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말과 사람이 하나 되는 순간, 말이 필요 없다

  • 이두 객원기자

입력 : 2014.11.23 16:08

카발리아의 이야기들
풍성한 볼거리… 순간순간 눈·낙엽 흩날리는 '마법의 호수'
10층 빌딩 높이의 천막 극장 '화이트 빅 탑'
4m 위에서 300번 연주하는 6인조 라이브밴드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세계적인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는 관객들을 황홀경에 빠뜨린다. 관객들은 말들의 힘찬 질주와 아슬아슬한 곡예, 4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마법의 무대를 보며 2시간 동안 새로운 세상을 즐기게 된다.

쏜살같이 질주하는 말 위에서 기수들은 화려한 곡예를 펼친다. 관객들은 긴장과 스릴 속에서 항상 좌우 양쪽을 살피며 말과 사람이 하나 되는 환상적인 공연을 감상한다.

카발리아에 출연하는 40명의 아티스트 중 대다수는 다양한 트레이닝을 받았고 탄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언어표현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공연에서 말과 함께 자신의 몸을 사용해 표현한다. 안무는 말과 사람 사이에 이뤄지는 무대 위의 리드미컬한 소통으로 진정한 정서 표현의 방법이다. 기니 출신 댄서와 곡예사들은 모래 해변에서 자라온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한 직관적이면서 에너지 넘치는 안무로 관객들에게 짜릿함을 안겨준다. 서아프리카에서 온 이 댄서들은 안무감독 중 한 명인 데런 찰스의 도움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데런 찰스는 한때 발레 무용수였으며 런던 웨스트엔드의 쇼안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이번 투어의 안무를 맡은 알랭 고시에는 공연에 등장하는 모든 댄서들의 퍼포먼스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남성 기수들은 댄서들을 공중으로 날아올리고, 여성댄서들은 무대 위 아티스트 위로 천사처럼 춤을 춘다. 마치 공중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안무와도 같다.

'마법의 호수'는 무대 위의 볼거리다. 제작진은 관객을 마법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숨가쁜 광경이 펼쳐지는 번지 카발리(Bungee Cavalier) 막에서는 눈송이가 무대를 뒤덮고 댄서들이 말위를 날아다닌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계절이 한가을로 바뀌어 하늘에서 낙엽이 떨어지기도 한다. 공연 피날레에는 몇 분 만에 무대 전체가 12만 리터의 물로 잠기면서 카발리아 서사시가 마무리된다. 순식간에 생겨난 호수에서 말과 기수, 댄서들은 즐거운 놀이에 빠져들고 이들의 물장난을 바라보는 관객은 탄성을 자아낸다.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
음악을 선사하는 6인조 밴드의 라이브는 관객들이 공연에 한층 몰입하게 만든다. 보컬과 기타, 키보드, 베이스, 첼로로 이뤄진 6인조 밴드는 4m 높이의 플랫폼에 앉아 연주하며 무대위 상황을 지켜보고 필요한 경우 음악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밴드가 말들의 움직임에 따라 연주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즉흥 연주가 있게 마련이다. 공연마다 밴드 리더는 300번 이상의 연주를 지시한다. 공연에 쓰이는 노래들은 미셀 쿠숀이 작곡했으며 가사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로 되어있다. 기타 연주자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전자 기타, 클래식 기타, 3개의 어쿠스틱 기타 등 총 5개의 기타를 혼자서 연주한다. 밴드의 드러머는 한해에 드럼스틱을 무려 490번, 드럼헤드를 250번이나 교체한다. 그만큼 연주에 몰입하는 것이다.

'화이트 빅 탑'이라 불리는 대형 천막 이동식 극장도 장관이다. 넓이 2400㎡, 높이 30m로 10층 빌딩 높이와 비슷하다. 6600㎡여의 캔버스천이 사용됐다. 2000명이 넘는 관객을 한번에 수용할 수 있다. 텐트 내부 무대 설치에 투입된 모래·흙·자갈은 2500t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