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4.08.29 00:30
서울시향, 英 BBC 프롬스 데뷔
'바다' 이어 생황 협주곡 '슈', 중국 악기와 오케스트라 협연… 동과 서 절묘한 조화 인상적
올해 120주년을 맞은 BBC 프롬스는 영국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다. 좌석만 5000석이 넘는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매년 여름 두 달 가까이 거의 매일 오케스트라 콘서트가 열린다. 27일 오후 7시 30분 BBC 프롬스 무대의 주인공은 서울시향이었다.
서울시향의 프롬스 데뷔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당일 판매되는 입석 티켓을 사기 위해 오후 3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공연 직전 로열 앨버트홀은 아시아에서 온 한국 교향악단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에 부푼 6000여명의 관객으로 가득 찼다.
서울시향의 프롬스 데뷔 공연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은 당일 판매되는 입석 티켓을 사기 위해 오후 3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했다. 공연 직전 로열 앨버트홀은 아시아에서 온 한국 교향악단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에 부푼 6000여명의 관객으로 가득 찼다.

지휘자 정명훈과 서울시향은 유럽의 전통적인 콘서트 레퍼토리이자 대중적으로 널리 사랑받는 드뷔시의 '바다'와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비창', 그리고 작곡가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Su)를 준비했다. 익숙함과 새로움, 동(東)과 서(西)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프로그램이었다. 도이치그라모폰(DG) 음반을 통해 이 세 곡을 선보였던 서울시향은 수백, 수천 번은 갈고닦았을 반짝이고 역동적인 드뷔시로 연주를 시작하면서 관객들의 호기심을 확신으로 바꿔놓았다.
이어 연주된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는 단연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하모니카와 아코디언, 파이프 오르간 등 수많은 악기를 연상시키지만 어느 것과도 다른 묘한 음색의 중국 고대 악기, 생황이 우웨이의 협연으로 연주됐을 때, 관객들은 낯선 소리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생황이라는 악기의 다양한 주법과 풍부한 표현력, 무엇보다도 들숨과 날숨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악기를 가지고 노는 듯한 우웨이의 신들린 연주가 오케스트라와 종횡무진 엮이고 충돌하며 빚어내는 소리에 빠져들었다.
무대 맞은편 객석에 배치된 일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 위의 연주자들과 소리를 주고받으며 입체적인 음향으로 홀을 가득 채운 순간에는, 작품 제목 '슈'(이집트 신화에서 공기의 지배자)처럼 음악이 완벽히 지배하고 있었다. 연주가 끝나고도 잠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침묵이 이어졌다. 곧이어 터져 나온 폭발적인 환호와 커튼콜. 현대음악이 이토록 수월하게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게 경이로웠다.
후반에 이어진 차이콥스키 '비창' 교향곡 역시 세계 무대에 손색없을 정도로 부쩍 성장한 서울시향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연주였다. 서울시향은 '비창' 특유의 비장함과 활발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과장되지 않은 탄탄한 연주를 펼쳤다. 하지만 프롬스 무대의 특성상 비교적 금관이 무대 상단에 높이 배치돼 현악기 및 목관악기와 균형이 다소 흔들린 점이 아쉬웠다. 2악장에서는 현악 파트들 사이의 호흡이 가빠지며 앙상블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피날레처럼 끝나는 3악장 마지막에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잠시 흐름이 끊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정명훈은 노련했다. 서울시향은 빠르게 집중력을 회복했고, 견고한 현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는 4악장을 연주해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유럽인에게 낯선 서울시향의 존재감을 뚜렷이 남길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이어 연주된 진은숙의 생황 협주곡 '슈'는 단연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하모니카와 아코디언, 파이프 오르간 등 수많은 악기를 연상시키지만 어느 것과도 다른 묘한 음색의 중국 고대 악기, 생황이 우웨이의 협연으로 연주됐을 때, 관객들은 낯선 소리에 충격을 받은 듯했다. 하지만 생황이라는 악기의 다양한 주법과 풍부한 표현력, 무엇보다도 들숨과 날숨을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악기를 가지고 노는 듯한 우웨이의 신들린 연주가 오케스트라와 종횡무진 엮이고 충돌하며 빚어내는 소리에 빠져들었다.
무대 맞은편 객석에 배치된 일부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 위의 연주자들과 소리를 주고받으며 입체적인 음향으로 홀을 가득 채운 순간에는, 작품 제목 '슈'(이집트 신화에서 공기의 지배자)처럼 음악이 완벽히 지배하고 있었다. 연주가 끝나고도 잠시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침묵이 이어졌다. 곧이어 터져 나온 폭발적인 환호와 커튼콜. 현대음악이 이토록 수월하게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게 경이로웠다.
후반에 이어진 차이콥스키 '비창' 교향곡 역시 세계 무대에 손색없을 정도로 부쩍 성장한 서울시향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연주였다. 서울시향은 '비창' 특유의 비장함과 활발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며 과장되지 않은 탄탄한 연주를 펼쳤다. 하지만 프롬스 무대의 특성상 비교적 금관이 무대 상단에 높이 배치돼 현악기 및 목관악기와 균형이 다소 흔들린 점이 아쉬웠다. 2악장에서는 현악 파트들 사이의 호흡이 가빠지며 앙상블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피날레처럼 끝나는 3악장 마지막에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잠시 흐름이 끊기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정명훈은 노련했다. 서울시향은 빠르게 집중력을 회복했고, 견고한 현을 중심으로 설득력 있는 4악장을 연주해 관객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유럽인에게 낯선 서울시향의 존재감을 뚜렷이 남길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인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