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온 건 운명… 월세 80만원 오피스텔에 살죠"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5.09.23 00:26

[음악감독 줄리안 코바체프]
"1년반 전 연주보다 훨씬 좋아져… 궤도에 오를 때까지 함께할 것"

"1년 반 전 처음 연주했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소리가 많이 나아졌어요. 앞으로 더 좋아질 거고요. 대구시향은 지금도 한국의 주요 오케스트라이지만, 아시아의 손꼽을 만한 교향악단으로 성장할 겁니다."

줄리안 코바체프 대구시향 음악감독은 "나는 낙관주의자"라고 했다. "몸은 괜찮으냐고요? 며칠 전에도 테니스를 칠 만큼, 좋습니다. 조심은 해야겠지만요."

줄리안 코바체프 사진
/대구시립교향악단

코바체프는 대구역 옆 시민회관에서 가까운, 보증금 2000만원, 월세 80만원짜리 침산동 오피스텔에 산다. 처음 몇 달간 호텔 생활을 하다 작년 11월 이곳으로 옮겼다. 외국인 상임지휘자로서는 이례적으로 1년 중 절반 넘게 대구에 머물며 오케스트라를 다듬고 있다. 동네 빨래방과 커피숍을 드나들 때마다 주민들이 "헬로, 코바체프"하고 인사를 건넬 만큼, 친숙해졌다.

코바체프는 대구시향 상임지휘자가 된 걸 "운명"이라고 말했다. "대구에서 일하게 될 줄 몰랐죠. 지난 5월 말에 쓰러졌을 때, 주변에서 도와주시고 걱정해주는 걸 보고, 다시 깨달았습니다. 역시 '운명'이었구나, 내가 여기로 온 게."

음악감독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는 "대구시향을 궤도에 올려놓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