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26 03:03 | 수정 : 2014.09.26 10:06
'댄싱9' 심사위원 무용수 차진엽… 해외안무가초청공연 '마우싱'올라
그녀는 테크닉이 출중한 춤꾼이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의 LDP 무용단 출신답게 극적으로 감정을 끌어내고 몸을 격하게 움직이고 보기에 화려한 춤을 췄다. 영국 유학 후 달라졌다. 선생님이 지시하는 동작을 바로 따라 하지 않고, 그 움직임이 몸속에서 어떻게 이뤄져 밖으로 나오는지 납득한 뒤에야 움직이는 그곳 학생들 모습에 충격받았다. 땀 한 방울 안 흘리고 수업이 끝나는 날도 있었다. 그런데 안무가와 함께 창작에 들어가면 온갖 참신하고 기발한 몸동작을 해내며 전에 없던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때 몸에 대한, 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현대무용단 콜렉티브에이(collective A)의 예술감독 차진엽(36)은 말했다.
차진엽이 26~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단장 안애순) 2014 해외안무가초청공연 '마우싱(Mousing)'에 1인 무용수로 오른다. 최근 엠넷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9'(시즌 2)에 한국인 심사위원으로 유일하게 출연해 대중적으로도 얼굴을 알렸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만난 그녀는 "안무가로서의 짐을 내려놓고 그저 단 한 명의 무용수로 무대에 서는 게 이렇게 마음 편하고 좋을 줄 몰랐다"며 웃었다.
차진엽이 26~2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무용단(단장 안애순) 2014 해외안무가초청공연 '마우싱(Mousing)'에 1인 무용수로 오른다. 최근 엠넷 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 9'(시즌 2)에 한국인 심사위원으로 유일하게 출연해 대중적으로도 얼굴을 알렸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실에서 만난 그녀는 "안무가로서의 짐을 내려놓고 그저 단 한 명의 무용수로 무대에 서는 게 이렇게 마음 편하고 좋을 줄 몰랐다"며 웃었다.

연습이 시작됐다. 부팅(booting). 한 여인이 마우스에 손가락을 올리고 톡, 톡 누른다. 그때마다 눈앞에 펼쳐졌다 사라지는 가상 세계. 여성 무용수 홀로 출연하는 '마우싱'은 이탈리아 출신 안무가 루이자 코르테시(Cortesi·37)의 작품이다. 차진엽이 큰 무대를 이리저리 휘저으면서, 가상 세계에서 전화를 받았다가 택시를 잡았다가 아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 때마다 그녀의 몸은 한 폭의 그림이 됐다.
코르테시는 "마우스를 클릭하는 행위를 통해 지독하게 고독한 실제 세계에서 무엇이든 마음껏 창조해낼 수 있는 상상의 세계로 인식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내가 말하려는 건 기술 발전의 도움을 얻어 나만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에서 가상 세계로 들어갔다 나오고, 다시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을 무용수 혼자서 오로지 춤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렵다. 차진엽은 "미리 안무를 준비해 오지 않는다. 순간의 감각이나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간다"고 했다. "저도 안무를 해봐서 아는데, 가끔 안무가가 무용수한테 개념만 던져주고 즉흥적으로 해 보라고 시키면서 무용수에게서 도리어 안무를 뽑아낼 때가 있어요. 안무가들은 놀고먹는 거죠(웃음). 그런데 루이자의 특징은 사소한 움직임은 현장에서 짜는데, 전체 틀은 자기 머릿속에 정확하게 들어가 있어서 무용수를 자유롭게 놔두질 않아요."
'댄싱 9' 심사를 4회 정도 했다. 심사위원 해보니 "처음엔 단점만 찾으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은 점이 눈에 띄더라"고 했다. "2~3분짜리 안무 짜는 데 몇날 며칠 고생했을 게 훤히 보이니까. 저도 그랬거든요. 딴 거 생각 안 하고 몸 부서지게 춤만 추던 나이였으니까."
코르테시는 "마우스를 클릭하는 행위를 통해 지독하게 고독한 실제 세계에서 무엇이든 마음껏 창조해낼 수 있는 상상의 세계로 인식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내가 말하려는 건 기술 발전의 도움을 얻어 나만의 개성이 물씬 풍기는 독특한 세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에서 가상 세계로 들어갔다 나오고, 다시 들어갔다 나오는 과정을 무용수 혼자서 오로지 춤으로만 표현해야 하는 게 어렵다. 차진엽은 "미리 안무를 준비해 오지 않는다. 순간의 감각이나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간다"고 했다. "저도 안무를 해봐서 아는데, 가끔 안무가가 무용수한테 개념만 던져주고 즉흥적으로 해 보라고 시키면서 무용수에게서 도리어 안무를 뽑아낼 때가 있어요. 안무가들은 놀고먹는 거죠(웃음). 그런데 루이자의 특징은 사소한 움직임은 현장에서 짜는데, 전체 틀은 자기 머릿속에 정확하게 들어가 있어서 무용수를 자유롭게 놔두질 않아요."
'댄싱 9' 심사를 4회 정도 했다. 심사위원 해보니 "처음엔 단점만 찾으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좋은 점이 눈에 띄더라"고 했다. "2~3분짜리 안무 짜는 데 몇날 며칠 고생했을 게 훤히 보이니까. 저도 그랬거든요. 딴 거 생각 안 하고 몸 부서지게 춤만 추던 나이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