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창녀 비올레타, 화려하나 고된 양면성이여…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 뉴시스

입력 : 2015.10.12 09:40

프랑스 파리 환락가의 최고 매춘부이자 비련의 여주인공. '비올레타'는 오페라 인물 중 가장 양면성이 도드라지는 여성 캐릭터 중 하나다. 화려해 보이지만 이면에는 갖은 어려움과 포기해야 할 것이 한 가득인 프리마돈나의 삶과 어떤 면에서는 닮았다.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로 110번째 '비올레타' 무대를 앞둔 이리나 룽구(35)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가 느끼는 것에 대해 많은 부분이 공감이 된다"고 말했다.

"소프라노의 삶은 화려하지만 참아야 하는 과정의 연속이기도 하다. 내 경우에는 가족과 오래 떨어져 지내야 해서 귀여운 아들을 못 보는 것이 아쉽다. 근데 열렬히 환호해주는 관객들을 보면 행복하다. 이런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무엇보다 관객들의 공감에 힘을 얻는다."

2007년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 지휘로 '라 트라비아타'에 출연하기도 한 그녀는 여러 세계적인 프로덕션에서 비올레타를 연기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도 '라 트라비아타'에 나온다.

"비올레타의 핵심적인 부분은 사회적인 위치"라며 "억압적인 사회에서 비올레타는 그에 맞서는 영혼이다. 자유로움의 상징"이라고 여겼다.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대표작인 '라트라비아타'는 알렉상드르 뒤마 2세(1824~1895)의 소설 '동백꽃 여인'이 토대다. 파리 사교계의 프리마돈나 마리 듀프레시라는 실제 여성을 모델로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춘희'로 번역됐다.

한 달의 25일은 흰 동백, 나머지 5일은 붉은 동백을 가슴에 꽂고 밤마다 파리의 5대 극장 특별석에 나타나는 고급 창녀 '마그리트'와 귀족청년 '아르망'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렸다. 이를 옮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제목의 뜻은 '길을 벗어난 타락한 여인'이다. 비올레타(소설에서는 마그리트)를 가리킨다. '축배의 노래'로 널리 알려졌다. 비올레타와 그녀를 남몰래 흠모해온 청년 알프레도가 파티에서 처음 만나 함께 부르는 이중창이다.

룽구는 "비올레타는 모든 소프라노의 꿈"이라며 눈을 빛냈다. "나 역시 가장 좋아하는 배역 중 하나다. 15~16차례 프로덕션에 참여했고 지금까지 109번 비올레타를 연기했다"고 전했다.

연기할 때마다 비올레타가 달라졌다. "라 스칼라극장에서 전통적인 비올레타를 연기하기도 했고, 모던한 극장에서 현대적으로 해석된 비올레타를 연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비올레타가 어떻게 그려질 지 기대가 된다면서도 "변하지 않는 건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비올레타를 맡을 만큼 수려한 외모도 자랑한다. "물론 지금 시대에 외모도 중요하지만 나는 성악가다. 얼굴이나 외면을 드러내기보다 감정과 내면의 영혼을 목소리로 풀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0년 대한민국오페라 대상에서 연출상을 받은 장영아 연출이 이번 무대를 이끈다. 현대적인 감각이 일품인 연출가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서 원작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았는데 비극 속에 가려져 그동안 내가 보지 못한 매춘부로서의 비올레타 삶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매춘부로서의 비올레타 삶을 좀 더 조명하고 싶은 이유다.

"그간 비올레타의 신비성이 강조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데 재현과 고증이 아닌 재해석과 현대적인 감성을 나누고자 한다. 매춘부를 바라보는 폭력적인 시선이 서곡부터 중간중간 나타나게 되는데 비올레타가 가진 인간적인 면을 드라마적으로 나타내려고 한다."

헬싱보리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인 피에르 조르조 모란디가 음악 전체를 이끈다. "전통적인 이탈리아 스타일을 기본으로 하고 현대적인 해석을 더하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 탱글우드에서 레너드 번스타인과 세이지 오자와를 사사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성남아트센터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7년 만에 자체 제작하는 오페라로도 눈길을 끈다.

국립오페라단 단장을 지내기도 한 정은숙 성남아트센터 대표는 "'라 트라비아타'느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는 오페라 중 하나"라며 "순수한 사랑이 주제인 만큼 대중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상명대학교 오윤균 교수가 의상과 무대를 맡았다. 성신여자대학교 오미선 교수가 룽구와 함께 또 다른 비올레타를 연기한다. 한국인 최초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 전속가수인 테너 정호윤, 테너 박성규가 비올레타의 상대역인 '알프레도'를 맡았다. 바리톤 유동직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을 연기한다. 15~18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5만~22만원, 성남문화재단. 031-783-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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