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16 23:52
['한국적 色面 추상의 선구자' 전혁림 탄생 100주년 특별전]
평생을 바쳐 고향 통영의 자연 오방색·민화 질감으로 풀어내
그림 옆엔 신달자 등 30명의 詩
"민족혼 담긴 선생의 예술 세계, 시인들과의 교유로 나타내"
"내 그림 속엔 김춘수의 '꽃'과 유치환의 '깃발'이 있고, 김춘수의 꽃과 유치환의 깃발엔 내 그림이 있다."
통영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았던 전혁림(1915~2010·사진) 화백은 고향이 낳은 시인 김춘수(1922~2004), 유치환(1908~1967)과 교분이 두터웠다. 배곯던 시절 날마다 탁주 집에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전혁림은 "저세상 가면 맨 먼저 그이들 찾아 '여러분이 남긴 시(詩), 열심히 화폭에 옮기다 왔다' 말하련다"며 눈 감기 전까지 붓질을 멈추지 않았다.
시리도록 푸른 통영 바다 빛을 캔버스로 옮겨 향토적이면서도 조형적인 화풍을 구축해 '한국적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불리는 화가 전혁림. 그가 이 세상에 온 지 100년, 저세상으로 되돌아간 지 5년 만에 그의 그림이 시로 재탄생했다.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전혁림 탄생 100주년 특별전 '백 년의 꿈'에서다. 100주년을 한 해 앞둔 지난해 김이환(80) 이영미술관장은 시인 30여명을 찾아가 마음에 드는 전혁림의 그림을 골라 시를 지어 달라 부탁했다. 김종길, 정현종, 유안진, 신달자, 문태준 등 유명 시인들이 뜻을 같이했다. 이렇게 해서 시인의 손 글씨로 정성스레 지어진 시들이 쪽빛 그림 옆에 걸렸다.
"백수(白壽)하셔서 100주년 기념전 같이 하자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약속을 지키게 됐습니다. 시에 그림이 딸린 시화전(詩畵展)이 아니라 그림에 시가 딸린 화시전(畵詩展)입니다. 전혁림과 시인들의 깊은 교유(交遊)를 보여주는 길이 선생님의 깊은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20년간 개인 소장가로서 화백을 물심양면 지원한 김 관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전을 열어 화백이 구순에 만개(滿開)하도록 지원했다. 부인 신영숙(76)씨와 5년간 매주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전 화백이 목기 1050개에 유화 물감으로 그린 설치 작품 '새 만다라'(2005)를 완성하는 과정을 도왔다.
통영에서 태어나 평생 그곳을 떠나지 않았던 전혁림(1915~2010·사진) 화백은 고향이 낳은 시인 김춘수(1922~2004), 유치환(1908~1967)과 교분이 두터웠다. 배곯던 시절 날마다 탁주 집에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전혁림은 "저세상 가면 맨 먼저 그이들 찾아 '여러분이 남긴 시(詩), 열심히 화폭에 옮기다 왔다' 말하련다"며 눈 감기 전까지 붓질을 멈추지 않았다.
시리도록 푸른 통영 바다 빛을 캔버스로 옮겨 향토적이면서도 조형적인 화풍을 구축해 '한국적 색면 추상의 선구자'로 불리는 화가 전혁림. 그가 이 세상에 온 지 100년, 저세상으로 되돌아간 지 5년 만에 그의 그림이 시로 재탄생했다.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에서 열리는 전혁림 탄생 100주년 특별전 '백 년의 꿈'에서다. 100주년을 한 해 앞둔 지난해 김이환(80) 이영미술관장은 시인 30여명을 찾아가 마음에 드는 전혁림의 그림을 골라 시를 지어 달라 부탁했다. 김종길, 정현종, 유안진, 신달자, 문태준 등 유명 시인들이 뜻을 같이했다. 이렇게 해서 시인의 손 글씨로 정성스레 지어진 시들이 쪽빛 그림 옆에 걸렸다.
"백수(白壽)하셔서 100주년 기념전 같이 하자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약속을 지키게 됐습니다. 시에 그림이 딸린 시화전(詩畵展)이 아니라 그림에 시가 딸린 화시전(畵詩展)입니다. 전혁림과 시인들의 깊은 교유(交遊)를 보여주는 길이 선생님의 깊은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20년간 개인 소장가로서 화백을 물심양면 지원한 김 관장이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2005년 '구십, 아직은 젊다'전을 열어 화백이 구순에 만개(滿開)하도록 지원했다. 부인 신영숙(76)씨와 5년간 매주 서울과 통영을 오가며 전 화백이 목기 1050개에 유화 물감으로 그린 설치 작품 '새 만다라'(2005)를 완성하는 과정을 도왔다.
전혁림은 통영수산학교를 다니며 독학으로 그림 공부를 했다. 스물셋에 부산미술전에 입선했고, 2002년 여든일곱에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다. 평생을 바쳐 고향 통영의 자연을 오방색과 민화가 지닌 한국 전통의 색과 질감으로 풀어낸 그에겐 '민족혼의 화가'란 수식이 따른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씨는 "중앙 화단과의 인연 없이 나고 자란 곳에서 한우물을 판 뚝심 있는 화가로 색채의 풍부함 면에선 국내 최고"라고 했다.
쪽빛 바다에 오밀조밀 고깃배와 알록달록 집들을 촘촘히 풀어놓은 전혁림의 대표작 '통영항'(2005) 옆엔 정현종 시인이 지은 시 '바다의 메아리'가 걸렸다. 설치 작품 '새 만다라'엔 신달자의 시가, 오방색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일륜월륜(日輪月輪)'엔 문태준의 시가 걸렸다. 눈길 닿는 곳곳이 시요, 그림이요, 자연이다. 김춘수와 유치환과 전혁림이 누볐던 그 시절 통영처럼. 12월 31일까지. (031)282-8856
쪽빛 바다에 오밀조밀 고깃배와 알록달록 집들을 촘촘히 풀어놓은 전혁림의 대표작 '통영항'(2005) 옆엔 정현종 시인이 지은 시 '바다의 메아리'가 걸렸다. 설치 작품 '새 만다라'엔 신달자의 시가, 오방색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일륜월륜(日輪月輪)'엔 문태준의 시가 걸렸다. 눈길 닿는 곳곳이 시요, 그림이요, 자연이다. 김춘수와 유치환과 전혁림이 누볐던 그 시절 통영처럼. 12월 31일까지. (031)282-8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