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1.24 05:57
역대 '임방울국악제' 수상자들, 우주베키스탄에서 공연
11월의 우즈베키스탄, 겨울과 우기(雨期)는 동시에 왔다. 수도 타슈켄트엔 아침저녁으로 비가 내렸다. 러시아로, 중앙아시아로 떠밀려 간 고려인들이 숱하게 견뎌야 했던 그 계절이다.
21일 투르키스톤 국립극장, 2005년부터 올해까지 '임방울국악제' 역대 수상자 21명이 무대를 열었다. 국창(國唱) 임방울(1905~1961) 선생을 기리는 국악제의 다섯 번째 해외 공연이다. 올해는 고려인 동포의 러시아 이주 150년, 우즈베키스탄 정주(定住) 77년이 되는 해. 이곳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17만명)이 살고 있다. 김중채 임방울국악진흥회 이사장은 "2012년에도 타슈켄트에서 국악 공연을 연 적이 있다"면서 "당시의 감동을 못 잊은 고려인 동포의 요청으로 다시 한 번 공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21일 투르키스톤 국립극장, 2005년부터 올해까지 '임방울국악제' 역대 수상자 21명이 무대를 열었다. 국창(國唱) 임방울(1905~1961) 선생을 기리는 국악제의 다섯 번째 해외 공연이다. 올해는 고려인 동포의 러시아 이주 150년, 우즈베키스탄 정주(定住) 77년이 되는 해. 이곳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고려인(17만명)이 살고 있다. 김중채 임방울국악진흥회 이사장은 "2012년에도 타슈켄트에서 국악 공연을 연 적이 있다"면서 "당시의 감동을 못 잊은 고려인 동포의 요청으로 다시 한 번 공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후 4시, 1000석이 가득 찼다. '풍물판굿'이 무대를 달궜다. 장구·북·꽹과리·징과 함께 상모가 휙휙 돌자 분위기가 일순 뜨거워진다. 2008년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을 받은 국립창극단 김미나(47)씨의 판소리 '호남가'가 이어졌다. 사회자가 객석을 향해 추임새 "얼씨구"를 청했다. 언어는 희미해졌으나 여지없는 모국의 발음이 터져 나왔다.
소고(小鼓)를 든 7명의 무용수가 종횡무진 '소고무'를 추고, '산조합주'에선 아쟁과 대금이 나란히 앉아 길고 느린 음을 울울 풀어낸다. 거문고와 대금의 묵직한 소리에 아쟁의 고음이 힘을 견주고, 그 사이에서 북이 춤을 춘다. 현이 떨릴 때마다 객석의 어깨도 함께 출렁였다.
2005년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의 정읍시립국악단 김찬미(39)씨가 임방울 선생의 대표곡 춘향가 '쑥대머리'를 뽑자 탄성이 터졌다. 김씨의 강한 탁성에 맞춰 무용수 박형주(23)씨의 몸이 느릿느릿 선(線)을 만들며 무대 한편의 여백을 메운다. 임을 향해 슬피 울던 춘향은, 지난해 방일영상(최우수상)과 올해 3등상을 받은 김경아(40)씨의 '사랑가'에 이르러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를 노래한다. 얼쑤, 관객이 하나둘 두꺼운 겉옷을 벗고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한다.
'부채춤'은 절정이었다. 휘돌고 펼치고 모이면서 7명의 무용수가 부채로 무궁화를 만들어낸다. 고려인 2세 양 아도니나(69)씨는 "여기 와 고생 많이 했는데, 춤추는 무궁화를 보니 예쁘고 참 좋다"고 말했다. 피날레는 역시 '아리랑'. 본조·강원도·밀양·진도아리랑 4곡의 '아리랑 메들리'가 펼쳐졌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전부 일어섰다. 빅토르 박(66) 고려인문화협회장이 "모국에서 우릴 잊지 않고 찾아주니 감사하다. 오늘 옛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던 동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 한글학교인 세종학당 학생들도 깔깔대며 연신 함박웃음이었다. 자리가 들썩였다. 비가 그쳤다. 아라리가 났다.
소고(小鼓)를 든 7명의 무용수가 종횡무진 '소고무'를 추고, '산조합주'에선 아쟁과 대금이 나란히 앉아 길고 느린 음을 울울 풀어낸다. 거문고와 대금의 묵직한 소리에 아쟁의 고음이 힘을 견주고, 그 사이에서 북이 춤을 춘다. 현이 떨릴 때마다 객석의 어깨도 함께 출렁였다.
2005년 임방울국악제 대통령상의 정읍시립국악단 김찬미(39)씨가 임방울 선생의 대표곡 춘향가 '쑥대머리'를 뽑자 탄성이 터졌다. 김씨의 강한 탁성에 맞춰 무용수 박형주(23)씨의 몸이 느릿느릿 선(線)을 만들며 무대 한편의 여백을 메운다. 임을 향해 슬피 울던 춘향은, 지난해 방일영상(최우수상)과 올해 3등상을 받은 김경아(40)씨의 '사랑가'에 이르러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를 노래한다. 얼쑤, 관객이 하나둘 두꺼운 겉옷을 벗고 박수를 치며 좋아라 한다.
'부채춤'은 절정이었다. 휘돌고 펼치고 모이면서 7명의 무용수가 부채로 무궁화를 만들어낸다. 고려인 2세 양 아도니나(69)씨는 "여기 와 고생 많이 했는데, 춤추는 무궁화를 보니 예쁘고 참 좋다"고 말했다. 피날레는 역시 '아리랑'. 본조·강원도·밀양·진도아리랑 4곡의 '아리랑 메들리'가 펼쳐졌다. 앉아 있던 사람들이 전부 일어섰다. 빅토르 박(66) 고려인문화협회장이 "모국에서 우릴 잊지 않고 찾아주니 감사하다. 오늘 옛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던 동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곳 한글학교인 세종학당 학생들도 깔깔대며 연신 함박웃음이었다. 자리가 들썩였다. 비가 그쳤다. 아라리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