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 리뷰] 多情하구나, 한복의 고운 움직임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12.04 01:01

다정다감

'결이 고운 춤'이라 할 만했다. 지난 2일 개막한 윤미라무용단의 전통춤 공연 '다정다감(多情多感)'은 한복의 온화하고 고운 맵시를 잘 살리면서,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보듬는 무용이었다.

윤미라 안무 '산조―저 꽃, 저 물빛'
/윤미라무용단 제공
전통 춤으로는 드물게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서, 무용으로선 장기 공연인 닷새 동안 계속되는 이 공연은 '겨울 사랑방에 모여 앉은 듯한 분위기로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의도가 제대로 통했다. 박지홍제(制) 최희선류(流) '달구벌 입춤', 최현류 '여울', 윤미라 안무 '산조―저 꽃, 저 물빛'〈사진〉, 이동안류 '신칼대신무' 등 일곱 편의 작품이 이어졌다. 이동안·박지홍·최희선 등 대가들의 춤을 토대로 전통 춤의 재창조에 나서 온 윤미라무용단은 전통 춤판에서 비교적 낯선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일곱 작품을 하나로 엮는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첫 무대인 '달구벌 입춤'은 정감이 돋보이는 무용이었다. 장단에 따라 손가락과 저고리, 치마, 버선이 물 흐르는 듯 은근한 자태를 드러낸 이 춤에는 교방의 정서가 녹아 있었다. 달빛 아래 한 여인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한 '여울'에서 보름달과 부채는 자아(自我)의 메타포였고, 가야금 연주는 '심금을 울린다'는 표현에 걸맞았다. 마지막 무대인 이동안류 '진쇠춤'은 원래 남성 홀춤이던 것을 여성들이 추는 5인무로 재구성한 것인데, 화사한 오방색(五方色) 의상을 차려입은 무용수들은 꽹과리 소리도 우아하고 부드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6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02)961-0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