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섭 추모비, 문무대왕 해중릉(海中陵) 앞에 서

  • 허윤희 기자

입력 : 2015.03.09 00:46

한국 1세대 미술사학자 진홍섭, 스승 고유섭 추모비 옆에 세워
황수영 박사와 師弟 3인 나란히

7일 경주 앞바다 문무대왕 해중릉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제막한 수묵 진홍섭 박사 추모비 사진
7일 경주 앞바다 문무대왕 해중릉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서 제막한 수묵 진홍섭 박사 추모비. /진홍섭 박사 추모비 건립위원회 제공

"한국 미술사학계의 기틀을 마련한 세 분의 추모비가 드디어 한자리에 섰습니다. 감개무량합니다."

7일 오후 경북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경주 앞바다 문무대왕 해중릉(海中陵)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서 한국 미술사학계 거목인 수묵(樹默) 진홍섭(1918~2010) 박사의 공덕 추모비 제막식이 열렸다. 수묵의 스승인 한국 최초의 미술사학자 우현(又玄) 고유섭(1905~1944)의 추모비 바로 옆이다. 추모비 건립위원장을 맡은 정영호(81)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11월 세워진 초우(蕉雨) 황수영(1918~2011) 박사의 추모비에 이어 사제(師弟) 3인의 추모비가 나란히 서게 됐다"고 했다.

개성에서 태어난 진 박사는 일본 메이지(明治)대 정경학부를 마쳤다. 재학 시절 고유섭 선생에게 배웠고, 이때 함께 공부한 고(故)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황수영 박사와 함께 미술사학계의 '개성 삼걸(三傑)'로 불리며 해방 후 한국미술사 연구의 초석을 다졌다. 1946년 김재원 박사가 이끌던 국립박물관에 투신해 개성분관장과 경주분관장을 역임했다. 1963년 이화여대 교수로 옮겨 박물관장으로 일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1세대 미술사학자답게 토기·금속공예·석등·불상·석탑 등 손대지 않은 미술사 분야가 없다.

추모비는 정 교수가 주축이 돼 후학들이 뜻을 모아 건립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불국사 주지 성타 스님, 개성 출신인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 이영훈 국립경주박물관장, 김동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 홍윤식 동국대학교 명예교수, 오니시 슈야(大西修也) 일본 규슈대 명예교수 등 문화재계 인사 150여명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