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10.06 01:33
로미오와 줄리엣

국내에서 다시 이런 오페라를 만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최고의 순간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2~5일·예술의전당)은 남녀 주역과 연출, 무대, 지휘에 이르기까지 뛰어난 호흡을 보여준 걸작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오페라로 옮긴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5막)은 남녀 주역의 이중창이 4번 이상 나오고, 아리아의 비중이 높아 주역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로미오 역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Demuro·36)와 줄리엣 역 러시아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Lungu·34)는 런던이나 밀라노 같은 유럽의 유명 오페라극장에서 볼 수 있는 주역들의 노래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힘과 연기력을 고루 갖춘 룽구는 완벽한 줄리엣이었다. 1막의 왈츠 '꿈속에 살고파'부터 로미오와의 재회를 다짐하며 약을 마시는 4막 종반까지, 룽구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목소리는 오페라에 활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었다. 로맨틱한 목소리의 데무로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로미오 그대로였다. 줄리엣과의 첫 만남부터 무덤에서 부르는 피날레까지 둘의 이중창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간혹 데무로의 목소리가 흔들린 점은 아쉬웠다. 스테파노 역의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와 로랑 신부 역의 베이스 김철준도 눈에 띄는 조역이었다.
영국 로열 오페라의 단골 연출가 엘라이저 모신스키와 뮤지컬 '라이온 킹' 무대 디자인을 맡았던 리처드 허드슨의 협업은 성공적이었다. 5막 내내 코발트 블루 색깔로 통일한 무대는 연인들의 사랑을 품격 있게 담았고, 여러 겹의 액자형 디자인으로 깊이감까지 더해 보는 재미를 살렸다.
불가리아 출신 줄리안 코바체프(59)는 오페라에 뛰어난 지휘자임을 보여줬다. 그가 이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격정적인 서주부터 서정적인 아리아까지 오페라를 자신있게 이끌어가는 주춧돌 역할을 했다. 지난 4월부터 대구시향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코바체프는 앞으로 오페라 무대에서도 든든한 원군(援軍)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오페라로 옮긴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5막)은 남녀 주역의 이중창이 4번 이상 나오고, 아리아의 비중이 높아 주역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로미오 역 테너 프란체스코 데무로(Demuro·36)와 줄리엣 역 러시아 소프라노 이리나 룽구(Lungu·34)는 런던이나 밀라노 같은 유럽의 유명 오페라극장에서 볼 수 있는 주역들의 노래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힘과 연기력을 고루 갖춘 룽구는 완벽한 줄리엣이었다. 1막의 왈츠 '꿈속에 살고파'부터 로미오와의 재회를 다짐하며 약을 마시는 4막 종반까지, 룽구의 서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한 목소리는 오페라에 활기를 불어넣는 원동력이었다. 로맨틱한 목소리의 데무로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로미오 그대로였다. 줄리엣과의 첫 만남부터 무덤에서 부르는 피날레까지 둘의 이중창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간혹 데무로의 목소리가 흔들린 점은 아쉬웠다. 스테파노 역의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와 로랑 신부 역의 베이스 김철준도 눈에 띄는 조역이었다.
영국 로열 오페라의 단골 연출가 엘라이저 모신스키와 뮤지컬 '라이온 킹' 무대 디자인을 맡았던 리처드 허드슨의 협업은 성공적이었다. 5막 내내 코발트 블루 색깔로 통일한 무대는 연인들의 사랑을 품격 있게 담았고, 여러 겹의 액자형 디자인으로 깊이감까지 더해 보는 재미를 살렸다.
불가리아 출신 줄리안 코바체프(59)는 오페라에 뛰어난 지휘자임을 보여줬다. 그가 이끈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격정적인 서주부터 서정적인 아리아까지 오페라를 자신있게 이끌어가는 주춧돌 역할을 했다. 지난 4월부터 대구시향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코바체프는 앞으로 오페라 무대에서도 든든한 원군(援軍) 역할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