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19 00:18
[토너먼트]
한국·현대무용가 공동 참여… 타악기와 현악기 절묘한 조화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의 신작 '토너먼트'〈사진〉는 "이게 도대체 무슨 한국무용이냐"는 소리를 들을 만한 요소로 가득 차 있다. 인간세계 '대라천국'이 천상으로 가는 통로를 지키는 '실마릴리온 왕국'과 전쟁을 벌인다는 황당무계한 판타지 활극에다, 케이블 TV에서 보던 '댄스 배틀' 형식을 차용했다. 의상은 첨단 패션쇼를 보는 듯 기상천외하다. '한국무용'에 가까운 윤성주, '현대무용' 쪽인 안성수라는 이질적인 두 안무가의 공동 참여도 어딘가 불안감을 키웠다.
하지만 개막일인 지난 17일 현장에서 본 '토너먼트'는 한마디로 "70분 동안 펼쳐지는 눈의 호사(豪奢)"라 할 만했다. 농악의 자반뒤집기처럼 몸을 돌리며 힘차게 등장한 남성 무용수들은 석굴암 금강역사상이 돌을 뚫고 튀어나온 것처럼 역동적이었고, 타악기 소리는 광활한 무대에서 쩡쩡 울렸다. 이어 파가니니 현악에 맞춰 우아하고 세련된 몸짓을 펼치는 여성 무용수들이 등장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대 위에서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강(剛)과 유(柔), 직(直)과 곡(曲), 급(急)과 완(緩), 양(陽)과 음(陰)이 물 흐르듯 혼연일체를 이뤘고, 번갈아 연주되는 타악과 현악의 절묘한 대비가 긴장을 고조시켰다. 윤성주의 안무가 천둥과 벼락이라면, 안성수의 안무는 영기(靈氣)의 싹이 트는 모습 같았다.
디자이너 정구호와 정민선이 내놓은 화려한 색채의 의상은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눈 도둑'이었다. 과장된 코르셋과 현대화된 갑옷의 이미지는 비현실적인 조명과 어우러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SF 영화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평행 우주 속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듯한 군무였다. 손에 땀을 쥔 채 무용을 보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
하지만 개막일인 지난 17일 현장에서 본 '토너먼트'는 한마디로 "70분 동안 펼쳐지는 눈의 호사(豪奢)"라 할 만했다. 농악의 자반뒤집기처럼 몸을 돌리며 힘차게 등장한 남성 무용수들은 석굴암 금강역사상이 돌을 뚫고 튀어나온 것처럼 역동적이었고, 타악기 소리는 광활한 무대에서 쩡쩡 울렸다. 이어 파가니니 현악에 맞춰 우아하고 세련된 몸짓을 펼치는 여성 무용수들이 등장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무대 위에서 어색하지 않게 조화를 이뤘다는 점이다. 강(剛)과 유(柔), 직(直)과 곡(曲), 급(急)과 완(緩), 양(陽)과 음(陰)이 물 흐르듯 혼연일체를 이뤘고, 번갈아 연주되는 타악과 현악의 절묘한 대비가 긴장을 고조시켰다. 윤성주의 안무가 천둥과 벼락이라면, 안성수의 안무는 영기(靈氣)의 싹이 트는 모습 같았다.
디자이너 정구호와 정민선이 내놓은 화려한 색채의 의상은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눈 도둑'이었다. 과장된 코르셋과 현대화된 갑옷의 이미지는 비현실적인 조명과 어우러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SF 영화 같은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평행 우주 속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듯한 군무였다. 손에 땀을 쥔 채 무용을 보는 것은 흔치 않은 경험이다.
▷2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2280-41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