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에 퍼진 신해철의 목소리… 팬들은 울음 섞인 '떼창'으로 답했다

  • 권승준 기자

입력 : 2014.12.29 00:52

밴드 '넥스트' 멤버들의 신해철 추모 콘서트

27일 고(故) 신해철 추모 콘서트 무대에 선 가수 신성우는“해철이에게 들리도록 외쳐 보자”며 객석을 뜨겁게 했다.
27일 고(故) 신해철 추모 콘서트 무대에 선 가수 신성우는“해철이에게 들리도록 외쳐 보자”며 객석을 뜨겁게 했다. /뉴시스
공연 시작 전부터 눈물을 흘리는 관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강렬한 음악과 더 강한 입담으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즐겨 선사했던 신해철이 봤다면 "울보 관객들"이라고 짓궂게 놀렸겠지만, 그는 떠나고 없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난 지 딱 두 달이 지난 2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밴드 넥스트 유나이티드(United)의 콘서트가 열렸다. 신해철은 이 밴드를 이끌고 연말 공연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콘서트는 추모 공연이 됐다.

대형 스크린에 신해철의 유년 시절 사진이 펼쳐지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곧 신해철의 생전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탄성을 질렀다. 넥스트 3집의 수록곡 '세계의 문'이었다. "너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문의 저편/내 유년의 끝 저편에 남아있다"는 신해철의 내레이션이 또렷하게 들렸다.

이어 신해철이 '더 월드 위 메이드(The world we made)'를 열창하는 영상에 맞춰 넥스트 멤버들이 연주를 시작했다. 보통의 콘서트라면 객석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겠지만, 이날은 정반대였다. 숙연한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로커' 신성우였다. "여기에 해철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해철이에게 들리도록 가열차게 외치자"고 말하며 신성우는 절규하듯 '라젠카, 세이브 어스'를 불렀다.

이어 홍경민, 김성면, 변재원 등이 무대에 올라 '머니' '이중인격자' '인형의 기사' 등을 연이어 불렀다. 밴드 크래쉬의 보컬 안흥찬이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를 부르며 무대를 휘젓자 스탠딩석의 관객들은 발을 구르며 뛰어올랐다.

하이라이트는 넥스트 유나이티드의 무대였다. 이들이 '해에게서 소년에게' 'Here, I stand for you' '재즈카페' 등 그의 명곡을 연이어 들려주면서 공연은 절정으로 향했다. 객석에 있던 신해철의 아내 윤원희씨는 끝내 눈물을 흘렸고, 곁에 있던 그의 어린 두 아이는 웃으며 야광봉을 흔들었다.

'날아라 병아리'가 신해철의 목소리로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울음기 섞인 '떼창'은 앙코르 곡인 '민물장어의 꿈'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공연의 마지막 곡은 공연장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또 듣기를 바랐던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였다. 4000여명의 사람이 한목소리로 외쳤다.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