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6.23 14:20
절정은 시인 김수영의 대표 시인 '풀'에 멜로디를 붙인 '풀이 눕는다'를 노래하는 배우들의 울분이었다.
민중의 애달픔과 애국의 충정, 나라를 잃은 한 등이 뒤엉켜 드라마틱한 선율을 만들어냈는데 뮤지컬 '아리랑'의 '대하 드라마' 기운이 내뿜어졌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 역의 안재욱의 연기는 절절했고, 수난의 나날들을 이겨내는 '옥비'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의 히로인 이소연의 창은 한으로 충만했으며, 앙상블들의 합은 웅장함을 더했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창작 뮤지컬 '아리랑'의 기대 넘버들이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인터파크씨어터 '월요쇼케이스'에서 베일을 벗었다.
연출 고선웅이 지문을 읽는 '리딩 공연' 식으로 약 20곡 가량을 들려줬는데 억지로 티 내지 않으면서도 서정성과 함께 한국적인 선율과 리듬이 잘 어우러졌다. 기존 뮤지컬의 주 넘버의 특징인 클래식함도 묻어났다.
물론 이날 반주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약식이었다. 피아노 하나로 반주한 곡들이 대대수였고 간간이 북, 장구 등이 치고 들어왔다.
그럼에도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연출 손진책)로 이름을 알린 작곡가 김대성의 곡들은 귀에 쏙쏙 박혔다. 이날 쇼케이스 첫 곡으로 흘러나온 '진달래 사랑'은 밝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서정성을 머금었고, 나라 잃은 슬픔을 한 가득 담은 '탁탁'은 절절했으며, 유린당한 수국이 수치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데 그녀를 사랑하는 득보가 이를 말리는 장면의 '꽃이여'는 애달팠다.
출연하는 40여 배우가 모두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작품답게 앙상블들의 탄탄한 실력이 느껴진 '어떻게든', 배우들의 대결 구도로 긴장감이 극에 달한 '아의 아리아', 이소연의 절창이 돋보인 '사철가', 이육사의 시와 김수영의 시를 녹여낸 '절정'은 또 다른 송수익인 서범석의 뽑아내는 가창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같은 역이라도 배우들의 특징에 따라 캐릭터의 색깔이 달라졌다. 서범석의 송수익은 좀 더 의젓하고 안재욱의 송수익은 좀 더 지적이었다.
일제의 앞잡이 역을 하는 양치성 역의 김우형은 좀 더 열등감에 시달렸고, 김우형과 함께 양치성을 연기하는 카이(정기열)의 이 캐릭터는 좀 더 분노했다.
고난과 유린의 세월을 몸소 감내하는 수국 역의 윤공주와 임혜영은 여성스러움과 소녀스러움으로 나눠졌고, 수국의 사랑 득보 역의 뮤지컬배우 이창희와 연극배우 김병희는 순수함과 순박함으로 구별됐다.
극의 중심이 되는 '감골댁' 역의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중앙에 서 있는 것만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혀" "~재" 등의 사투리로 끝나는 넘버의 노랫말 어미는 정겨우면서 운율감이 느껴졌다.
12권의 소설 속 아픔의 역사는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약 2시간30분 안에 압축될 예정인데 이날 선보인 분량은 1시간 남짓. 그럼에도 송수익과 양치성의 갈등이 비교적 잘 드러났다.
'각색의 귀신'으로 통하는 고선웅 연출의 작법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그는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 하는 '애이불비(哀而不悲)'를 녹여낼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무려 1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인터파크씨어터 '월요쇼케이스'는 기획사와 관객이 부담 없이 만나는 자리로, 티켓 값(5000원)이 저렴하지만 쇼케이스인데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공연제작사인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 겸 대표 프로듀서는 "(뮤지컬이 젊은 관객 위주라) 누가 '아리랑'을 볼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컴퍼니 중 이런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곳이 2, 3군데 밖에 안 된다"면서 "잘 만들어서 후임 프로듀서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뮤지컬 '시카코'를 미리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카고'는 신시컴퍼니의 간판 라이선스 뮤지컬로 무대에 올릴 때마다 흥행에 성공, 이 회사가 창작 뮤지컬로 입은 손해를 만회해줬다. 이번에는 오리지널 내한공연 팀으로 8월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선웅 연출은 박명성 대표 프로듀서에 대해 "전차처럼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하신 멋진 분"이라고 했다.
이날 쇼케이스의 마지막은 모든 배우들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면서 마무리됐다. 다들 한에 젖다 흥에 겨워 몸을 들썩거리는 모습에 '애이불비'가 절로 느껴졌다.
