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9.12 00:34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10주년… 전통음악 새롭게 해석해 연주
동요 '학교종'을 얹은 영산회상과 시나위, 스페인 플라멩코 춤과 어울리는 거문고 앙상블. 국악 종가(宗家) 국립국악원이 전통음악을 새롭게 해석하고 나섰다. 12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단장 류형선) 10주년 기념 실내악 공연에서다.
영산회상과 시나위는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기악 합주곡. 원래 불교와 무속에서 출발한 이 음악들은 당대의 유행가를 받아들이면서 기악 합주곡으로 완성됐다.
영산회상과 시나위는 한국 전통음악의 대표적인 기악 합주곡. 원래 불교와 무속에서 출발한 이 음악들은 당대의 유행가를 받아들이면서 기악 합주곡으로 완성됐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거문고 주자 김준영을 비롯한 7명의 앙상블이 연주하는 '숙훌별곡'을 듣다보면,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피리와 대금, 거문고와 가야금, 해금이 '고상한' 전통음악을 연주는데, 유치원 때부터 즐겨 불렀던 동요 '학교종'이 수시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영산회상과 시나위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악을 수용하면서 발전해온 길을 되짚어가는 시도다. 거문고 연주자 김준영은 "동요가 전통음악에 드리워진 과도한 권위와 중압감을 벗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스페인 플라멩코춤과 함께 연주하는 '빛을 향해'도 야심 찬 도전이다. 엄숙한 공연장 안에 붉은 원색 드레스 차림 플라멩코 무용수가 등장, 거문고와 해금, 가야금이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탭댄스를 추고 현란한 손놀림을 보여준다. 청중을 쥐락펴락하는 해금의 매력과 플라멩코의 리듬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거문고와 25현 가야금 2대로 편곡한 '해주 아리랑', 이건용의 가야금 독주곡을 피리와 생황, 25현 가야금 2대로 재편곡한 '한오백년'도 소리의 느낌이 색다르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10주년 기념 실내악 공연 '나무 곁에 눕다', 12일 오후 8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