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울린 현악 4중주에 빠지다

  • 김기철 기자

입력 : 2014.08.17 23:47

강동아트센터, 공연시간 차별화

'한밤의 클래식산책'
/강동아트센터 제공
공연장이 텅 비어갈 시간인 지난 금요일(15일) 밤 10시, 서울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엔 관객들이 모여들었다. 반바지 차림으로 가볍게 나선 주민들 여럿이 눈에 띄었다. 강동아트센터가 평일 저녁 8시에 고정된 공연시간 파괴를 내걸고 처음 시도하는 '한밤의 클래식산책〈사진〉'.

이날 출연진은 비엔나 리히텐탈 콰르텟이었다. 비엔나 제2의 오페라단인 폭스오퍼 부악장 유희승이 이끄는 실내악단. 베토벤과 슈베르트가 활약하고, 왈츠가 태어난 '1800년대 비엔나로의 음악여행'을 부제로 내걸었다. 리히텐탈 콰르텟은 슈베르트의 '로자문데'로 시작했다. 250석 소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 앞에 팽팽한 현(絃)의 대결이 펼쳐졌다. 30분 남짓한 4악장 내내, 그 흔한 기침소리나 휴대폰 소음도 들리지 않을 만큼 관객들은 집중했다. 1시간 남짓한 콘서트를 마치고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표정은 여유로웠다. 공연장 근처 주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악축제로 알려진 런던 프롬스는 밤 10시 또는 10시 15분에 하는 심야 콘서트를 편성한다. 지난 달 18일 시작한 프롬스는 올해도 로열알버트홀에서 열두 차례 '심야 프롬스'를 공연한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교향악단들은 일요일 오전 11시에 정기 공연을 갖는 곳이 많고, 도쿄 오케스트라들은 평일과 주말 낮 공연을 정기적으로 편성한다. 평일 저녁 공연장을 찾을 수 없는 관객들을 위해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강동아트센터는 다음 달 19일 밤 10시엔 반도네온 주자 레오정이 이끄는 클래식 탱고 앙상블을 한밤의 클래식 주자로 초대한다. 전석 1000원. (02)440-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