뮤지컬 '아리랑' 7월11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만~13만원. 신시컴퍼니·LG아트센터. 02-2005-0114
민중의 애달픔과 애국의 충정, 나라를 잃은 한 등이 뒤엉켜 드라마틱한 선율을 만들어냈는데 뮤지컬 '아리랑'의 '대하 드라마' 기운이 내뿜어졌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쓰는 의식 있는 양반 '송수익' 역의 안재욱의 연기는 절절했고, 수난의 나날들을 이겨내는 '옥비' 역을 맡은 국립창극단의 히로인 이소연의 창은 한으로 충만했으며, 앙상블들의 합은 웅장함을 더했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창작 뮤지컬 '아리랑'의 기대 넘버들이 22일 오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인터파크씨어터 '월요쇼케이스'에서 베일을 벗었다.
연출 고선웅이 지문을 읽는 '리딩 공연' 식으로 약 20곡 가량을 들려줬는데 억지로 티 내지 않으면서도 서정성과 함께 한국적인 선율과 리듬이 잘 어우러졌다. 기존 뮤지컬의 주 넘버의 특징인 클래식함도 묻어났다.
물론 이날 반주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약식이었다. 피아노 하나로 반주한 곡들이 대대수였고 간간이 북, 장구 등이 치고 들어왔다.
그럼에도 가무악극 '화선 김홍도'(연출 손진책)로 이름을 알린 작곡가 김대성의 곡들은 귀에 쏙쏙 박혔다. 이날 쇼케이스 첫 곡으로 흘러나온 '진달래 사랑'은 밝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서정성을 머금었고, 나라 잃은 슬픔을 한 가득 담은 '탁탁'은 절절했으며, 유린당한 수국이 수치심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데 그녀를 사랑하는 득보가 이를 말리는 장면의 '꽃이여'는 애달팠다.
출연하는 40여 배우가 모두 주인공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작품답게 앙상블들의 탄탄한 실력이 느껴진 '어떻게든', 배우들의 대결 구도로 긴장감이 극에 달한 '아의 아리아', 이소연의 절창이 돋보인 '사철가', 이육사의 시와 김수영의 시를 녹여낸 '절정'은 또 다른 송수익인 서범석의 뽑아내는 가창이 돋보였다.
무엇보다 같은 역이라도 배우들의 특징에 따라 캐릭터의 색깔이 달라졌다. 서범석의 송수익은 좀 더 의젓하고 안재욱의 송수익은 좀 더 지적이었다.
일제의 앞잡이 역을 하는 양치성 역의 김우형은 좀 더 열등감에 시달렸고, 김우형과 함께 양치성을 연기하는 카이(정기열)의 이 캐릭터는 좀 더 분노했다.
고난과 유린의 세월을 몸소 감내하는 수국 역의 윤공주와 임혜영은 여성스러움과 소녀스러움으로 나눠졌고, 수국의 사랑 득보 역의 뮤지컬배우 이창희와 연극배우 김병희는 순수함과 순박함으로 구별됐다.
극의 중심이 되는 '감골댁' 역의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중앙에 서 있는 것만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혀" "~재" 등의 사투리로 끝나는 넘버의 노랫말 어미는 정겨우면서 운율감이 느껴졌다.
12권의 소설 속 아픔의 역사는 감골댁 가족사 중심으로 약 2시간30분 안에 압축될 예정인데 이날 선보인 분량은 1시간 남짓. 그럼에도 송수익과 양치성의 갈등이 비교적 잘 드러났다.
'각색의 귀신'으로 통하는 고선웅 연출의 작법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그는 속으로는 슬프면서 겉으로는 슬프지 않은 체 하는 '애이불비(哀而不悲)'를 녹여낼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무려 10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인터파크씨어터 '월요쇼케이스'는 기획사와 관객이 부담 없이 만나는 자리로, 티켓 값(5000원)이 저렴하지만 쇼케이스인데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공연제작사인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예술감독 겸 대표 프로듀서는 "(뮤지컬이 젊은 관객 위주라) 누가 '아리랑'을 볼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컴퍼니 중 이런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 수 있는 곳이 2, 3군데 밖에 안 된다"면서 "잘 만들어서 후임 프로듀서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뮤지컬 '시카코'를 미리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카고'는 신시컴퍼니의 간판 라이선스 뮤지컬로 무대에 올릴 때마다 흥행에 성공, 이 회사가 창작 뮤지컬로 입은 손해를 만회해줬다. 이번에는 오리지널 내한공연 팀으로 8월8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고선웅 연출은 박명성 대표 프로듀서에 대해 "전차처럼 밀어붙이는 힘이 대단하신 멋진 분"이라고 했다.
이날 쇼케이스의 마지막은 모든 배우들이 '진도 아리랑'을 부르면서 마무리됐다. 다들 한에 젖다 흥에 겨워 몸을 들썩거리는 모습에 '애이불비'가 절로 느껴졌다.
뮤지컬 '아리랑' 7월11일부터 9월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6만~13만원. 신시컴퍼니·LG아트센터. 02-200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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