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날, 믿고 보여주는 우리 아이 위한 名品 연극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5.07.22 00:50

[아동극 '아시테지 축제' 개막]
韓·日·캐나다·이스라엘 등 13편… 올해는 스페인 작품 세 편 초청

아이들을 다시 공연장에 데리고 갈 때다. 부모와 아이 모두 믿고 찾아갈 수 있는 '명품 공연 축제'가 찾아왔다. 21일 개막한 국내 최대 규모 아동·청소년 연극 축제인 제23회 '아시테지(ASSITEJ·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국제여름축제'다. 올해는 한국·스페인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스페인 작품 세 편이 초청됐다. 13편의 작품을 관람 연령별로 나눠 살펴본다.

초급: 장난감과 함께 이야기를

'디스, 댓 1'(한국·호주)은 만 2~5세 유아를 대상으로 비언어 신체극과 인형극을 통해 예술가들의 창작 과정을 보여준다. 만3세 이상 연극으로는 붓, 빗자루, 주전자 같은 주변 모든 것이 장난감이 되는 '평강, 공주와 온달, 바보'(한국), 친근하고 귀여운 인형들이 옴니버스극을 펼치는 '오모시로 인형극장'(일본)이 있다.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공연하는 캐나다 작품 ‘트롤손 할아버지’ 사진
제23회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서 공연하는 캐나다 작품 ‘트롤손 할아버지’. /아시테지코리아 제공

공식 개막작인 '파피루스'(스페인)는 만4세 이상 연극이다. 전쟁 중에 우연히 만난 남녀가 서로 믿고 성장하는 이야기로, 종이를 접고 그림을 그리면서 세상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한다. 같은 연령대 작품인 '트롤손 할아버지'(캐나다)는 독특한 가면을 쓴 배우들이 나와 돌림노래와 슬랩스틱 코미디, 즉흥 연기를 보여준다.

중급: 점토 인형에서 채플린까지

'돈키호테'(한국·만5세 이상)는 돈키호테를 꿈꾸는 온갖 산초들의 모험담을 아이들의 시각으로 풀어냈다. '아 마노―손으로'(스페인·이하 만6세 이상)는 빠른 손놀림으로 만들어내는 정교한 점토 인형들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달래이야기'(한국)는 배우와 한몸인 듯 펼치는 섬세한 관절 인형의 연기가 한국적 색채와 함께 감동을 준다.

고전 무성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찰리 채플린의 키드'(스웨덴)는 떠돌이와 고아가 만나 희망과 격려를 전하는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공을 놓고 왁자지껄하게 펼치는 축구 연극 '인비저볼'(이스라엘)과 비좁은 상자 집에서 부대끼는 두 친구를 보여주는 '내로우'(벨기에)는 모두 배우들이 온몸을 던져 펼치는 연극으로, 어른 관객도 몰입해서 볼 수 있다.

고급: 그림자극과 거리극에 흠뻑

미하엘 엔데 원작의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독일·만7세 이상)은 노쇠(老衰)와 불사(不死) 같은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동화처럼 풀어낸 그림자극이다. 길거리에 귀여운 기린들이 나타나도 놀라지 마시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펼쳐지는 '앙코르 홀라! 기린!'(스페인)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쾌한 거리극이다.



▷8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라트어린이극장 등. (02)745-58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