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27 00:42
[문화 혁신의 기원을 가다]
[크리에이티브 로드] [7] 첨단기술과 예술의 만남브레겐츠 페스티벌
브레겐츠 예술감독 소보트카

"브레겐츠 페스티벌의 특색은 호숫가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알프스 산맥 아래 콘스탄스 호수는 오페라를 접하기에 가장 멋있는 곳이다. 물론 빈 국립오페라에서 올리는 (정통) 오페라와는 다르다. 오페라에 새로운 관객을 계속 끌어들이는 게 목표다. '와우, 오페라는 멋있는걸' 하며 다시 극장을 찾을 수 있도록."
브레겐츠 페스티벌은 올 초 새 사령탑을 맞았다. 2004년부터 페스티벌을 이끌던 연출가 데이비드 파운트니 대신 예술경영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소보트카(50)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했다. 소보트카는 베를린 국립오페라 오페라 디렉터와 린츠 극장장을 거쳤다. 그는 "3년 전부터 지휘자 파올로 카리냐니와 연출가 마르코 아르투로 마렐리와 함께 브레겐츠 페스티벌에 어떤 작품을 올릴까 의논하다 '투란도트'로 정했다"고 했다. "음악이 강렬하고 화려하잖아요. 스토리도 흥미진진하고. 무엇보다 가장 유명한 아리아 '네순 도르마'(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있으니까요. 의견이 일치했어요."
소보트카 감독은 "야외 오페라는 무엇보다 강렬한 이미지의 무대 세트가 필요하다. 구상부터 따지면 3년이 걸렸고, 세트를 세우는 데만 1년이 걸렸다. 전작인 '마술피리' 세트를 다 해체하고, 기초부터 새로 만들었다"고 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투란도트'를 고른 이유가 중국 관광객 '유커'(遊客)를 노린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많이 왔으면 좋겠는데…"라며 웃었다.
브레겐츠 오페라에서 성악가들이 마이크를 사용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소보트카 감독은 "목소리를 바꿀 순 없다. 실력 있는 성악가가 아니면 아무리 마이크를 써도 좋은 소리가 안 나온다. 소리가 자연스럽게 들릴 만큼만 키운다"고 했다. "브레겐츠의 음향 시스템은 매우 정교하다. 청중에게 가장 정확한 소리가 들리도록 설계돼있다. 야외에선 이런 음향 시스템이 없으면 제대로 음악을 들을 수 없다."
다음 작품을 물었다. "푸치니 '카르멘'. 이미 시작했다. 카스퍼 홀튼(영국 로열오페라 오페라 디렉터)이 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