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버스커… 청춘의 길을 노래하네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5.01.07 00:42

[곤, 더 버스커]

올해 처음 개막한 창작뮤지
컬록·발라드·힙합 등의 삽입곡… 잘 짜인 무대·연주 선보여

"우린 서로를 이해하려 했지만 그냥 바뀌기만 바랐었나 봐/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채 껍데기만 행복했나 봐".(삽입곡 '왜냐하면')

올해 처음으로 개막한 창작뮤지컬 '곤, 더 버스커'(연출·음악 박용전)는 시냇물 속 빛나는 사금(沙金)과도 같은 작품이다. 깊이를 갖춘 가사, 록과 발라드, 힙합이 어우러진 탄탄한 넘버(삽입곡) 속에서 인생의 길고 외로운 길을 걸어가는 청춘들의 정서가 고운 결로 살아난다. "점점 꼬여만 가는 과거 혹은 미래의 일 따위는 잠시 잊어"('곤, 더 버스커')라고 포효하던 주인공은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달빛이 비치고 소녀는 춤을 추네… 나 흔들려 별빛 노랠 부르네"('흔들리네')라며 속삭인다.

뮤지컬‘곤, 더 버스커’의 주인공 최곤(오른쪽·허규)은 쌍둥이 남매인 니나(김효정)와 원석(김보강)을 만나 함께 공연을 펼친다.
뮤지컬‘곤, 더 버스커’의 주인공 최곤(오른쪽·허규)은 쌍둥이 남매인 니나(김효정)와 원석(김보강)을 만나 함께 공연을 펼친다. /오픈런뮤지컬컴퍼니 제공
중국 록 음악의 대부인 '최건'을 연상케 하는 주인공 '최곤'은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버스커(busker)다.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던 곤은 어린 시절 헤어진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떠돌며 공연을 하는 니나와 원석 남매를 만나 한 팀이 된다.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에 편승하려는 방송국은 전국의 버스커 경연대회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니나 남매의 사연을 이용하려 한다. 곤은 상업적인 프로그램에 나가려 하지 않는데, 방송국은 기획사 연습생을 버스커로 위장해 새 멤버로 넣으려는 음모를 꾸민다.

극은 '순수한 예술적 열정'과 '경쟁을 부추기는 세태'의 대립 속에서 전개된다. 방송사 예능국장은 알고 보니 기획사 사장을 겸하고 있고, 구청 공무원은 "허가해준 열 팀만 밤 10시까지 소리를 낼 수 있다"며 '갑(甲)질'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사회비판적 요소는 겉돌지 않고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허스키한 창법으로 주인공 역에 몰입한 허규, 가슴 뭉클한 탭댄스와 수화 연기를 펼친 청각장애인 니나 역 김효정 등 배우들의 존재감도 컸다.


▷1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2월 20일~3월 22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공연 시간 115분, (02)391-8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