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다솔 " 아직 연주에 만족할 나이 아니죠"

  • 뉴시스

입력 : 2015.06.02 09:32

"피아니스트 김다솔이라는 하나의 인격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작품들을 골랐죠."

섬세한 표현력으로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한 김다솔(26)은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데뷔 앨범 '다솔 김 플레이스 슈만(Dasol Kim Plays Schumann)'에 대해 이처럼 밝혔다.

"슈만이라면 제게 가장 가깝게 다가오는 작곡가 중 한 명이에요. 이번 앨범에 실린 세 작품은 저와 아주 오래 함께한 작품들이기도 하죠.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매력을 가졌는가를 표현하고, 동시에 김다솔이 어떤 사람인가도 표현하고 싶었어요."

앨범에는 서정적인 선율이 돋보이는 '아라베스크'를 비롯해 다양한 감정이 돋보이는 '유모레스크', 유연성이 극대화된 '크라이슬레리아나' 전곡이 실렸다.

'아라베스크'는 작지만, 보석 같은 작품이라고 칭한 김다솔은 "과장됨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단순한 선율과 화성 진행에 꾸밈음과 붓점 리듬의 매력을 빌려 아라비안 이미지를 표현해낸 슈만의 천재성을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슈만의 음악은 아주 감성적이에요. 본인 스스로도 개인의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작곡가죠. 많은 감정들이 한 작품 안에 존재하고 예고 없이 감정이 극대화가 될 때도 많죠. 그러한 감정을 표현하면서 테크닉적으로도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어요. 슈만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읽고 접하기도 하면서 당시의 배경을 파악하는 과정이 많이 도움이 됐죠."

김다솔은 이와 함께 예술의전당에서 첫 독주회도 연다. 15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 시인에 대한 사색'을 펼친다.

"예술의전당에서는 그 동안 교향악축제, 코리안 심포니 정기연주회, 뉴욕 필 내한공연 등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큰 프로젝트를 해왔던 곳인데 이번에 혼자서 무대를 꾸미게 될 예정이라 스스로도 많이 설레네요."

이번 앨범을 통해 피아니스트로서 지워지지 않을 첫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것 같다고 했다. "그것 하나만으로 피아니스트 김다솔에게는 큰 포인트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제게 가장 가까운 작품들, 너무나 가까워 오히려 무대 위에 자주 올리지 않았던 작품들을 이번 앨범과 공연을 통해 청중들에게 들려드리는 것이라 제 개인적인 삶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부산 출신인 김다솔은 만 11세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피아니스트 임종필을 사사했으며 만 16세 때 독일로 가 라이프치히 국립 음대에서 게랄드 파우트에게 배웠다. 현재 하노버 국립 음대에서 아리에 바르디를 사사하고 있다. 금호 영재 출신으로 2013년에는 금호아트홀에서 선정한 첫 '상주음악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로서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단번에 말하겠지만, 그간 삶이 만족스럽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연주에 만족을 하지 않도록 늘 스스로 훈련을 하다 보니 그런 성격이 내 전체 삶에 조금은 영향을 미치게 되죠. 사실 인생을 만족스럽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할 나이는 아닌 것 같아 조급하지는 않아요."

콩쿠르 우승을 했을 때도 만족을 하지 않았고, 단 한번도 공연을 끝내고 연주가 좋았다고 만족을 해본 적도 없다고 했다. "많은 것을 해내온 것이 뿌듯하기는 하지만 더욱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하지만 이토록 좋아하는 음악이 직업인 것은 엄청난 행운이죠."

감동적이라는 수식을 좋아한다. "많은 의미를 포함할 수 있고 어떤 방향으로서 말하는가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기 때문"이다.

연주를 잘하고, 음악을 정말 사랑한 피아니스트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간단하고 식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가장 어려운 것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김다솔 피아노 독주회: 시인에 대한 사색', 3만~5만원. SAC티켓.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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