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1.07 01:18
[제26회 이중섭미술상 서용선씨]
6·25, 단종 폐위 등 아픈 역사들, 꾹꾹 누르듯 뚝심있게 그려내
16일까지 수상기념展 '신화' 열려
"이중섭의 삶엔 일제강점기, 6·25 같은 아픈 우리 근현대 역사가 관통되고 있습니다. 그분의 이름이 새겨진 상을 받으며 그분의 고통, 그리고 그분을 스쳤던 아픔의 역사를 작품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6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제26회 이중섭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서용선(63)씨가 꾹꾹 눌러 말했다. 6·25, 단종 폐위, 신화 등 국내 작가들이 거의 다루지 않는 묵직한 역사를 끈질기게 다뤄온 작가다운 뚝심 있는 발언이었다.
"전혀 놀랍지 않은 수상입니다. 되레 만시지탄(晩時之歎)입니다(웃음)." 작가의 경복고 시절 은사인 오경환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은 농(弄) 섞인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우리에게 '전후(戰後)문학'은 있어도 '전후미술'은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작가는 그 좋다는 서울대 교수를 때려치우고 6·25와 우리 역사를 그려 왔습니다. 이 뚝심 있는 작가의 앞을 기대해 봅시다." 은사는 애제자를 향해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6일 서울 태평로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 제26회 이중섭미술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서용선(63)씨가 꾹꾹 눌러 말했다. 6·25, 단종 폐위, 신화 등 국내 작가들이 거의 다루지 않는 묵직한 역사를 끈질기게 다뤄온 작가다운 뚝심 있는 발언이었다.
"전혀 놀랍지 않은 수상입니다. 되레 만시지탄(晩時之歎)입니다(웃음)." 작가의 경복고 시절 은사인 오경환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장은 농(弄) 섞인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우리에게 '전후(戰後)문학'은 있어도 '전후미술'은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작가는 그 좋다는 서울대 교수를 때려치우고 6·25와 우리 역사를 그려 왔습니다. 이 뚝심 있는 작가의 앞을 기대해 봅시다." 은사는 애제자를 향해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서씨는 '학구파 화가'다. 즉흥적 직감이 아니라 오랜 학습과 연구를 토대로 붉고 푸른 강렬한 색감의 역사화를 그려왔다. 그래서 그의 작업장 한구석엔 역사책과 정치학 서적이 수북이 쌓여 있다. 작가가 질곡의 우리 역사, 우리 그림의 정체성을 고민한 것은 그의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1951년 전쟁의 포화 속에서 태어난 서씨는 서울 미아리 빈민촌의 군용 텐트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군대에 갔다가 제대하고, 중장비 기사나 될 요량으로 신문광고를 훑다가 이중섭의 기사를 보고 화가의 길을 걷게 됐다. "역사를 그리는 것은 과거를 기록하는 동시에 현재를 담는 과정"이라는 그의 신념은 전쟁과 궁핍을 뼛속 깊이 경험했기에 나올 수 있었다.
서울대 미대를 나와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2008년 퇴직했다. 작품 활동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50대에 이르러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한국 미술계에 만연된 '조로(早老) 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작가로도 평가받는다.
서씨는 수상 기념전의 주제를 '신화'로 정했다. 자신과 이중섭의 고리,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미술계에 던질 수 있는 화두를 입체적으로 고민한 결과였다. 그는 "이중섭의 상상력을 기른 건 고구려 고분벽화에 담긴 풍성한 신화였다. 또한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상력 빈곤을 얘기하는데, 나는 우리의 신화가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에는 오광수·심문섭·김호득·오원배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 안규철·김복기·임창섭 심사위원, 역대 이중섭 미술상 수상 작가인 황용엽·김경인·윤석남·강경구·석란희·민정기·정경연·오숙환씨, 이중섭 조카 손녀 이지연·지향씨, 이종상·유희영 전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문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이사장,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수상 기념 전시는 16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02)724-6328
서울대 미대를 나와 모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정년을 몇 년 앞두고 2008년 퇴직했다. 작품 활동에 매진하기 위해서였다. 50대에 이르러 더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한국 미술계에 만연된 '조로(早老) 현상'에 경종을 울리는 작가로도 평가받는다.
서씨는 수상 기념전의 주제를 '신화'로 정했다. 자신과 이중섭의 고리, 그리고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 미술계에 던질 수 있는 화두를 입체적으로 고민한 결과였다. 그는 "이중섭의 상상력을 기른 건 고구려 고분벽화에 담긴 풍성한 신화였다. 또한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상상력 빈곤을 얘기하는데, 나는 우리의 신화가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시상식에는 오광수·심문섭·김호득·오원배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 안규철·김복기·임창섭 심사위원, 역대 이중섭 미술상 수상 작가인 황용엽·김경인·윤석남·강경구·석란희·민정기·정경연·오숙환씨, 이중섭 조카 손녀 이지연·지향씨, 이종상·유희영 전 이중섭미술상 운영위원, 표미선 한국화랑협회장, 박명자 갤러리현대 회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김문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이사장, 변용식 조선일보 발행인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수상 기념 전시는 16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에서 열린다. (02)724-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