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갈고 닦은 명품연기… 이제야 알아보다니

  • 유석재 기자

입력 : 2014.08.15 03:07 | 수정 : 2014.08.18 10:54

[연극 '미스 프랑스'의 이지하]
섬세한 1인3역 연기에 관객 열광… 반응 좋은 애드리브, 대사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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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미스 프랑스’의 플레르 역으로 분장한 배우 이지하. 그는 이 연극에서 1인 3역을 맡았다. /김연정 객원기자

"김성령 보려다가 시간이 안 맞아서 이지하 봤는데, 와~ 대박!" "이지하 배우님,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이번 주말 석 달 동안의 장기 공연을 마치는 수현재컴퍼니(대표 조재현)의 연극 '미스 프랑스'(장 프랑코 작, 황재헌 연출)는 관객으로부터 '올 최고의 코미디 연극'이라는 평을 들은 작품이다. 처음엔 김성령의 무대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김성령과 더블캐스팅된 배우 이지하(44)의 연기가 소문을 탔다.

"캐스팅 땐 손사래를 쳤죠. '내가 어딜 봐서 성령 언니 같은 미스코리아냐, 그 자체가 코미디'라고요." 그는 이 연극에서 오만한 미스 프랑스 조직위원장 '플레르', 플레르의 쌍둥이 동생인 거친 성격의 클럽 댄서 '사만다', 순진무구한 호텔 종업원 '마르틴'의 1인 3역을 맡았다.

극 후반에선 계속 무대를 들락날락하며 순식간에 세 사람의 역할을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불과 몇 초 만에 감정을 휙휙 바꿔 무대에 나오는 이지하의 능청스런 연기에 관객은 열광했다. "'내가 지금 누구지?'라고 헷갈릴 정도였어요. 하지만 '세 명 다 결함이 있는 성격이지만, 그 속에는 따뜻함을 품고 있다'는 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이해하려고 애썼어요."

애드리브가 제대로 먹혀 정식 대사처럼 된 경우도 있었다. "실어증에 걸린 주인공이 알아듣기 힘든 말을 중얼거리는 장면에서 '조재현 극장 후지다!'고 했더니 객석이 뒤집어지더라고요. 아, 사실 극장 시설은 좋지만요." 그 과정에서 이지하는 '대중이 발견한 명품(名品) 배우'가 됐다.

사실 그는 '그린벤치' '과부들' 등 굵직한 연극에 출연해 온 경력 20여년의 배우다. 경성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1993년 연희단거리패의 '바보각시'로 데뷔했다. 연극이 힘들어서 잠시 회사에 다녔는데, 혼자 남아 야근을 하던 중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상사들의 책상 위로 뛰어다니며 소리를 고래고래 질렀다고 한다. "연극이 그리워서였죠. 이젠 다시 떠나지 않을 거예요."


▷연극 '미스 프랑스' 17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 (02)766-6506