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23 03:00 | 수정 : 2015.04.23 04:59
[작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소프라노 황수미]
18일 부산시향 협연에서 호평… 힘있는 고음, 중저음 긴장 넘쳐
26일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지난 주말 부산시향이 연주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본 청중은 횡재한 느낌이었을 것 같다. 작년 세계적 권위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소프라노 황수미(29)가 전반부에서 청중의 혼을 쏙 빼놨기 때문이다. 리신차오가 지휘하는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세실리아',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내 이름은 미미', 구노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이 부르는 아리아 '꿈속에 살고파' 등 단 3곡을 불렀지만, 차세대 오페라 스타의 탄생을 예감하기엔 충분했다. 고음(高音)은 감성적이면서도 힘이 실렸고, 중저음에서도 시위를 당긴 활처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작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때 부른 다섯 곡도 음반으로 들어봤다. 푸치니 '투란도트' 하녀 류의 애절한 아리아 '주인님, 들어주세요'부터 묵직한 목소리에 담은 라흐마니노프 가곡 '샘물'까지 30분 남짓한 콩쿠르 실황은 완벽한 '프리마돈나'의 탄생이었다. 하지만 21일 만난 황수미는 고개를 저었다.
"준결승에서 순서가 밀려 밤 10시 반쯤 노래했어요. 목도 잠기고, 너무 못 불렀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없었습니다. 결승에선 무대에서 한 번도 안 불러본 노래가 3곡이나 되더라고요. 결승에 올라가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꼭 한번 불러보고 싶은 노래라고 생각해서 그냥 적어냈거든요. 그런데 정말 부르게 된 거예요." 하지만 심사위원도, 청중도 단박에 그의 가능성을 알아챘다.
황수미는 작년 9월부터 독일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노래한다. 콩쿠르 출전 이전인 4월에 합격했다. 극장 측도 황수미의 우승 소식에 다시 보게 된 모양이다. 갓 들어온 신입 단원에게 이례적으로 단독 리사이틀을 열어줬다. 입단 첫 시즌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여주인공 파미나, 푸치니의 '투란도트' 류, 비제 '진주조개잡이' 레일라, 헨델 '리날도'의 알미레나 같은 주역을 한꺼번에 맡았다.
"준결승에서 순서가 밀려 밤 10시 반쯤 노래했어요. 목도 잠기고, 너무 못 불렀다고 생각해서 자신이 없었습니다. 결승에선 무대에서 한 번도 안 불러본 노래가 3곡이나 되더라고요. 결승에 올라가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꼭 한번 불러보고 싶은 노래라고 생각해서 그냥 적어냈거든요. 그런데 정말 부르게 된 거예요." 하지만 심사위원도, 청중도 단박에 그의 가능성을 알아챘다.
황수미는 작년 9월부터 독일 본 오페라극장 전속 가수로 노래한다. 콩쿠르 출전 이전인 4월에 합격했다. 극장 측도 황수미의 우승 소식에 다시 보게 된 모양이다. 갓 들어온 신입 단원에게 이례적으로 단독 리사이틀을 열어줬다. 입단 첫 시즌에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여주인공 파미나, 푸치니의 '투란도트' 류, 비제 '진주조개잡이' 레일라, 헨델 '리날도'의 알미레나 같은 주역을 한꺼번에 맡았다.

황수미는 서울대 음대와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했고, 뮌헨 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이력만 보면 엘리트 코스만 평탄하게 달려왔다. "대학 다닐 때는 소리는 괜찮은데 잔떨림이 있어서 지적도 많이 받았고요, 잘한다는 얘길 못 들어봤어요. 성악가로서 성공할 자질이 있는 건지, 확신이 없었어요." 대학 졸업반 때 뮤지컬 배우 오디션에 나갔다가 떨어졌다. "이 길도 아니다 싶더라고요. 마지막으로 대학원에서 2년만 죽었다고 생각하고 덤벼보자고 했어요. 연습실에 처박혀서 노래만 부르고…."
대학 졸업하면서 서울시합창단에 들어갔다. 집안에서 도움받아 유학 갈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합창단원과 대학원 공부를 함께 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고, 2011년 10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황수미가 26일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슈베르트와 볼프, 알반 베르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라흐마니노프의 가곡으로만 꾸민 리사이틀이다. 전설적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부터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까지 쟁쟁한 성악가들의 반주를 맡아온 거장 헬무트 도이치와 함께다. 도이치와는 지난 3월 본 극장 리사이틀에서 함께 연주했다. "제가 반주자를 가리진 않는데, 헬무트 도이치 선생님과 함께 연주해보고, 알았어요. 노래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면서 호흡이 딱딱 맞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문의 (02)3436-5929
대학 졸업하면서 서울시합창단에 들어갔다. 집안에서 도움받아 유학 갈 형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합창단원과 대학원 공부를 함께 하면서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고, 2011년 10월 독일 유학길에 올랐다.
황수미가 26일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슈베르트와 볼프, 알반 베르그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라흐마니노프의 가곡으로만 꾸민 리사이틀이다. 전설적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부터 스타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까지 쟁쟁한 성악가들의 반주를 맡아온 거장 헬무트 도이치와 함께다. 도이치와는 지난 3월 본 극장 리사이틀에서 함께 연주했다. "제가 반주자를 가리진 않는데, 헬무트 도이치 선생님과 함께 연주해보고, 알았어요. 노래하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면서 호흡이 딱딱 맞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요." 문의 (02)3436-5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