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5.11 01:24
무악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역시 홍혜경(58)이었다. 지난 8일 예술의전당에서 올린 무악오페라의 '피가로의 결혼'에서 뉴욕 메트로폴리탄(메트) 오페라 간판 소프라노 홍혜경은 백작 부인을 불렀다. 메트에서 어린 소녀 바르바리나와 수잔나에 이어 백작 부인까지 '피가로의 결혼' 소프라노 배역 3개를 차례차례 거친 홍혜경의 대표 배역이었다.
침대에 앉아 식어버린 남편의 사랑을 한탄하며 부르는 2막 아리아 첫 대목은 소리가 흔들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홍혜경의 존재감은 뚜렷해졌다. 3막 초반의 유명한 아리아 '달콤하고 즐거웠던 시절은 어디로 갔나'에서 홍혜경은 호소력있는 목소리와 우아한 연기로 그가 어떻게 30년 넘게 메트의 주역 가수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침대에 앉아 식어버린 남편의 사랑을 한탄하며 부르는 2막 아리아 첫 대목은 소리가 흔들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홍혜경의 존재감은 뚜렷해졌다. 3막 초반의 유명한 아리아 '달콤하고 즐거웠던 시절은 어디로 갔나'에서 홍혜경은 호소력있는 목소리와 우아한 연기로 그가 어떻게 30년 넘게 메트의 주역 가수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하녀 수잔나와 함께 백작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작전을 꾸미며 부르는 3막 후반의 '편지의 이중창'에서도 홍혜경은 빛났다.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가 스피커를 통해 교도소에 틀어준, 그 아리아였다. 영화 속 아리아처럼 자유와 해방, 우아함이 느껴졌다.
내년 초 메트 데뷔를 앞둔 바리톤 심기환의 발견도 기억할 만하다. 주인공 피가로를 부른 심기환은 결혼식을 앞둔 아내 수잔나를 넘보는 알마비바 백작을 골탕먹이는 익살꾼이면서도 우직한 연인 역을 안정감있게 노래했다. 러시아 소프라노 류보프 페트로바(수잔나)와 바리톤 라이언 맥키니(알마비바 백작) 등 두 주역의 탄탄한 가창력과 연기, 바르바리나로 나선 최세정의 생기 발랄한 노래도 오페라의 완성도를 높였다. 당분간 만나기 쉽지 않을 것 같은 최고의 '피가로의 결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