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샤 마이스키 "연주는 마음으로 해야죠"

  • 뉴시스

입력 : 2015.08.18 09:50

딸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와 함께
'첼로계의 음유시인'으로 통하는 첼리스트인 미샤 마이스키(67)가 2년 만에 첼로 리사이틀을 연다.

구소련의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 입상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비에트 연방의 부당한 체포로 수용소에 2년간 감금되고 2달 간 정신병원에 수용되기도 했다.

극적인 젊은 시절은 그의 예술혼으로 승화됐다. 뛰어난 기교와 더불어 느껴지는 생명력과 자유로움이 그것이다. 특히 인간미가 느껴지는 음색이 일품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바흐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 데 파야 스페인 민요모음곡, 피아졸라의 르 그랑 탱고 등 첼로 음악의 정수를 경험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마이스키가 가장 편안한 파트너라고 이야기한 그의 딸이자 피아니스트인 릴리 마이스키(28)와 함께 한다.

1988년 3월 첫 내한공연한 이후 벌써 20번째로 한국을 찾는다. 서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인 그는 한국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연주자다.

마이스키는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를 통해 진행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연주한다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라고 설렘을 표시했다. "오랜 시간 한국에서 공연하며 저는 한국관객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왔어요. 그래서 항상 기대가 된다"는 것이다. "연주는 생각과 악기보다는 마음으로부터 해야 한다"고 진심으로 말하는 그를 한국 팬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 이번 공연이 기존 공연과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누군가 항상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전 항상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제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고 심지어 모국어인 러시아어로도 곡에 대한 해석을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죠.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저의 해석이 가장 잘 전달되는 언어는 음악이에요. 그래서 저는 이번 프로그램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 감정, 사랑, 해석 등을 단어로서가 아닌 음악을 통해 말씀드렸으면 합니다."

-이번에는 따님 릴리와 함께 내한합니다 .한국에서는 2009년 처음 따님과 협연하셨고 2011년에는 릴리 그리고 아드님인 샤샤까지 함께 했었죠. 자녀분들과 함께 한 기존의 한국 공연은 어땠습니까? 릴리가 이번 공연에 대해 전한 말이 있나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첼리스트라고 말한 것은 아르헤리치 뿐만 아니라 모스크바 음악원에 있을 때 라두 루푸, 그 이후 에브게니 키신, 랑랑, 넬손 프레이레 등 다른 위대한 피아니스트들과도 같이 연주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딸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죠. 딸이 태어난 순간부터 꿈이었기 때문이에요. 큰 아들 사샤가 2년 뒤 태어나고 바이올린을 배우며, 제 꿈은 현실이 됐죠. 인터뷰 이틀 전 릴리와 리사이틀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같이 연주하는데, 매번 너무 즐거운 경험이에요. 말로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지만, 오로지 저만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이며 꿈이 실현되는 순간들이죠. 그래서 이번 한국 공연에 딸과 함께 가게 돼 기뻐요."

- 자식 교육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있나요? 딸을 동등한 파트너 자격으로 여기는 것 같아 인상적이라서요.

"자식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식들이 독립하고, 독자적인 인간이 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꼭 음악가가 안되더라도,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그리고 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식에게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님과 함께 연주해 가장 큰 시너지는 무엇인가요?

"우선 릴리와 연주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죠. 제 생각에 릴리는 매우 감성적이고, 세심하고, 열정적인 음악가인 것 같아요. 릴리와 함께 할 한국에서의 공연이 기대되죠."

-바흐 비올라 다 감바 소나타, 쇼스타코비치 첼로 소나타, 부르흐의 콜 니드라이, 데 파야 스페인 민요모음곡, 피아졸라의 르 그랑 탱고 등 이번에 프로그램 구성도 굉장한데요.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무엇입니까? 이곡들을 연주하기에 첼로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제가 연주하는 모든 곡에 애착이 가요. 만약 곡에 애착이 없으면, 저는 그 곡을 연주하지 않죠. 제 목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주를 하는 것인데, 진심으로 사람들의 귀와 생각뿐 아니라 마음에 다가가려면 음악이 연주자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주는 생각과 악기보다는 마음으로부터 해야 해요. 그 말은 곧 사랑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죠. 그것이 바로 뛰어난 연주자와 위대한 아티스트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의 극적인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회자됩니다. 음악 인생에, 개인적인 인생에 여전히 영향을 미치겠죠?

"당연하죠. 인생에서 겪은 모든 경험은 성격, 음악 등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별히 극적인 이야기는 더욱 인생에 영향을 미치죠. 하지만 제 인생에서 일어난 어떠한 일도 후회하지 않아요. 아니, 사실 감사한 일 같아요. 얼마나 힘들었느냐를 떠나서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죠."

-'첼로계의 음유시인'이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나요?

"굉장히 감사하죠. 하지만 별명이라는 것은 너무 한 면만 강조하는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위대한 음악가는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음악가를 특별하게 만드는 비법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것이 음악으로 정의를 이루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해요."

-예전과 달리 첼로 음색이 변한 게 있나요? 그에 따라 주로 연주하는 곡이 달라지기도 합니까?

"삶에서 모든 것은 변화하죠. 유일하게 안 바뀌는 건 음악가로서 목표일뿐이에요. 저는 음악도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생각해요. 그 어떤 것도 예전과 똑같지는 않죠. 곡을 연주하는 사람, 관객, 공연장,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음악은 계속 바뀝니다. 제 음악적 관점도 역시 변화를 했지만, 이것은 한 순간에 바뀐 것이 아니죠. 천천히 변화는 진화과정 같은 것이에요."

9월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서울 공연 전후로 8월29일 오후 3시 안산문화예술의전당, 9월4일 오후 8시 울산 현대예술관 무대에도 오른다. 4만~12만원. 크레디아 클럽발코니.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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