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16 00:05
국립오페라단 '안드레아 셰니에'

"저 소프라노 소리 좋네, 외모도 괜찮고. 저런 친구가 '명성황후' 하면 좋겠는데…." '안드레아 셰니에' 첫 공연 1막 휴식 때 연출가 윤호진이 말했다. 여주인공 맏달레나를 노래한 고현아(40)를 두고 하는 얘기였다. 국내 데뷔 무대인 고현아는 빈 국립오페라 소속 성악가로 작년 3월 소프라노 안젤라 게오르규 대타로 빈 국립오페라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주역으로 나서 호평을 받았다.
국립오페라단이 올린 '안드레아 셰니에'(12~15일 예술의전당)는 1790년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가이자 시인인 안드레아 셰니에와 그를 사랑한 귀족 처녀 맏달레나의 사랑을 그린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 오페라.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몸을 던지다시피 연기한 고현아는 이날 3막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와 4막 피날레에서 셰니에(테너 박성규)와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으로 '테너의 오페라'로 알려진 이 작품에 존재감을 뚜렷이 남겼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무대와 의상, 조명, 안무에 연출까지 1인5역을 한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1인극처럼 보였다. 1막 성(城) 안 무도회장의 거대한 샹들리에와 3막의 거대한 거미, 불끈 쥔 주먹으로 혁명을 형상화한 2막과 잘린 머리로 처형을 묘사한 4막까지 흑백(黑白)의 장대한 무대는 강렬한 이미지였다. 2008년 이탈리아 토리노 극장에서 올린 마스네 오페라 '타이스'로 BBC 음악 매거진이 최근 20년간 올린 오페라 중 "가장 사치스럽고, 논쟁적이며 폭력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프로덕션"으로 꼽은 연출가답게 야심찬 무대였다. 하지만 무대에 가려 사람은 개미떼처럼 왜소하게 보였다. 무대 전환을 위해 막이 바뀔 때마다 20분씩, 세 번 휴식을 갖다 보니 밀도(密度)가 느슨해진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박성규는 지난 1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에서 거장(巨匠) 넬로 산티 지휘로 셰니에를 부른 테너답게 1막 아리아 '즉흥시'부터 기대를 모았다. 미성(美聲)으로만 그를 기억했는데, 박성규는 굵고 힘 있는 목소리로 혁명가의 낭만을 노래했다. 하인에서 혁명 지도층이 된 제라르 역 루치오 갈로가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한 베테랑답지 않게 의외로 평범했던 건 아쉽다.
국립오페라단이 올린 '안드레아 셰니에'(12~15일 예술의전당)는 1790년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가이자 시인인 안드레아 셰니에와 그를 사랑한 귀족 처녀 맏달레나의 사랑을 그린 이탈리아 작곡가 움베르토 조르다노 오페라. 높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몸을 던지다시피 연기한 고현아는 이날 3막 아리아 '어머니는 돌아가시고'와 4막 피날레에서 셰니에(테너 박성규)와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으로 '테너의 오페라'로 알려진 이 작품에 존재감을 뚜렷이 남겼다.
'안드레아 셰니에'는 무대와 의상, 조명, 안무에 연출까지 1인5역을 한 이탈리아 연출가 스테파노 포다의 1인극처럼 보였다. 1막 성(城) 안 무도회장의 거대한 샹들리에와 3막의 거대한 거미, 불끈 쥔 주먹으로 혁명을 형상화한 2막과 잘린 머리로 처형을 묘사한 4막까지 흑백(黑白)의 장대한 무대는 강렬한 이미지였다. 2008년 이탈리아 토리노 극장에서 올린 마스네 오페라 '타이스'로 BBC 음악 매거진이 최근 20년간 올린 오페라 중 "가장 사치스럽고, 논쟁적이며 폭력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프로덕션"으로 꼽은 연출가답게 야심찬 무대였다. 하지만 무대에 가려 사람은 개미떼처럼 왜소하게 보였다. 무대 전환을 위해 막이 바뀔 때마다 20분씩, 세 번 휴식을 갖다 보니 밀도(密度)가 느슨해진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박성규는 지난 1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에서 거장(巨匠) 넬로 산티 지휘로 셰니에를 부른 테너답게 1막 아리아 '즉흥시'부터 기대를 모았다. 미성(美聲)으로만 그를 기억했는데, 박성규는 굵고 힘 있는 목소리로 혁명가의 낭만을 노래했다. 하인에서 혁명 지도층이 된 제라르 역 루치오 갈로가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한 베테랑답지 않게 의외로 평범했던 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