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23 03:00 | 수정 : 2015.09.24 13:38
[국제갤러리, 하종현 개인展]
40년 외길… 단색화 대표 작가… 마대에 물감 짓이겨 밀어낸 형식
"계속된 실험으로 자연의 色 얻어"
"마대(麻袋)와 물감,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면 합일(合一)이 될 수 있을까. 지난 40년간 고민해왔지요."
하종현(80) 화백은 캔버스 표면에 물감을 칠한다는 회화의 고정관념을 깼다. 대신 그는 미군이 군량미를 담았던 마대 자루를 잘라 뒤쪽에서 앞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올 굵은 마대 뒷면에 두껍게 올린 물감을 짓이겨 밀어내면 성긴 틈새로 물감이 배어 나온다. 1974년부터 시작한 '접합' 시리즈다.
40년 외길… 단색화 대표 작가… 마대에 물감 짓이겨 밀어낸 형식
"계속된 실험으로 자연의 色 얻어"
"마대(麻袋)와 물감,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하면 합일(合一)이 될 수 있을까. 지난 40년간 고민해왔지요."
하종현(80) 화백은 캔버스 표면에 물감을 칠한다는 회화의 고정관념을 깼다. 대신 그는 미군이 군량미를 담았던 마대 자루를 잘라 뒤쪽에서 앞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올 굵은 마대 뒷면에 두껍게 올린 물감을 짓이겨 밀어내면 성긴 틈새로 물감이 배어 나온다. 1974년부터 시작한 '접합' 시리즈다.

올해 팔순을 맞은 화백은 여전히 실험 중이다. 요즘 그는 '연기(smoke)'를 색채의 일부로 사용한 새로운 기법을 쓴다. 마대 앞에서 횃불을 이리저리 움직여 물감에 그을음을 입히는 방식이다. 그는 "점토에 열을 가해 도자기를 만들 듯 물감에 그을음을 입혔더니 도자기의 회백색이 나왔다"며 "인공적으로 물감을 섞는 방법으로는 나오지 않는 자연의 색을 얻었다"고 했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에 신작 12점을 포함한 작품 30여 점이 걸렸다. 1관에는 그을음 기법을 사용한 신작을, 2관에는 기존 작을 전시해 화백의 작품 세계 궤적을 펼쳐 보인다. 그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실험성이 내 작품의 특징"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 단색화 열풍이 불면서 단색화 대표 작가인 화백도 뒤늦게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미국 블럼&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 5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도 주목받았다. 11월 8일 개막하는 뉴욕 디아아트센터에 '오늘의 작가'로 초청받았다. 화백은 "죽기 전에 이런 대접을 받으니 다행"이라며 껄껄 웃었다. 10월 18일까지. (02)735-8449
[갤러리현대, 이승택 '드로잉'展]
독특한 방식 추구한 미술계 이단자… 캔버스에 노끈 붙인 작품 선보여
"돈 좇지말고 나만의 색깔 찾아야"
"일부러 남들과는 반대로 걸으며 나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아무도 안 가는 길을 걸으며 '미술 세계는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업해왔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에 신작 12점을 포함한 작품 30여 점이 걸렸다. 1관에는 그을음 기법을 사용한 신작을, 2관에는 기존 작을 전시해 화백의 작품 세계 궤적을 펼쳐 보인다. 그는 "한곳에 머무르지 않는 실험성이 내 작품의 특징"이라고 했다.
최근 한국 단색화 열풍이 불면서 단색화 대표 작가인 화백도 뒤늦게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미국 블럼&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지난 5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도 주목받았다. 11월 8일 개막하는 뉴욕 디아아트센터에 '오늘의 작가'로 초청받았다. 화백은 "죽기 전에 이런 대접을 받으니 다행"이라며 껄껄 웃었다. 10월 18일까지. (02)735-8449
[갤러리현대, 이승택 '드로잉'展]
독특한 방식 추구한 미술계 이단자… 캔버스에 노끈 붙인 작품 선보여
"돈 좇지말고 나만의 색깔 찾아야"
"일부러 남들과는 반대로 걸으며 나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아무도 안 가는 길을 걸으며 '미술 세계는 나로부터 출발한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작업해왔다."

설치 작가 이승택(83)은 6년 전까지 국내 미술계의 이단자였다. 바람, 불, 나뭇가지 같은 재료들로 실험하고, 천을 날리거나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홍익대 조각과를 나온 그는 2009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받으며 비로소 국내에서 인정받았다. 해외 미술계도 그를 주목했다. 런던 테이트모던 갤러리에는 그의 작품 '고드렛돌'이 상설 전시 중이고, 지난해 한국 작가 최초로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 마스터즈 섹션과 프리즈 조각공원에서 동시에 작품을 전시했다.
이승택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10월 18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드로잉'. 드로잉이라면 통상 종이에 붓이나 연필로 그리는 밑그림을 뜻하지만, 이승택의 드로잉은 다르다. 캔버스 위에 매듭을 지은 노끈을 붙여 이미지를 만들어낸 이른바 '입체 드로잉'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은 노끈을 꼬아 캔버스에 붙인 작품과 이전에 그려놓은 연필 스케치를 노끈을 사용해 벽면에 재현해낸 대형 설치작들이다. 테이트모던이 소장하고 있는 '고드렛돌'과 천을 날렸던 퍼포먼스의 감촉을 기억하기 위해 그림으로 옮긴 드로잉 등 55점이 공개된다.
그는 '세상을 거꾸로 살았다·생각했다·보았다'를 추구한다. "예술은 고도의 지적인 놀이"라며 "작가는 풍부한 사고와 지식으로 꽉 차 있어야 한다. 다른 작품을 모방하지 말고, 돈을 따르지 말며,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02)2287-3500
이승택이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10월 18일까지 개인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드로잉'. 드로잉이라면 통상 종이에 붓이나 연필로 그리는 밑그림을 뜻하지만, 이승택의 드로잉은 다르다. 캔버스 위에 매듭을 지은 노끈을 붙여 이미지를 만들어낸 이른바 '입체 드로잉'이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은 노끈을 꼬아 캔버스에 붙인 작품과 이전에 그려놓은 연필 스케치를 노끈을 사용해 벽면에 재현해낸 대형 설치작들이다. 테이트모던이 소장하고 있는 '고드렛돌'과 천을 날렸던 퍼포먼스의 감촉을 기억하기 위해 그림으로 옮긴 드로잉 등 55점이 공개된다.
그는 '세상을 거꾸로 살았다·생각했다·보았다'를 추구한다. "예술은 고도의 지적인 놀이"라며 "작가는 풍부한 사고와 지식으로 꽉 차 있어야 한다. 다른 작품을 모방하지 말고, 돈을 따르지 말며,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02)2287-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