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15 00:58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男女주인공 권인하·도원경]
現代史 배경의 주크박스 뮤지컬
'동백아가씨' '빗속의 여인' 등 각 시대 대표하는 30여곡 등장
"모든 걸 내려놓고 '꽃순이'가 될 거예요."(도원경)
'비 오는 날 수채화'의 권인하(56)와 '성냥갑 속 내 젊음아'의 도원경(42), 1990년대를 풍미했던 남녀 로커(rocker) 두 명이 창작 뮤지컬 무대에 섰다. 지난달 말 개막, 객석에 중장년 관객이 많이 보이는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이동준 작·연출)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배경으로, 시골에서 올라와 식모살이와 공장 일을 하는 주인공 '순이'와 대학을 나와 월남전에 참전하는 고향 오빠 '춘호'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다. '동백 아가씨' '빗속의 여인'부터 '잊혀진 계절'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등 장르를 넘나드는 각 시대의 노래 30여 곡이 삽입곡으로 등장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선보였던 이 작품은 이번 공연에서 더블 캐스트로 출연하는 새 주인공으로 권인하와 도원경을 영입했다. 가창력 부문에서 성능 좋은 엔진을 장착한 셈이다. 두 사람이 극의 절정에서 '오래전에'(권인하) '다시 사랑한다면'(도원경) 같은 자신들의 노래를 힘찬 음색으로 부를 때는, 평범한 사람들이 이룬 현대사의 편린이 대중가요의 가사와 극적으로 일치하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두 사람 모두 주크박스 뮤지컬 출연이 쉽지는 않았다. 20년 만에 뮤지컬에 출연한 권인하는 "동선(動線)을 계속 맞추면서 많은 대사를 외우기가 어려워서 극의 흐름을 중심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철없는 십대 소녀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인까지 폭넓은 연기를 해야 하는 도원경은 "아무래도 실제 경험이 없다 보니 엄마·할머니 역할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복면가왕'에 출연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권인하는 "30년 넘게 음악을 하다 보니, 이젠 '나 정도 되면 꼭 이런 무대에 서야 해'라는 생각을 버리게 됐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이 저를 보고 '저 아저씨가 도대체 누구지?'라고 의아해하는데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가 있나요."
여성 로커가 드문 시절 '여전사' 이미지가 강했던 도원경은 2012년 '마리아 마리아'주연으로 뮤지컬에 입문했고, 계속 뮤지컬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출연하게 됐다. "2009년 신곡을 낼 때 웃는 얼굴로 나왔더니 인상이 달라졌다며 '수술했느냐'는 말까지 나오더라고요. 이젠 좀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뮤지컬 '꽃순이를 아시나요' 25일까지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화암홀, 공연 시간 110분, (02)747-2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