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25 15:44
10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2시 심우장서 열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엄혹한 시절, 만해 한용운은 가녀린 여인의 곡조로 님을 잃은 슬픔을 노래한 시인이었지만 독립운동가로서 한용운은 일본 총독부와 마주하지 않겠다며 집을 북향으로 지을 정도로 꼬장꼬장한 투사였다.
그런 그가 만년을 보낸 성북동의 북향집 심우장에서 한용운의 일대기를 담은 공연이 열린다. 성북문화재단이 '2014 성북진경 페스티벌 행사의 일환으로 기획한 뮤지컬 '심우'다.
'심우'는 주인공 한용운이 독립운동 동지였던 김동삼을 형무소에서 잃은 슬픔과 독립을 향한 기개를 그의 어린 딸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6월 첫 공연 이래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매주 토요일마다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실재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공연인 만큼 역사문화 교육적 가치도 크다는 것이 관람자들의 말이다.
지난 13일 문학기행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공연을 단체 관람한 오산 운암고 국어교사 강지희 씨는 "다른 코스에서는 지루해하고 설명을 잘 듣지 않던 아이들이 공연에 놀라울 정도로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몇몇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 나도 참지 못하고 울어버렸다. 역사교육 차원에서 훌륭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성북문화재단 관계자는 "뮤지컬 심우는 성북동에서 만년을 보낸 한용운 선생과 성북에 연고를 둔 성북문화재단 입주단체 극단 '더늠'이 만나 창조한 성북동 지역 문화콘텐츠"라고 설명하면서 "사람들에게 외면받기 마련인 지역 문화콘텐츠를 성공적으로 재창조한 우수 사례로 주목받고 있으며 향후 성북동 역사문화지구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심우는 27일, 10월 4일, 10월 11일 매주 토요일 2시에 한용운 고택 심우장에서 공연된다. 공연 및 '2014 성북진경 페스티벌'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성북문화재단 홈페이지(www.sbculture.or.kr) 또는 070-8644-8288로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