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23 03:01 | 수정 : 2014.09.23 10:06
1남 1녀 둔 주부 서정민씨, 제22회 임방울국악제 大賞
22일 열린 제22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부문 본선에서 '임방울 대상'을 받은 서정민(34)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예술사와 예술전문사 과정을 졸업한 젊은 소리꾼이다. 꽃무늬 흰 저고리에 연노랑 치마를 입고 나선 서씨는 이날 3명이 출연한 최종 본선에서 '춘향가'의 '어사상봉' 대목을 불러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귀명창'들이 수두룩한 광주의 청중이 서씨의 힘차고 강단 있는 소리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어제 예선 때는 국악제 측에서 고수(鼓手)를 즉석에서 배정하도록 방식을 바꿔, 처음 만나는 분과 호흡을 맞추느라 힘들었어요. 6시간이 넘는 '춘향가' 중에서 특정 대목을 즉석에서 불러야 하는 것도 어려웠고요. 모두 같은 조건이라 공평했지만요."

전북 전주시 출신인 그는 일곱 살 때 TV에서 흘러나오는 판소리에 빠져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소리를 배웠다. "엄마에게 소리 배우겠다고 졸랐는데, 제가 좀 소극적인 성격이라, 판소리를 하면 활달해질 거라고 기대하셨던 모양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북 무형문화재 보유자 이일주 선생에게 소리를 배웠고, 대학에 들어와서는 안숙선 명창을 사사했다. 재학 때 '적벽가' '수궁가'를 모두 뗐다. 졸업 후에는 여성 전통 소리 그룹 '절대가인' 대표를 맡아 판소리와 민요, 창작 음악으로 국악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2004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사로 있는 남편과 결혼, 1남 1녀를 둔 주부 소리꾼이다. 저녁에 마음대로 공연을 보러 다니지도 못하는 주부지만 판소리에 대한 열정만은 뜨거웠다. "열 살짜리 딸 은우가 엄마가 소리 하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자기도 하고 싶다고 하고."
서씨는 "이번에 우승하면, 은우 친구들에게 민요를 가르쳐주기로 은우 담임 선생님과 약속했다"면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제22회 임방울국악제 수상자 명단]
◆판소리 명창부▷대상(대통령상) 서정민▷최우수상(방일영상) 조성은▷우수상 김경아▷준우수상 김연옥
◆판소리 일반부▷최우수상 박초혜▷우수상 이이화▷준우수상 문해돋이▷장려상 정은송
◆가야금병창▷최우수상 전현정▷우수상 이용우▷준우수상 지유정▷장려상 임서율
◆기악▷최우수상 유세윤▷우수상 김유민▷준우수상 장윤혜▷장려상 홍성철
◆농악▷대상 춘천농악보존회▷최우수상 고창방장농악단▷우수상 세한연희단 ▷준우수상 부안우도농악바람꽃
◆시조▷최우수상 천복임▷우수상 이종세▷준우수상 김명남▷장려상 이순애
◆무용▷최우수상 황소희▷우수상 천지혜▷준우수상 유해림▷장려상 우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