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8.11 23:55
국내에서 일렉트로니카(EDM)의 인기는 이제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월드디제이 페스티벌, 울트라뮤직 페스티벌, 센세이션 등 세계적인 EDM 공연이 한국에서 줄줄이 벌어지고 있다. 조금 뜬다는 클럽에 가보면 EDM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오죽하면 EDM을 틀지 않는 점을 차별화로 내세운 페스티벌까지 등장했다.
EDM의 인기는 비단 한국에 국한된 현상은 아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EDM의 한 장르인 라운지(Lounge)는 각 나라의 전통 음악들과 현대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져 어쿠스틱과 디지털이 융합된 고유한 개성과 깊은 색깔을 갖는다. 인도, 네팔, 베트남, 터키, 아일랜드 등 우리에게는 생소한 여러 나라의 민속음악들이 EDM 장르에 담겨 대형 뮤직 페스티벌의 메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런 라운지 음악들은 공연장을 벗어나 쇼핑몰, 카페, 공원 등 도심 곳곳으로 확산되어 대중화,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부다바(BUDDHA BAR)와 호텔코스트(Hotel Costes)같은 대표적인 라운지 앨범들은 3천만 장 이상의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국내 최초 라운지 국악 음반 '모던 한(MODERN 韓)'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의 전통 음악은 동양 음악의 정수라 일컬어지면 월드뮤직의 한 장르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치에 비해 세계 음악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지극히 낮은 편이다. '모던 한'은 민족음악이 아닌 월드뮤직으로서의 국악의 가능성을 실험하고자 국내 최정상급 전통 예술 아티스트 8인이 의기투합했다.

기획과 제작, 녹음까지 모두 앨범 이름과 같은 '모던한(대표 조인선)'이 진행한다. 150명 이상의 전통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 중인 전통예술 기획사로서 한복, 한식, 전통주, 전통공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종의 한국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
국악을 모태로 했다곤 하지만, 지루한 과거의 음악은 아니다. 한국 전통 국악기들과 EDM이 어우러진 음반으로 각 나라의 전통 음악과 EDM의 조화로 세계적인 라운지 앨범들과 경쟁하려는 게 최종 목표다.
앨범은 라운지 그루브를 우리만의 소리로 고급스럽게 재해석해 구성했다. 판소리, 피리, 아쟁, 가야금, 대금, 거문고, 타악, 해금까지 총 8개의 전통악기로 구성되어 다채로운 한 편 신선하다. 우리의 소리만으로도 이런 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놀라게 된다.
참여한 아티스트들의 면면만 봐도 앨범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잠비나이, 숨, AUX 등 국내 정상급 국악 밴드들과의 협업으로 기획에만 반년 이상이 걸렸다. 국내외 유명 뮤지션과 전문가들의 사전 평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 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되는 요즘, 앨범 발매 후의 이들의 활동도 기대된다. 현재 독일에서 최종 마스터링 작업 중이며,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 함께 선보이게 된다. 앨범 발매는 9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