들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배시시 웃었다. 우한에, 아라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