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 엘리엇 '황무지'가 창작국악 실내악으로

  • 뉴시스

입력 : 2015.06.11 10:06

TS 엘리엇의 시와 조선시대 한시, 옛 그림이 만나 사랑·일탈·자유를 염원하는 파격적인 창작국악 실내악으로 재탄생한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18~19일 서울 서초동 우면당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자들이 꾸미는 창작국악 실내악 공연 '나무 곁에 눕다2'를 선보인다.

6개의 실내악 팀으로 구성한 창작악단 연주자들이 시와 옛 그림 등 다양한 소재로부터 영감을 창작한 곡을 초연한다.

창작악단의 김준영(거문고)과 이지혜(가야금)는 194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계 영국 시인 TS 엘리엇의 '황무지'를 소재로 한 곡 '체스놀이'를 창작했다. 거문고와 가야금 두 악기를 통해 답답한 현대사회를 벗어나고자하는 고민을 그렸다.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의 대표 여류시인으로 손꼽히는 이옥봉의 한시 '몽혼(夢魂)'에서 영감을 얻은 서은영(가야금)은 진윤경(피리·생황), 서수복(타악), 김태정(타악)과 함께 힘을 모아 창작곡 '몽혼'을 완성했다. 임을 향한 그리움을 생황과 가야금의 선율로 전한다. 창작악단의 김정수(대금)는 참선(禪)을 찾아 수행하는 모습을 소와 동자에 비유해 10단계로 그린 그림인 '십우도(十牛圖)'에서 영감을 얻어 동명의 곡을 만들었다. 황영남(타악)과 이지언(가야금) 등이 함께한다. 인간 본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동양적인 색채의 음악으로 풀어낸다.

이번 공연은 전통 국악 원형을 활용한 음악적 실험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화연, 최혜림 두 명의 아쟁 연주자가 선보이는 '그리다'는 아쟁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테크닉을 선보인다. 12현 대아쟁을 활용해 육자배기의 느릿한 장단부터 빠른 장단의 변화를 통해 곡의 흐름에 긴장감을 더했다.

'거믄바다'는 동해안 별신굿에 착안해 무속음악 특유의 장단에 노래 등이 어우러지며, '미로'에서는 전통 정악곡인 '상령산(上靈山)'을 활용해 바른 음악을 통한 현대인들의 희망을 그렸다. '미로'의 피리연주에는 전자 사운드 이펙터를 활용, 인위적인 소리로 왜곡시켜 복잡한 현대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지난해 '나무곁에 눕다' 공연을 통해 창작 곡을 선보여 호평 받은 바 있다.

티켓 예매는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www.gugak.go.kr) 또는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에서 가능하다. 1만~2만원.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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