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그림 논란 책임지겠다" 광주비엔날레 이용우 대표 사퇴

  • 김미리 기자

입력 : 2014.08.18 03:05 | 수정 : 2014.08.19 12:56

내달 5일 개막 이후 사직서 낼 예정 "예술가의 표현 자유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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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재단 이용우 대표〈사진〉가 박근혜 대통령 비난 그림으로 논란을 빚은 홍성담 작가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 이 대표는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비엔날레재단 이사장인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에게 '홍성담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오늘 전달했다"며 "다음 달 5일 비엔날레 본 전시 개막 직후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사표를 내면 본 전시에 차질이 생길 것 같아 사표 제출 시점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홍 작가의 '세월오월' 전시 유보로 인해 파행을 겪고 있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특별전을 주도한 인물이다. 사태 발생 이후 직접적인 의사 표명을 자제했던 이 대표는 이날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세월오월이 걸려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다"며 광주시를 에둘러 비판했다. "광주시도 이번 일을 통해 다양한 토론이 요구되는 예술이라는 분야엔 직접 개입할 수는 없다는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사태 수습에서 재단이 너무 무기력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광주시와 관계없이) 재단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전무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홍성담의 작품이 대통령을 풍자·희화화했기에 (정치적으로) 충돌의 요소가 많았고, 상생과 치유를 모색한다는 전시 주제와는 벗어난 부분이 분명 있었다"면서도 "표현이 정치적이고 거칠더라도 예술가의 표현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선 국가 원수가 풍자된 작품이 전시에 등장하면 그 행사 주최기관은 예외 없이 도탄에 빠진다"며 "작품을 걸어도 문제고, 안 걸어도 여론의 뭇매를 맞는다"고 했다.

'박근혜 출산도' 등의 전력이 있는 홍 작가를 초청해 예견된 돌발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대해선 "광주의 5월 정신을 얘기할 때 홍성담 작가를 빼놓을 순 없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부 참여 작가가 이번 사태에 항의해 전시 계약 당사자인 재단에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언론에만 얘기하고 일방적으로 작품을 철거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2008년 상임 부이사장으로 비엔날레 재단을 맡았고, 2012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