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져라… 재즈에 미친 이들과

  • 권승준 기자

입력 : 2014.09.29 20:13

주목! 이 뮤지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는 전 세계 31개국에서 온 재즈 뮤지션 52개 팀이 무대에 오른다. 이를 위해 메인 스테이지인 자라섬 중도(島)의 재즈 아일랜드를 비롯한 가평읍사무소 앞 등 총 9개의 장소에 공연 무대가 마련된다. 펑크 재즈의 살아있는 전설 마세오 파커, 그래미상을 12번이나 받은 파키토 드리베라, 영화 '레옹'의 주제가를 만든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 등 놓치지 말아야 할 뮤지션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3일간 무대에 오르는 주요 재즈 뮤지션들을 정리했다.

올해 자라섬에 오는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 이들의 공연을 본다면 재즈가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 음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앨런 홀스워스, 파키토 드리베라와 트리오 코렌테, 요아힘 쿤, 옐로재키츠, 마티아스 아익
올해 자라섬에 오는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 이들의 공연을 본다면 재즈가 얼마나 다양하고 깊은 음악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위 왼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앨런 홀스워스, 파키토 드리베라와 트리오 코렌테, 요아힘 쿤, 옐로재키츠, 마티아스 아익./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마세오 파커(왼쪽)와 도미닉 밀러
올해 자라섬에 오는 정상급 재즈 뮤지션들. 마세오 파커(왼쪽)와 도미닉 밀러./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 제공
10월 3일

첫날인 3일 재즈아일랜드의 헤드라이너(마지막 출연자)는 쿠바 출신의 알토 색소폰 주자 파키토 드리베라다. 클라리넷 주자이기도 한 그는 라틴 재즈를 바탕으로 클래식까지 아우르는 음악적 폭을 지닌 뮤지션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함께 공연하는 3인조 재즈밴드 트리오 코렌테와 함께 낸 앨범 'Song For Maura'로 2014년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라틴재즈앨범상을 받았다. 이는 그의 12번째 그래미상이었다.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매년 한 국가를 지정해 그 나라 뮤지션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데 올해는 노르웨이로 정했다. 이날 재즈 아일랜드에 서는 테르예 립달케틸 비외른스타드는 노르웨이의 현대 재즈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다. 기타리스트인 립달은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자랑하고, 피아니스트인 비외른스타드는 지적인 멜로디 진행과 여백까지 계산한 독특한 리듬의 재즈를 들려준다.

개막식 후 재즈 아일랜드 무대에 서는 옐로재키츠(The Yellowjackets)는 미국 LA에 기반을 둔 퓨전 재즈밴드다. 1981년 데뷔한 뒤 꾸준히 활동하면서 다양한 색깔의 재즈를 들려주고 있는 밴드다.


10월 4일

올해 페스티벌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마세오 파커는 펑크 재즈의 마스터로 통하는 뮤지션이다. 색소폰 주자이자 보컬리스트이기도 한 그는 1964년 아버지의 밴드 멤버로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록밴드 레드핫 칠리페퍼스나 팝스타 프린스의 앨범에도 참여하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넘나들며 활동했다. 올해 71세인 그는 무대에서는 여전히 유쾌한 펑크 리듬에 기반을 둔 재즈로 관객을 흥겹게 만든다.

파커보다 한 살 어린 요아힘 쿤은 가을밤에 어울리는 깊고 진중한 재즈 피아노를 들려준다. 독일 출신인 그는 클래식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해 재즈, 전자 음악, 그리고 민속 음악에 이르는 다양한 배경이 녹아든 음악을 들려준다.

마티아스 아익 퀸텟을 이끄는 마티아스 아익은 노르웨이에서 주목받는 젊은 뮤지션이다. 트럼펫 연주자이지만, 더블베이스, 비브라폰, 피아노, 기타 등 다양한 악기를 능숙하게 연주한다. 2008년에는 재즈 명가인 ECM에서 앨범을 냈고, 2009년에는 나윤선과 국내 7개 도시 투어를 하기도 해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스웨덴 출신의 피아니스트 얀 룬드그렌이 이끄는 얀 룬드그렌 트리오도 놓치지 말아야 할 무대 중 하나다. 빌 에반스, 오스카 피터슨 등 미국 재즈 뮤지션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이들은 다른 유럽 재즈와는 색다른 음악을 들려준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하모니카 연주자 그레구아르 마레와 협연을 선보이는데 신보 'Flower Of Sendai' 투어 중 특별 이벤트로 마련된 것이다.


10월 5일

스팅의 노래 'Shape of my heart' 팬이라면 이 노래를 작곡한 도미닉 밀러의 무대에 흥분을 감추지 못할 것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이 기타리스트는 20년 넘게 스팅의 밴드 멤버로 활동해왔지만,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가진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그가 들려주는 따뜻한 사운드의 기타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마치에이 포르투나 트리오는 폴란드의 3인조 재즈 밴드다. 밴드를 이끄는 마치에이 포르투나의 트럼펫은 역동적이고 자유롭다. 인상적인 멜로디 라인 위에 얹힌 폭발적인 즉흥연주는 재즈 특유의 에너지와 힘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노르웨이 출신 4인조 토드 구스타브센 콰르텟은 북유럽의 이미지에 가장 가까운 차분한 정조의 음악을 들려줄 재즈 밴드다. 리더인 토드 구스타브센은 피아노 음 하나까지도 독특하게 전달하고, 음 사이사이의 정적까지도 선율의 하나로 만드는 재주가 있다. 쓸쓸하지만 투명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북유럽의 정서가 깊이 밴 그의 아름다운 멜로디는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쓰다듬어 주는 것 같다.

페스티벌 대미를 장식할 재즈 뮤지션은 기타의 거장 앨런 홀스워스가 이끄는 앨런 홀스워스 밴드다. 영국 출신인 홀스워스는 단순히 뛰어난 연주자를 넘어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아티스트다. 이번 페스티벌 무대가 그의 첫 내한 공연인데, 베이시스트 지미 하슬립, 드러머이자 키보디스트 게리 허스밴드와의 협연으로 한층 깊은 사운드의 재즈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

맞다. 당신은 이 모든 재즈 뮤지션들에 대해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 재즈는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페스티벌 현장에서 재즈 음악을 들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재즈와 사랑에 빠졌을 것이다. 그게 시작이다. 내년엔, 당신이 먼저 자라섬에 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