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모범생들', 고등학교 찾아간 이유

  • 뉴시스

입력 : 2015.05.19 13:59

연극 '모범생들'만큼 고등학교 내부에 선보이기 좋은 작품은 없다.

특목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교육 현실을 다룬 이 연극의 김태형 연출을 비롯해 배우들이 18일 오후 서울 명륜동에 위치한 서울국제고등학교를 찾았다.

연극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뚤어진 교육 현실과 비인간적인 경쟁 사회의 자화상을 그린다.

인터파크의 신규관객 개발 프로젝트의 하나인 '찾아가는 드림스테이지'를 통해 '모범생들'팀 방문을 직접 신청한 서울국제고등학교는 연극이 그리는 잔인한 현실과 맞닿지 않는다.

그러나 진로, 꿈, 학업, 성적, 친구 등에 대한 고민은 어느 고등학생에게나 있는 법. 연극의 일부 장면 시연을 관람하고 배우들과 퀴즈를 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약 100명의 학생들은 막판 "힘겨웠던 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자신이 잘 하는 걸 어떻게 찾았나요?" 등의 질문을 김 연출과 배우들에게 던졌다.

과학고와 카이스트 출신 공학도에서 연출가로 진로를 바꾼 김 연출이 질문을 받았다. 과학고 1·2학년 시절 연극반에서 연출을 했다는 그는 "제가 만든 연극을 보는 관객들 반응이 인상적이었어요. 왜냐면 그간 (공부를 잘 하니) 다른 걸 잘할 필요가 없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연극을 통해서 제 예술적 활동을 인정받은 거죠. 자신의 재능은 그걸 할 때 즐거워야 해요. 공부가 재미 없으면 평생 할 수 없죠. 남들이 인정할 만한 학력이었지만 연극 연출을 하는 지금이 더 재미있어요. 20대까지는 공부 열심히 하며 재능을 찾고 30대 때 하고 싶은 걸 잘 하면 될 것 같아요."

외국어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모범생들'의 박성훈은 "학교에서 공부를 못했고, 고3이 돼서야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라며 웃었다.

자신들처럼 고민의 시간을 보냈던 인생 선배들의 답변에 학생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로에 인접한 학교라서 공연에 관심이 많았는데 장기자랑에서 뮤지컬 '모차르트!'의 넘버 '난 예술가의 아내다'를 부르는 학생도 있었다.

인터파크에서 매달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드림스테이지'는 배우와 제작팀이 공연장 밖으로 나가 관객이 있는 다양한 현장 속으로 들어가는 무대다. 네번째 행사인 '모범생들'처럼 공연의 성격에 맞게 찾아갈 곳을 선정한다.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의 캐릭터가 나오는 뮤지컬 '빨래'팀은 지난달 국내 1호 대기업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사회적기업 포스코휴먼스를 찾아가기도 했다.

인터파크씨어터 홍보팀 김선경 팀장은 "앞으로도 공연의 특색에 맞춰 다양한 관객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여러 이벤트를 기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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