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발레리나 김신영 "무대 맛 알았죠"

  • 뉴시스

입력 : 2015.04.27 10:07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24일 오후 서울 능동 유니버설발레단 앞 따뜻한 햇살아래 밝게 웃고 있는 김신영(선화예술학교 3년·15세) 양을 보면서 떠오른 말이다.

김 양은 최근 세계 최대 규모 주니어 발레 콩쿠르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outh America Grand Prix·YAGP)에서 대상을 받았다. "파이널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정말 예상 못했다"고 부끄러워하며 웃었다. "긴장이 많이 됐지만 오로지 제게만 집중했죠."

YAGP는 9세에서 19세에 이르는 무용 전공학도가 대상이다. 올해는 1200여 명이 최종 결선에서 경합했는데 김 양이 1위를 차지했다. 이 콩쿠르를 통해 배출된 발레 스타로는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수석무용수 서 희, 솔리스트 사라 래인,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 파리 오페라 발레단 에투알 마티아스 에이만 전 영국 로열발레단 수석무용수 세르게이 폴루닌 등이 있다.

김 양은 이번 대회에서 '노트르담의 꼽추'에서 영감을 얻은 발레 '에스메랄다' 중 솔로 바리에이션(화려한 기교의 독무)을 선보여 심사위원과 관객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받았다. 강렬한 눈매가 인상적인 김 양은 "선생님께서 제가 강렬하게 생겼다며 에스메랄다(집시)에 잘 어울리겠다고 골라주셨다"며 웃었다. "턴을 많이 돌아야 하고, 표정 연기가 중요해 힘들었다"고 했다.

김 양은 YAGP에서 우승한 뒤 영국 로열 발레학교와 잉글리쉬 내셔널 발레단 부속학교,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의 부속학교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스쿨(JKO)로부터 스칼라십 제의를 받았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꿈이던 영국 로열 발레학교를 골랐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리나인 알리나 코조카루가 영국 로열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기 때문이다. "그 분 때문에 어릴 적부터 영국에 가고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영어 공부에 한창이라는 김 양은 "친구들이 섭섭해하며 가지 말라고 한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김 양은 올해 9월 영국으로 떠난다.

취미로 7세 때 동네 문화센터에서 발레를 시작한 김 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발레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발레 공연을 본 뒤 발레리나가 예뻐서 발레를 하고 싶었던 게 아니에요. 발레 자체가 정말 좋고, 재미있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발레를 하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웃음)"

김 양은 유니버설발레단 주니어 컴퍼니 소속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차세대 발레 무용수들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지난 2월 오디션을 거쳐 일곱 명의 학생을 선발해 운영하고 있는데 김 양은 그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나타냈다.

유니버설발레단 관계자는 "김신영 양은 발레를 하기에 최적의 신체조건과 기량을 갖춘 재원으로 일찍이 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과 유병헌 예술감독으로부터 인정받은 유망주"라고 귀띔했다.

김양은 이번 콩쿠르로 무엇보다 자신감을 얻었다. "무대에 서는 것이 예전에는 많이 떨렸어요. 이번에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아보니 무대가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됐죠." 무대 맛을 알게 된 것이냐 묻자 "그렇다"면서 밝게 웃었다.

안무뿐 아니라 표정 연기가 중요한 발레 '지젤'에 가장 출연하고 싶다고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발레리나가 되고 싶어요. 그러려면 표현력이 중요하죠. 요새 매일 거울을 보면서 얼굴 표정을 연습 중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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