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이 밴드를 외설스럽다 얕보지 마시오

  • 한현우 기자

입력 : 2014.12.01 00:05

-내한하는 '터네이셔스 디'의 잭 블랙
코믹한 가사지만 록 정신으로 무장… 통기타 두 대로 수준급 음악 선보여
"우린 이미 전설… 시간이 답해줄 것"

"슬프게도 록의 정신은 점점 퇴색해서 아예 사라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두렵지 않다. 우린 최후의 모히칸족이니까. 전 세계에 록의 귀중한 씨앗을 뿌리고 최고 록스타가 되는 것이 우리의 막중한 임무다."

음악으로는 몰라도 록 스피릿(Rock Spirit)으론 빌보드 차트 1위를 차지할 미국 배우 겸 뮤지션 잭 블랙(45)은 과연 대단한 입담꾼이었다. 개그맨이자 록 애호가인 김구라와 이윤석이 함께 상대해도 5분 만에 나가떨어질 것 같았다. 잭 블랙과 카일 개스(54)로 이뤄진 록 밴드 '터네이셔스 디(Tenacious D)'가 12월 5, 6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통기타 두 대를 전면에 내세운 이들 음악은 외설스럽거나 코믹한 가사가 두드러지지만, 훌륭한 멜로디로도 이름났다. '통기타 헤비메탈'이라고 할 만큼 강렬하거나 발라드인 노래들이다. 지난 20일 잭 블랙과 전화로 15분간 인터뷰했다. 인터뷰 전체가 하나의 농담 같았다. 그는 추수감사절 휴가를 맞아 LA 집에 머물고 있었다.

주로 코믹 연기로 유명한 잭 블랙(오른쪽)과 기타리스트 카일 개스로 이뤄진 록 밴드‘터네이셔스 디’는 재밌는 의상과 반쯤 장난 같은 가사가 먼저 눈에 띄지만, 음악 자체는 수준급이라서 더욱 듣는 재미가 있는 뮤지션이다.
주로 코믹 연기로 유명한 잭 블랙(오른쪽)과 기타리스트 카일 개스로 이뤄진 록 밴드‘터네이셔스 디’는 재밌는 의상과 반쯤 장난 같은 가사가 먼저 눈에 띄지만, 음악 자체는 수준급이라서 더욱 듣는 재미가 있는 뮤지션이다. /프라이빗커브 제공
―한국에 오는 소감은?

"한국에서 공연하면 어마어마한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돈 때문에 가는 건 아니고 한국 숯불구이를 먹으러 간다. 세계 최고의 맛이라고 들었다."

―라이브 공연과 영화 찍는 것의 차이는.

"관객 앞에서 록 음악을 연주하는 것은 섹스하는 것과 비슷하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도 비슷한데, 타임머신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상대방이 만족하는지 아닌지 1년 이상 기다려야 된다."

영화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에서 록 음악사를 달달 외우는 음반가게 직원으로, 음악영화 '스쿨 오브 락'에서는 초등학생 록밴드를 만드는 가짜 교사 역할을 맡았던 잭 블랙은 2006년 영화 'Tenacious D in the Pick of Destiny'에 출연하고 O.S.T를 발매했다. 무명 로커 두 명이 전설 속 '악마의 픽(기타 연주도구)'을 찾아나선다는 내용으로 흥행에 실패했지만, 앨범은 빌보드 8위까지 올랐다. 2012년 앨범 'Rize of the Fenix'는 빌보드 4위로 데뷔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영화 '터네이셔스 디 인 더 픽 오브 데스티니'를 어떻게 평가하나.

"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점수를 적게 줘도 10점 만점에 9.5점, 다른 영화와 비교하자면 '매드맥스 2'와 '터미네이터 2' 사이에 있는 작품이다. 그 영화를 본 사람은 모두 같은 생각일 거다."

―영화 속 그 픽을 실제로도 찾았다고 생각하나.

"우리는 이미 록의 전설이며 모든 전설 가운데 최고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더 위대한 것을 갈망한다. 이제까지 이룬 것 이상의 무엇을 찾아서…. 우리가 덜 알려진 천재들인지, 망상에 빠져 풍차로 돌진하는 사내들인지는 시간만이 답해줄 것이다."

―영화 속편 계획도 있나.

"물론 속편도 찍어야 되고 다음 앨범도 내야 하고, 웹 드라마도 찍어야 하고, 테마파크도 지어야 하고, 다이어트 비디오도 찍어야 한다. 우리는 이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아니, 카니에 웨스트인가?"

―많은 노래 가운데서도 '헌정곡: 세계 최고의 노래(Tribute: The Greatest Song in the World)'라는 노래가 특히 많이 알려졌는데, 어떻게 만들게 됐나.

"그 노래는 우리가 처음 작곡한 노래로, 몇 년이나 걸려 만들었다. 우리 시대 최고의 곡을 쓰려고 했는데, 헌정곡이 됐다. 일단 제목부터 지어놓고 시작했다. 노래에 엄청난 제목을 붙이면 나머지는 식은 죽 먹기다. 노래는 저절로 써진다." 공연 문의 1544-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