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1.22 01:18
[해외 라이선스作 못지않은 국내산 우수 공연 쏟아져]
파리넬리 - 큰 스케일·연기 돋보여
바람직한 청소년 - 감정 연기 풍부
2015년 새해 초부터 '창작 뮤지컬의 대(大)역습'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계의 침체를 떨쳐버리기라도 하듯, 강호(江湖) 뒤편에서 칼을 갈아 온 국산 뮤지컬들이 우후죽순처럼 시장에 나오고 있는 것. 예상보다 질(質) 높은 작품들이 많다. 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 뮤지컬 육성 지원을 받은 작품으로, 3월 1일까지 진행되는 '창작 뮤지컬 신작 릴레이 공연' 기간 중 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개막해 '창작 뮤지컬 같지 않은 창작 뮤지컬'이란 찬사를 듣고 있는 '파리넬리'는 18세기 유럽 여성의 목소리를 내던 남성 가수 '카스트라토'의 이야기를 다룬 2시간 반 분량의 작품이다. '라르고' '사라방드' 같은 헨델의 클래식 음악을 활용한 '헨델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할 만하다. 배우 21명과 합창단 20명 등 큰 규모를 갖춘 데다 계단과 대형 액자를 이용한 무대장치가 돋보였고, 카운터 테너 출신의 루이스 초이 등 배우들의 역량도 뛰어났다.
소극장 뮤지컬인 '바람직한 청소년'(3월 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도 좋은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연극으로 나왔던 작품이 민준호 연출, 정혜진 음악감독의 손을 거쳐 뮤지컬의 옷을 입었다. '바람직하게 살라'는 어른의 시각이 청소년에겐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웅변하는 이 작품은, 서정적인 삽입곡과 효과적인 장면 전환을 통해 등장인물의 감정을 연극보다 더 다채롭게 표현했다.
'달빛요정과 소녀'(2월 8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는 요절한 인디 뮤지션인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노래들로 구성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아직 완성이 덜 된 듯 극 진행이 느리고 예측 가능하지만, 빌딩 표면을 경사진 무대 바닥으로 응용하는 등 재치가 돋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달빛요정 역의 박훈은 시원한 가창력과 능청스러운 연기로 힘을 실었다. 지난 3~11일 공연을 마치고 내달부터 본공연을 갖는 '곤, 더 버스커'(2월 20일~3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도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이 밖에 팩션 사극 '가야십이지곡'(24일~2월 1일), 국내 첫 야구 뮤지컬 '너에게 빛의 속도로 간다'(31일~2월 8일), 연극 '봄날은 간다'가 원작인 '봄날'(2월 21일~3월 1일, 이상 아트원씨어터) 등이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 2~3년 동안 곳곳에서 창작 뮤지컬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한 결과가 이제야 일제히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