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9.07 09:46
20세기 클래식 음악을 상징하는 스트라빈스키의 발레곡 '봄의 제전'에 맞춰 '로봇'으로 불리는 분사기들이 백색 가루를 끊임없이 내뿜는다.
무대 전면 전체가 비닐로 막혀 있어 관객들에게 가루가 날릴 염려는 없다. 다만 기계들이 가루를 종종 비닐을 향해 쏘아 깜짝 놀랄 순간은 있다.
발레 속 무용수들의 원시적인 기운을 내뿜는 안무는 로봇들의 규칙적이면서 기계적인 안무로 치환됐다. 가루가 날리는 날리는 다양한 형상마저도 춤의 한 종류로 보인다.
공식 개막 전 4일 오후 광주광역시 송하동 CGI센터에서 미리 관람한 '봄의 제전'은 스팀펑크를 통한 제물 의식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거장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56)은 파격 발레의 상징으로 통하는 '봄의 제전'을 또 다른 파격으로 재해석했다. 발레 '봄의 제전'은 이교도의 제물의식을 다룬다. 봄의 신을 위해 산 제물, 즉 소녀를 바치는 의식이다.
카스텔루치는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21세기 맞게끔 작품을 탈바꿈시켰다. 기계들의 움직임이 끝나고 자막을 통해서야 알게 되는 백색가루의 정체는 골회(滑灰)다.
인산칼슘과 탄산칼슘으로 된 흰색 또는 노란색 소뼈를 태워 만든 가루다. 공연을 위해 카스텔루치에 한국에 보낸 골회의 양은 총 6톤. 소 75마리의 뼈의 양이다.
완벽히 살균 처리가 된 소뼈와 증기기관을 연상케 하는 분사기로 치르는 제물 의식은 마치 한편의 스팀 펑크를 보는 듯했다.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과거 또는 그런 과거가 발전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물이 스팀펑크다.
이 장르물은 디스토피아에 대한 문제 의식을 녹여 내는데 언어와 사람 없이 기계로만 치르는 카스텔루치 식 제물 의식 역시 인간 문명에 대한 또 다른 성찰을 갖게끔 한다. 기계의 냉소적인 안무와 자막을 통한 골회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방역복을 입고 골회를 치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또는 익숙한 모습처럼 느껴진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시인 황지우의 시 '뼈아픈 후회'가 떠올랐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니진스키가 안무한 '봄의 제전’은 1913년 초연 당시 전위적인 내용과 구성 때문에 객석에서 소동이 일어날 정도였다. 유럽에서 가장 큰 공업지대였던 2013년 독일 서부 루르 지방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그 정신을 계승할 만하다.
세계에서는 세번째·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작품을 선보인 김성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예술감독은 "연극 뿐 아니라 독특한 화법으로 오페라 등의 시각예술에까지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며 "그의 작품은 '뉴시어터'로 명명될 정도로 새롭다"고 말했다. 음악은 그리스 출신의 지휘자인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뮤지카테르나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준비 10년 만에 올해 말 정식 오픈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페스티벌'의 하나다. 러닝타임 50분. 5~7일. 5만원. 1899-5566
무대 전면 전체가 비닐로 막혀 있어 관객들에게 가루가 날릴 염려는 없다. 다만 기계들이 가루를 종종 비닐을 향해 쏘아 깜짝 놀랄 순간은 있다.
발레 속 무용수들의 원시적인 기운을 내뿜는 안무는 로봇들의 규칙적이면서 기계적인 안무로 치환됐다. 가루가 날리는 날리는 다양한 형상마저도 춤의 한 종류로 보인다.
공식 개막 전 4일 오후 광주광역시 송하동 CGI센터에서 미리 관람한 '봄의 제전'은 스팀펑크를 통한 제물 의식이었다.
이탈리아 출신 거장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56)은 파격 발레의 상징으로 통하는 '봄의 제전'을 또 다른 파격으로 재해석했다. 발레 '봄의 제전'은 이교도의 제물의식을 다룬다. 봄의 신을 위해 산 제물, 즉 소녀를 바치는 의식이다.
카스텔루치는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21세기 맞게끔 작품을 탈바꿈시켰다. 기계들의 움직임이 끝나고 자막을 통해서야 알게 되는 백색가루의 정체는 골회(滑灰)다.
인산칼슘과 탄산칼슘으로 된 흰색 또는 노란색 소뼈를 태워 만든 가루다. 공연을 위해 카스텔루치에 한국에 보낸 골회의 양은 총 6톤. 소 75마리의 뼈의 양이다.
완벽히 살균 처리가 된 소뼈와 증기기관을 연상케 하는 분사기로 치르는 제물 의식은 마치 한편의 스팀 펑크를 보는 듯했다. 증기기관과 같은 과거 기술이 크게 발달한 가상의 과거 또는 그런 과거가 발전한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물이 스팀펑크다.
이 장르물은 디스토피아에 대한 문제 의식을 녹여 내는데 언어와 사람 없이 기계로만 치르는 카스텔루치 식 제물 의식 역시 인간 문명에 대한 또 다른 성찰을 갖게끔 한다. 기계의 냉소적인 안무와 자막을 통한 골회에 대한 설명이 끝난 뒤 방역복을 입고 골회를 치우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한 또는 익숙한 모습처럼 느껴진다.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시인 황지우의 시 '뼈아픈 후회'가 떠올랐다.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니진스키가 안무한 '봄의 제전’은 1913년 초연 당시 전위적인 내용과 구성 때문에 객석에서 소동이 일어날 정도였다. 유럽에서 가장 큰 공업지대였던 2013년 독일 서부 루르 지방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그 정신을 계승할 만하다.
세계에서는 세번째·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작품을 선보인 김성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예술감독은 "연극 뿐 아니라 독특한 화법으로 오페라 등의 시각예술에까지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며 "그의 작품은 '뉴시어터'로 명명될 정도로 새롭다"고 말했다. 음악은 그리스 출신의 지휘자인 테오도르 쿠렌치스가 이끄는 뮤지카테르나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준비 10년 만에 올해 말 정식 오픈하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 페스티벌'의 하나다. 러닝타임 50분. 5~7일. 5만원. 1899-5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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