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형제의 밤' 조선형 연출 "고난 속에도 밝음이 있죠"

  • 뉴시스

입력 : 2015.07.22 14:37

2인 연극 '형제의 밤'에서 특기할 점은 재혼가정, 입양, 샴쌍둥이 등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작품의 분위기가 어둡지 않다는 것이다.

김봉민 작가의 사실적이면서 재치 있는 극작, 젊은 극단 으랏차차스토리 조선형 대표의 천연덕스러운 연출 덕분이다.

특히 4수 끝에 들어간 명문대와 어학연수를 거쳐 라디오 PD를 꿈꾸며 언론고시를 준비 중인 '이수동', 사업 밑천으로 가족에게 빚더미를 안겼으나 매사 긍정적인 성격으로 곱창집을 이끌어가는 '김연소'의 투닥거림이 극을 밝게 이끈다.

조선형 연출은 2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형제의 밤'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에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일상이 그렇지(우울하지) 않을 때가 있다"면서 "(어두운 일이 있을 때도) 소소한 관계에서 묻어나오는 밝음을 다루려고 했다"고 밝혔다.

조 연출은 이를 위해서는 극의 리듬과 템포가 중요하다고 했다. "사실 형제 둘이 서로를 열 받게 만들잖아요. 그럴 때는 극이 빠르게 전개되는데 (극이 시작되기 직전 사고로 돌아가신 것으로 설정된)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거나 기쁜 이야기가 나올 때면 극을 잡아가려고(늦춰가려고) 했어요. 그러면서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거죠. 그런 부분이 일상적이라고 생각했고 소소한 관계를 살리려고 했죠." 각자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 서로의 부모가 재혼하면서 형제가 된 두 사람의 어느 하룻밤을 다룬다. 부모의 죽음으로 둘을 이어주는 매개체는 사라지지만 여전히 끈끈하게 결속된 모습을 그린다.

조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연소가 복분자를 와인이라고 믿으면 와인이 되고, 돼지 곱창도 소곱창이라고 믿으면 소곱창이 된다고 하는데 우리도 믿으면 달라진다고 생각해요. 믿음이 무너지면 어떤 관계도 끝이 나죠. 지금 이 시대는 믿음이 사라진 시대인데 소통과 관계에 대한 믿음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어요. 피 하나 섞이지 않고 원수였던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통해 다 같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죠."

2013년 초연한 연극으로 이번 무대는 배우 조재현이 이끄는 수현재컴퍼니의 프로젝트 '위드(WITH) 수현재' 두 번째 작품 자격으로 오른다.

'위드 수현재' 시리즈는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사라져 가는 우수 작품을 개발,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려는 취지로 기획됐다. '형제의 밤'은 호평에도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악재로 많은 관객들과 만나지 못했다.

"이번에 공연하는 수현재씨어터에서 몇 번 연극을 봤는데 너무 좋은 극장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에 공연을 하게 돼 기쁘고 무엇보다 수현재컴퍼니와 공동 제작을 하게 돼 감사하죠. 보다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까요. 세월호 사건이 터지면서 일주일 만에 공연을 접어 통장의 잔고가 마이너스가 됐고 최근에는 공연 오픈 이틀 만에 메르스가 터졌죠. 물론 지원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지만 정부가 지원을 해주신다고 하셨으니 그 부분이 골고루 잘 퍼졌으면 해요."

대학로에 10여 년 넘게 있었다는 조 연출은 "연극을 한다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대중 사이에서 연극 붐이 일어났으면 한다"면서 "무대라는 특수성에 매력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조 연출은 권오율과 함께 이수동도 직접 연기한다. 김두봉과 이교엽이 김연소를 나눠 맡는다. 8월2일까지 수현재씨어터. 러닝타임 90분. 3만원. 수현재컴퍼니. 02-766-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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